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차세대를 책임지는 시스템, MB OS

  • 기사입력 2022.03.28 17:36
  • 기자명 모터매거진

엔비디아가 올해의 기술 컨퍼런스 ‘GTC 2022’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발표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이번에는 벤츠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벤츠는 엔비디아의 칩을 통해 기존의 인포테인먼트 및 실내 제어에 머물렀던 MBUX를

넘어, 자동차 전체의 움직임까지도 총괄하는 MB OS를 만들고

실현하고자 한다. 그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을 벤츠 북미 지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자세하게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위에 올라가는 컴퓨팅 아키텍처

벤츠는 이미 2020년 6월에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발표했고, 그 때부터 차세대 자동차에 엔비디아의 연산용 반도체 오린(Orin)을 탑재하기로 했다.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오린 중에서도 가장

성능이 높은 버전을 적용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환경인 ‘엔비디아 드라이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컴퓨팅

아키텍처를 구축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벤츠 자동차의 OS,

MB OS다.

사실 MB OS를 구체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이미 슬쩍 공개는 했었다. 올해 1월에

공개한 벤츠의 전기 콘셉트카, 비전 EQXX를 통해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차의 디자인과 공기저항 그리고 1회 충전으로

1,000 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는 데 집중했지만, 이

안에는 벤츠 자동차를 구동하는 데 있어 앞으로 필수가 되는 OS, MB OS가 있다.

그 OS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47.5인치 스크린이다. 이 스크린 안에는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유니티(Unity)의 3D 엔진이 들어가 있는데, 이를 통해 패널 전체에서 자연스러운 화면의 흐름을 구현한다. 그

안에서 그려지는 사물들도 자연스러우면서 아름답게 그려지고, 터치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면서 물체의 형상이

변하는 등 다양한 그래픽이 가능해진다.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서 가능한 것이 바로 ‘3D 내비게이션’이다. 데모 화면 내에서는 날씨까지 반영한 내비게이션이 돌아가고 있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데, 돌비 ATMOS 서라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그래서 애플 뮤직 또는

아마존 뮤직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지니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MB OS는 자동차를 총괄한다

만약 컴퓨터에 OS로 윈도우를 적용했다면, 전원을 넣는 순간부터 컴퓨터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제어하고 있을 것이다.

CPU나 메모리, 하드 디스크는 물론 각종 인터페이스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 위에서 앱이 움직이고, 그래서 우리가 윈도우 위에서 게임을 즐기거나

문서 작업등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하드웨어의 제약은 받겠지만, 성능만 받쳐준다면 그 성능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앱을 즐길 수 있다.

벤츠의 MB OS도 윈도우와 똑 같은 역할을 한다. 자동차라는 하드웨어를 관리함으로써 그 위에서 움직이는 다양한 앱 또는 기능들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MB OS는 크게 4개의 영역을 관리하는데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차체 및 컴포트 제어,

운전과 충전으로 나뉜다. 이렇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그것 역시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자율주행 영역에서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S 클래스와 EQS가 제한된 조건 내에서 레벨 3를 지원한다. 벤츠는 앞으로 엔비디아와 협업해 이를 더욱 진화시킬 예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꽤 높은 성능의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한다. 벤츠가 엔비디아 오린을 선택한 이유다. 그 외에도 운전과 충전 영역에서는 하나의 MB OS가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PHEV, 전기차, 연료전지차를 가리지 않고 최고의 효율을 보장하는

것이다.

상상해볼 수 있는 미래

만약 MB OS가 차량의 모든 것을 제어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튜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까 같은 플랫폼과

모터,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해도 OS에 따라 효율 높고 편안한

세단이 될 수도 있고 짜릿하게 달리는 스포츠카가 될 수도 있다. 만약 편안한 세단을 타다가 스포츠카가

필요하다고 하면, 벤츠 앱스토어에서 스포츠카 관련 앱을 다운받은 뒤 실행시키면 짜릿하게 달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한 때 젠슨 황이 이야기했던 “미래의 자동차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될

것이다”가 떠오른다. 만약 이 기능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앞으로 형태만 고려해서 자동차를 구매한 뒤 앱을 통해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앱에 얼마를 지불해야 되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말이다. 어쩌면

EQS에서 보여주었던 구독 서비스의 일부는 MB OS를 위한

포석이 아니었을까 싶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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