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시승기] 페라리 디노 246 GT
2022-04-04 07:00

페라리는 PHEV 모델, 296 GTB를 공개하며 ‘페라리에서 처음으로 6기통 엔진을 탑재한 일반도로 주행 모델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엄밀히 말하면페라리이지만 페라리라고 불리지 못한 ‘서자가 존재한다페라리 창업자의 아들 이름을 딴 자동차디노 246 GT가 그 주인공이다.  
페라리의 창립자인 엔초는 자신보다 먼저 떠난 아들을 잊지 못했다자동차 제작에 있어 자신보다 더 재능이 넘치는 아들이었기에 더욱더 그랬다그래서 엔초는 아들을 기리는 모델을 따로 만들었고앞 발을 든 멋있는 말을 그린 페라리의 엠블럼 대신 레터링만 간단하게 쓴 새로운 사각형의 엠블럼을 달았다그것이 바로 6기통 엔진을 탑재한 ‘디노의 탄생이다당시 2.0ℓ 6기통 엔진을 차체 중앙에 탑재한 디노는 알루미늄 차체로 인기를 끌었다.

세월이 흐르고디노는 206에서 246으로 진화했다차체는 알루미늄에서 강철로 바뀌었고늘어난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엔진에도 개량이 가해지면서 배기량과 출력이 약간 늘었다그래도 이 차가 즐거운 주행 감각을 제공하는 6기통 스포츠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무게가 늘어났다고는 하나차체 중량은 1톤을 약간 넘기는 정도에 불과했으니 말이다어쨌든 이번에는 서자이지만 페라리의 혈통임이 분명한 디노 246 GT를 운전해보기로 했다.
역시 페라리는 손에 넣기 힘들다
디노 246 GT를 수령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관문을 거쳐야 한다첫 번째는 생각보다 많은 게임머니를 모으는 것두 번째는 ‘뮤제오 엔초 페라리를 찾는 것이다서자이지만 그래도 페라리의 이름을 달고 있어서인지그란투리스모 내에서 일반 모델보다 더 비싼 50 Cr.을 지불해야 한다. ‘쇼 미더 머니’ 같은 치트키가 존재할 리도 없으니라이선스 및 도전 과제를 하나하나씩 클리어하며 돈을 모아야 한다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다.

이제 돈을 모았다면이탈리아로 날아가 보자. ‘뮤제오 엔초 페라리는 이탈리아 북부의 고도(苦道)이자 엔초 페라리가 태어난 곳인 ‘모데나에 있다엔초 페라리의 발자취와 페라리의 수많은 명차를 접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뮤제오 엔초 페라리체코의 건축가 ‘얀 카플리츠키 1950년대의 페라리 모델의 보닛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한 광대한 전시 공간에는 지금까지 등장한 모든 페라리가 전시되어 있다.

도착하는 것은 금방이다미리 예약을 해 두었으니페라리에서 파견된 직원이 바로 나와 붉은색의 디노를 건네준다다른 레드 색상도 있지만이번에는 일부러 디노만의 색상인 ‘로쏘 디노(Rosso Dino)’를 골랐다시간이 약간 있다면그 옆에 있는 엔초의 생가도 들러보자현재는 페라리의 엔진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니엔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끓어오를 것이다이제 관광은 잠시 접어두고디노와 함께 이탈리아의 자랑몬자 서킷으로 떠날 시간이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매력적인 페라리
오래된 6기통 엔진인 만큼 카랑카랑한 소리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막상 시동을 걸어보면 꽤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오히려 현재의 8기통 엔진이 더 거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엔진 회전을 올리면 조금 거친 소리가 나긴 하는데그것도 잠깐이다모든 게 부드럽게 느껴지다 보니이것이 진짜 페라리인가 하는 의구심까지도 든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게 맞는 것 같다어찌 되었건 이 차는 일반 운전자들이 즐겁게 다뤄야 하는 대중적인 모델이었으니 말이다.

페라리에 대중적인 모델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페라리 모델들 중에서 염가 모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물론 그렇다 해도 일반인이 손에 넣을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당시 디노의 판매 가격은 동시대에 판매했던 포르쉐 911보다 높았으니 말이다디노 246 GT는 쿠페와 컨버터블을 포함 3569대가 팔렸다고 알려져 있는데당시로써는 꽤 많이 판매된 모델이다차체를 강철로 만들어서 대량 생산이 용이했을 것이다.
어쨌든 그 차를 몰고 몬자 서킷에 올랐다페라리는 대중 모델에도 페라리의 DNA를 꾹꾹 눌러서 담아낸다엔진 회전이 심금을 울리는 것과 동시에 직진 안정성이 굉장히 좋다는 게 느껴진다옛날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직선에서 약간의 흔들림 정도는 의연하게 잡아낸다는 게 인상적이다이 시대에 전자 장비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텐데스티어링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이 고스란히 다가온다대중적인 자동차의 기본 같은 것일까.

그래도 코너를 돌입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확실히 브레이크를 밟아서 허용 속도까지 감속하고스티어링을 정직하게 돌려본다여기서 주의할 점은 차체 앞부분이 코너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말려 들어 가는 것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전자장비가 만재한 요즘 차에서는 잘 느낄 수 없는 것이지만이것이 엔진을 차체 중앙에 탑재한 미드십 모델의 특성이다무거운 엔진을 중심으로 차체가 회전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앞바퀴를 굴리는 모델을 주로 운전해서 그런지처음에는 이 감각이 굉장히 낯설었다분명히 실제로도 ‘488 스파이더를 운전해 봤고그것도 서킷에서 꽤 거칠게 밀어붙여 본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생각해 보면 요즘의 슈퍼카라는 존재를 한계에 도달할 정도로 밀어붙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당장 레이서로 서킷에 입문해야 한다아마도 ‘샤를 르클레르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이 감각에 익숙해지면생각보다 꽤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미드십 모델을 만든 이유가 그것이니 말이다그렇다면 묘기는 부릴 수 있을까드리프트를 시도해 본다면 어떨까결론부터 말하자면드리프트가 상당히 어렵다어떻게든 뒷바퀴는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만들 수 있지만자세를 무너뜨린 후 다시 잡기가 굉장히 어렵다게다가 드리프트를 하면서 속력을 꽤 많이 잃어버리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가 않다.
만약 디노로 드리프트를 한다면그것은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자동차를 완벽하게 제어하고 있다는 쾌감을 얻기 위해서일 것이다그리고 진짜로 드리프트가 필요하다면디노가 아니라 형제 차를 찾으면 된다바로 디노의 엔진을 그대로 갖고 와 탑재한 미드십 모델란치아 스트라토스다스트라토스는 랠리 무대에서 활약했으니당연하지만 드리프트도 무난하게 구사할 수 있다랠리에서는 드리프트가 필수이기도 하고.

어쨌든디노를 운전하면서 제일 놀랐던 것은 ‘세월이 지나도 페라리는 페라리라는 것이었다이 엔진이 제법 부드럽게 회전하고빠르게 달릴 수 있으며감각적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물론 신형 페라리가 더 빠르게 질주하고 코너를 더 부드럽게 돌겠지만디노도 성능이나 재미가 결코 떨어지지는 않는다왜 사람들이 오래된 페라리를 그토록 아끼고직접 운전하면서 즐기는지 이제야 알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사실은 디노의 이 재미를 게임 속에서 만으로 끝내고 싶지는 않다만약 기회가 온다면실제로 디노의 운전석에 올라 운전의 즐거움을 제대로 한 번 더 느껴보고 싶다그날은 과연 언제가 될까아니오기는 하는 것일까불가능한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노에 오르는 꿈을 꾸게 된다좀 더 실감 나는 시뮬레이터가 생기고 디노의 향기와 가솔린 냄새까지도 재현하는 날이 온다면그때는 가능하지 않을까.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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