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전기차는 혼다에서 만드나? 소니와 혼다의 전략 제휴

  • 기사입력 2022.03.08 15:41
  • 기자명 모터매거진

그 동안의 행보를 살펴보자. 혼다는 전기차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만드는 것은 꽤 오래 전부터 해 왔지만, 지금까지 시장에 등장한

대표 모델은 혼다 e 정도다. 그래서 GM과 전략 제휴를 맺으며 그 동안 개발한 가솔린 엔진들을 GM에 공급하는

대신 전기차 전용 얼티엄 플랫폼과 배터리를 얻어왔다. 작은 크기의 자동차가 특기인 혼다에게 있어 중형

이상의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모험이었을 수도 있으니 어찌 보면 현명한 선택이다.

소니는 수장을 바꾼 뒤 전기차 쪽으로 접근을 시작했다. 소니 최초의

전기 콘셉트카가 등장한 것도 이 무렵으로, 당시에는 ‘소니가

만드는 자동차 부품을 보여주기 위한 완벽한 틀을 만든 것 뿐’ 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콘셉트카가 이후로도 꽤 자주 등장하더니, 이제는 두 번째

콘셉트카가 등장했고 전기차 사업 진출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콘셉트카를 보고 양산되기를

원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 혼다와 소니가 이번에 모빌리티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모빌리티라고

하지만 주 목적은 전기차 개발이 될 것이다. 혼다와 소니가 합작 회사를 만든 뒤, 여기에서 전기차를 공동 개발해 판매하는 것이다. 혼다는 오랜 세월

축적해 온 모빌리티 개발력, 자동차 제조 기술과 애프터 서비스 운영 능력을, 소니는 이미지 센서, 통신, 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 기술 개발과 운영 실적을 접목한다. 그렇게 새로운 시대의

모빌리티를 만든다고.

소니는 커다란 짐을 덜었다

물론 합작회사를 만든다고 해서 당장 자동차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두

회사 모두 초기 모델의 판매는 2025년으로 상정하고 있다. 지금부터

개발에 돌입해도 약 3년 후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플랫폼

자체는 이미 갖추어져 있다. 소니는 애초에 다른 곳에서 전기차용 플랫폼을 가져와서 만든 것이고, 혼다는 이제 GM의 얼티엄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자잘한 사항들을 더하면 2025년, 늦어도 2026년에는 나올 것이다.

소니에게 있어 제일 좋은 것은 전기차 진입에 있어 커다란 짐을 들었다는 것이다.

개발하는 것과 달리 양산과 판매 그리고 애프터 서비스는 문제의 규모가 달라진다. 양산은

외주 업체를 찾으면 될 것이고 판매도 소니 스토어를 이용하면 되겠지만, 애프터 서비스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기존의 강력한 네트워크가 없다면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 게다가

전기차인 만큼 전기차 전용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이 역시 꽤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 점에 있어 새로운 자동차는 혼다의 애프터 서비스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것은 꽤 강력한 무기이며, 소니의 전기차에 접근하기 어려워했던

사람들도 혼다 네트워크를 보고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작금의 시대에 애프터 서비스도 외주를 맡기는

방법도 있으나, 자동차라는 물품의 가치를 생각하면 일반 소비자들이 외주를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소니가 큰 짐을 덜어낸 셈이다.

그렇다면 혼다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타 브랜드와는 다른 형태의 전기차를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 될 것이다. 게다가 크기의 제약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혼다는 작은 전기차만 만들어 왔는데, 그것 때문에 큰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얼티엄 플렛폼을 받아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해도 디자인부터 실내 구성까지 많은 것을

새로 덮어씌워야 하기 때문에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게다가 미래의 전기차는 자율주행은 물론 엔터테인먼트까지 해내야 한다. 혼다가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기에는 부담이 크다. 여기서 소니의 이미지 센서가 자율주행에 큰 도움을 주고 소니가

가진 수 많은 엔터테인먼트를 자동차에서 제공할 수 있다면, 혼다가 자체적으로 이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진다. 결론적으로 두 회사는 각자 전기차의 영역에서 이익을 볼 수 있기에 손을 잡은 것이다. 아마도 소니의 전기차는 예상보다 빨리 나올지도 모르겠다.

혼다는 소니와 잘 어울린다?

이번에 제휴를 한 계기는 2021년 여름의 일이 발단이라고 한다. 소니가 혼다로부터 모빌리티의 미래를 검토하고 싶다는 제안을 듣고, 두

회사의 젊은 사원들이 워크숍을 시작한 게 계기였다. ‘여기서 화학 반응과 같은 큰 가능성을 느꼈다’라고 혼다의 ‘미베 토시히로’ 사장은

말했다. 이후 그는 12월 즈음에 직접 소니 회장 ‘요시다 겐이치로’를 만났고, “소니와

혼다가 합작하면 재미있는 자동차가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제안했다고.

사실은 혼다와 소니는 이전부터 조금씩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소니의

창업자인 이부카 마사루 (井深大)와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둘 다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의 수장으로써 유명하다. 또한 서로 많은 것을 배웠으며, 1950년대 말에는 혼다 소이치로가

직원들을 데리고 ‘도쿄 통신 공업(소니의 전신)’에 가서 공부를 한 적도 있다. 그래서 소니의 연수 무대에서 혼다

소이치로가 연설을 한 적도 있다.

그 때는 비즈니스로 뭉칠 수는 없었지만, 시간이 꽤 흐른 지금은 비즈니스를

같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모빌리티가 꽤 빠르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어떤 전기차가 탄생할 것인지, 지금은 조금 기대를 걸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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