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Ending Family Life, Kia Sorento

  • 기사입력 2020.03.27 08:0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세련된 형상의 새 옷을 입고, 업무의 연장이 아니라 취미가 있는 삶을 강조하지만, 쏘렌토의 본질은 ‘가족을 위한 SUV’다. 신형 쏘렌토 역시 그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다.

글, 사진 | 유일한

 

쏘렌토가 정식 출시 전에 이렇게까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던가? 그 동안 기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쏘렌토는 ‘부양할 가족이 있는 가장이 반드시 SUV가 필요할 때 선택하는 아주 평범한 자동차’이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분명히 차 구매 비용은 가장의 주머니에서 나가지만,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내무부장관’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멋진 자동차 또는 주행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는 배제되고 편안함과 넓은 공간만 남는다.

그렇다면 신형 쏘렌토는 이 관념을 깰 수 있을까? 출시 전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 쏟아졌던 다수의 호평을 고려해보면 일단 ‘멋진 자동차’라는 부문에서는 합격이다. 그렇다면 주행 성능은 어떨까? 스타일만 멋진 자동차가 되지 않으려면 우수한 성능까지는 아니어도 운전자의 흥분과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족을 위한 모델인 만큼 편안하고 넓은 공간이 있어야 한다. 세단이 아닌 SUV가 이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EX – 직선이 주는 강인함 & 모던

그릴과 헤드램프 그리고 LED 주간주행등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모인 ‘타이거 페이스’가 신형 쏘렌토의 디자인 핵심이다. 실제로 보면 그릴 자체가 굉장히 커진 듯한 느낌이 들고, 그 뒤에 막강한 출력을 자랑하는 엔진이 탑재되어 있을 것만 같다. 큐브처럼 빛나는 3개의 눈과 그 아래 LED로 그어진 ‘호랑이의 눈썹’도 강인한 이미지를 보탠다. 곡선을 되도록 배제하고 직선을 그어서 완성한 범퍼의 형상도 전면과 잘 어울린다.

측면에서도 그리고 후면에서도 곡선은 찾아보기 힘들다. 억지로 찾는다고 하면 휠 아치와 바퀴 정도일 것이다. 별 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아서인지 헤드램프부터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이 훨씬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루프 역시 곡선 없이 테일게이트까지 쭉 뻗어 있는데, 오히려 이 점이 디지털 시대의 자동차임을 강조하는 것 같다. 테일램프는 세로로 세워 전면과 다른 모습을 만들어낸다. 전체적으로 강인함을 숨기지 않고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다.

IN – 싸이버 오프로드 & 실용성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의 조화,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 등은 그냥 넘어가도 좋다. 실내 사진을 처음 봤을 때부터 궁금했던 것이 바로 위 아래로 나눠진 세로로 긴 형태의 송풍구였다. 실제로 보면 어색함은 전혀 없는데다가, 실용성이 생각 외로 뛰어나다. 다른 차에서는 잘 닿지 않는 허리와 허벅지에도 바람이 닿으니 시원함 또는 따뜻함이 배가 된다. 게다가 공기청정 시스템이 같이 작동하니, 실내에서 미세먼지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운전석에서 곳곳을 둘러봐도 넓은 시야가 확보된다. 시트 높이를 낮춰도 보닛이 보여 끝을 가늠할 수 있으며, A 필러도 생각보다 얇아 사각지대가 크게 줄었다. 시트는 착좌감을 중시하는 타입인데, 패밀리 SUV라는 용도를 생각하면 올바른 선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2열 시트 역시 편안함이 우선이며, 컵홀더도 도어에 마련되어 음료를 마시기 용이하다. 3열은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치 않아 성인이 탑승하기는 힘들고 어린이들이 앉아야 할 것 같다.

POW – 스포츠는 아니어도 경쾌함은 있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쏘렌토는 모두 디젤 엔진을 탑재한 버전으로 최고출력 202마력의 2.2ℓ 스마트스트림 D 엔진과 새로 개발한 8단 DCT를 조합한다. 사실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 기대했지만, 지금은 잠시 접어둘 수밖에. 시동을 걸면 디젤 특유의 걸걸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얼마 안 있어 잠잠해진다. 진동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약간 시끄러운 가솔린 엔진 수준에서 묶고 있는데, 시동이 자동으로 꺼졌다가 다시 걸려도 이질감이 거의 없다.

출발 시 발생하는 DCT 특유의 울컥거리는 현상도 이제는 거의 느낄 수 없다. 그만큼 변속기가 토크를 기민하게 받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부드럽게 주행해도, 약간 엔진 회전을 높여 거칠게 주행해도 변속 시 발생하는 충격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변속이 꽤 빠르게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약 가장이 혼자서 탑승한다면, 퇴근길에 올곧게 뻗은 직선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과 오른발에 힘이 들어가고 말 것이다.

그 와중에 직선 주행에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 플랫폼 자체가 바뀌어서 그런 것 같은데, 바닥에 낮게 깔려서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은 없지만 적어도 고속 주행에서 차체가 떠오르는 것 같은 불안감은 없다. 코너링 시 안정감은 그렇게까지 느껴지지 않지만, 이것은 승차감을 고려해 무른 서스펜션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쏘렌토의 고성능 모델이 나온다면, 살짝 기대를 해 볼만 할지도 모른다.

주행 중 기록한 최고 연비는 16.0km/ℓ. 비록 고속도로 주행 중 기록한 수치이지만 20인치 휠을 적용한 모델이 이 정도이다. 적어도 기름값 걱정은 크게 덜었으리라. 여전히 사용할 때마다 편리하다고 느끼는 HDA를 비롯,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작동의 정확도가 높아 운전이 서툴거나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를 느끼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여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서 쏘렌토가 어땠냐면, 보이는 만큼의 강인함 까지는 아니지만 운전자에게 만족이라는 것을 줄 수 있는 그런 SUV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으로 그리고 성능으로 가장의 마음을 흔들고 가족을 위한 실용성은 놓치지 않고 그대로 챙기고 있는 쏘렌토는 아마도 가정 내 가장과 내무장관의 ‘대 타협’을 이룰 수 있는 ‘진정한 패밀리 SUV’가 될 지도 모른다. 그 전에 쏘렌토의 서스펜션을 좀 더 단단하게 조여줄 누군가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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