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요타 연합 탄생? 혼다와 닛산이 손을 잡다

  • 기사입력 2024.03.18 14:52
  • 기자명 유일한 기자

글 | 유일한

 

 

일본에서 토요타라고 하면 거대한 연합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이미 자회사로 경차 전문 회사인 다이하츠를 두고 있으며, 스즈키도 사실상 토요타 산하에 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모터사이클은 제외하고 말이다). 스바루는 당연히 토요타와 긴밀한 관계에 있고, 마쯔다도 토요타에서 차를 받아서 엠블럼만 바꾸어서 판매했던 적이 있다. 그러니 전 세계는 물론 일본 내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 토요타 연합에 포함되어 있지 않던 것이 바로 닛산과 혼다다. 이 두 회사는 ‘서로 갈 길을 똑바로 간다’는 경향이 강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닛산은 르노와의 얼라이언스 관계가 있었고 혼다는 수소 자동차와 전기차 개발을 위해 GM과 손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두 회사가 전략적 파트너십 검토를 시작하는 각서를 체결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는 자동차의 전동화와 지능화를 위한 것으로 말이다.

전기차 만들기가 힘들다

이 두 회사가 손을 잡는 이유는 간단히 이야기하면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다. 닛산은 본격적인 형태의 전기차를 만들어 판매해 본 경험이 있지만, 혼다는 전기차 판매 경험이 전무하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물론 유럽 시장을 노리고 전기차를 만든 적은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실패했다. 그리고 북미 시장을 위한 전기차 제작을 위해 GM과 협업을 했지만, 그 뒤에서 여러가지 의견 충돌이 있었을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혼다 사장은 “환경 문제에 대응하는 기술, 전동화 기술, 소프트웨어 개발 등과 관련한 영역을 강화하기 위해 닛산과 혼다 두 회사가 가진 강점을 합하고 장래의 협업을 바라보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닛산 사장 역시 ”시장이 쪼개지고 있는 가운데, 전동화와 지능화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한 회사가 모두 담당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혼다와 함께 폭 넓은 범위에서 협업 가능성을 찾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이 바로 전기차이다. 전기차와 관련된 부품들을 앞으로 상세히 검토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며, 어떤 방법으로 협의할 것인지는 앞으로 정할 것이라고. 그것이 공동 설립의 회사가 될 것인지, 아니면 두 연구소의 교류로 충분한지는 아직 모른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혼다가 이제 전기차를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혼다는 GM과 전기차를 만들면서 ‘자체 기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했을 것이다.

 

한편, 닛산은 현재 르노 그리고 미쓰비시와 협업하고 있다. 얼라이언스에 묶여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르노가 별도로 만든 전기차 전문 회사인 ‘앙페르’에 투자와 기술 제공도 했다. 이번에 르노가 출시한 새 전기차 ‘르노 5’도 닛산의 전기차 플랫폼으로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얼라이언스가 혼다와의 협업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닛산 사장은 여기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르노도 미쓰비시도 파트너이며 언제든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30년에는 최고가 되고 싶은 혼다

혼다는 이 자리에서 “2030년에는 회사를 상위권에 올리거나 적어도 상위 회사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라고 야망을 내비쳤다. 적어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닛산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전기차는 많이 만들수록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스케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만약 닛산과의 협업이 잘 진행된다면, 공통 기술을 이용해 많은 전기차를 생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과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토요타가 전기차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들려오지만, 실은 토요타도 전기차를 라인업에 제대로 준비는 하고 있다.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은 아니기에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과연 토요타 연합과 반 토요타 연합이 어떻게 대결을 벌일 것인지, 아니면 미래를 바라보고 이익을 위해 거대 조직으로 통합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앞으로 등장할 전기차들이 그 여부를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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