왜 다들 전기차로 가는 것일까?
2021-04-05 17:14


전기차의 시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내연기관을 없애고 전기차만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곳들도 생겨났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전기차일까? 그리고 전기차로 이동할 때의 부작용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유일한

 

 

잠시 2015년으로 돌아가 보면, 그 해 12월의 프랑스 파리는 꽤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모인 195개국이 단 하나의 기후 협정, ‘파리 협정에 들어갈 내용들을 정리하고 서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97년에 채택했던 교토의정서라는 것이 있었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꽤 기여했지만, 캐나다를 비롯해 일본 등 많은 국가들이 참가하지 않았고, 중국과 인도가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유로 감축 의무가 없었기에 절반의 성공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파리 협정은 꽤 큰 의미가 있다. 인류 생존을 위한 목표 온도에 합의했기 때문인데, 지키지 않으면 법적 구속력까지 갖게 된다. 모든 나라가 의무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고, 주기적으로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파리 협정이 주 원인은 아니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도 그 때 즈음이다. 물론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이 일으켰던 세계적인 사건도 빼 놓으면 안 된다.


전기차 체제로의 전환

재규어 랜드로버도 그렇지만, 볼보 역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특히 최근 6개월 간 숨돌릴 새 없이 이런 선언을 하는 제조사가 늘었는데, BMW 그룹 산하에 있는 미니,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 벤틀리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포드 역시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모델들은 전기차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영국의 환경 정책때문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브랜드들 모두 영국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거나 또는 영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놀랍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국은 꽤 커다란 자동차 판매 시장이다. 브렉시트를 당당하게 외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잘 보면 그 영국의 정책 뒤에 파리 협정이 있다.


파리 협정은 2030년과 2050년을 기준으로 환경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영국은 이에 따라 기후 정책을 선행시키고 진행시킬 예정이며, 자동차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이를 요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30년부터 일반 내연기관 모델의 판매를 금지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나머지 유럽 국가들은 본래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치를 만들어 놓은 상태였지만, 이번에 유럽 그린 딜정책을 내세워 목표를 크게 끌어올렸다.

 

그 목표치가 워낙 높다 보니, 일반적인 내연기관만으로는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미 2020년 규정만 해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력인 토요타와 연비 좋은 소형차를 많이 만드는 PSA 그룹(푸조, 시트로엥, DS) 외에는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유럽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와 PHEV를 넘어 전기차로 체제를 전환하고자 하는 이유다. 전기차가 되어야만 목표를 그나마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이 미국에 전기차를 심는다?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는 일방적으로 파리 협정을 탈퇴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없애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대통령인 조 바이든파리 협정에 복귀하고 전기차를 살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주행 거리와 자동차를 이용하는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인프라 때문에 전기차가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 캘리포니아 주가 예외적으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꼭 바이든의 정책 때문은 아니지만, GM이 전기차에 투자를 감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생산 규모도 늘릴 예정이다. 게다가 바이든은 관용차 교체 시 무조건 전기차로 바꾼다고 선언했다. 물론 미국 노동자들이 미국 땅에서 만든 전기차라는 조건이 붙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이 군침을 흘릴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이다. 폭스바겐이 미국 내에 공장이 있다고 선언하면서 이 전쟁에 뛰어들 정도이니 말이다.


전기차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전기차가 무조건 밝은 미래를 갖고 오지는 않는다.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선언되면서 이에 따른 산업 구조의 변화와 노동자 고용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보다 부품이 적게 들어가므로 그만큼 부품 회사의 노동자 고용이 줄어든다. 게다가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도중에 내연기관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기가 어렵다. 중간 과정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차들이 등장하게 된다.

 

생산만이 아니라 판매도 문제가 된다. 볼보의 경우 C40을 필두로 전기차는 온라인 판매라는 철칙을 세웠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의 판매점이 위태롭게 된다. 물론 구매 전 상담, 시승을 진행하고 자동차를 받고 이후 유지 보수를 위한 움직임을 위해 판매점 일부는 생명을 유지할 것이고, 볼보 일본 지사는 딜러의 수가 줄어드는 일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판매점이 많은 다른 브랜드들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기존의 공업 제품을 다듬는 것은 특별한 엔지니어 소수에게만 맡기고 자동차 자체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을 일찍이 감지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미래의 자동차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존의 자동차 노동자들이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전환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 간의 교육과 비용 문제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도 문제다.

 

과연 어떤 미래가 올 지, 아직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전기차 시대가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대세가 되어간다. 미래를 불안해하기 보다는 미리 보고 준비해야 되는 이유다.



※게시글 작성시 주의사항※ 욕설 및 비방글은 등록하실 수 없으며, 개인정보(실명, 연락처 등) 포함된 게시물은 삭제됩니다.
http://www.motormag.co.kr/2992
1
  •   AX_name | AX_date_ds  comment_modify
    replyi
    AX_parent_name AX_message_ds
  • X
  •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