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봄맞이 차량 관리

혹한의 추위가 가고 어느덧 포근해진 날씨가 운전자를 반긴다. 하나둘 피기 시작하는 봄꽃에 많은 이들이 운전대를 잡고 나들이를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아직 우리의 몸과 자동차는 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 기사입력 2024.03.15 08:20
  • 기자명 윤성 기자
사진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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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얼어붙었던 빙판길이 녹아 없어지고,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꽃봉오리가 열리며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매서웠던 칼바람도 어느새 포근해지며 봄이 코앞까지 다가왔음을 알려온다. 날씨가 따뜻해지니 히터 대신 에어컨을 켜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봄철 운전자의 가장 큰 적, 졸음운전

봄 날씨는 유난히 변덕이 심하다. 실제로 한국의 봄 기온은, 낮엔 영상 20°C 가까이 올라가지만 밤에는 기온이 5°C 내외로 크게 떨어진다. 꽃샘추위라도 찾아오면 영하까지 온도가 내려간다. 이처럼 큰 일교차는 온몸을 나른해지게 만들어 춘곤증이나 감기, 컨디션 난조 등으로 인한 졸음운전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봄철에는 벚꽃 놀이를 비롯해 차량 운행 빈도가 늘어나는 만큼 졸음운전을 조심해야 한다. 졸음운전을 하게 될 경우 평상시와 달리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가 평상시보다 2배 이상 느려지며, 브레이킹 시 정지거리도 30% 이상 증가한다. 이는 알코올 농도 0.17%의 만취 상태에서 하는 음주 운전과 유사한 수치다. 중앙선 침범이나 추락사고 등 대형 사고 발생 확률도 크게 높아진다.

졸음운전 사고의 발생 빈도도 높은 편이다. 한국도로공사 조사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사고 사망자 중 70%가 졸음·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고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3월 중순 이후부터 4월까지는 벚꽃놀이를 비롯해 나들이를 떠나는 운전자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돼, 봄철 안전 운행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봄철 졸음운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먼저 춘곤증의 예방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봄철 피로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은 의학적인 질병이 아닌 생리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치료 혹은 해결할 방법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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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행 전 충분히 숙면을 취하는 것이다. 당연한 소리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짚고 넘어가는 것은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함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도로에 나서는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휴식 없이 운전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피곤하지만 목적지에 근접해 졸음을 참고 달리는 운전자부터, 피로가 누적됐음에도 바쁜 일정에 쉬지 못하고 목적지까지 운행해야만 하는 경우까지 이유는 다양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만약 충분한 휴식을 취할 여유가 많지 않다면, 창문을 열어 바람을 쐬거나 휴게소나 졸음 쉼터에 차를 세우고 스트레칭을 통해 졸음을 쫓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잠시 정차할 시간이 있다면 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20분 정도 잠을 자주자. 잠을 쫓는 데에는 20분 이내로 자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다고 한다. 만약 수면 시간이 20분을 넘어서게 되면 잠에서 깨어도 평소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림은 물론, 더 큰 피로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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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음료, 졸음 쫓는 데 효과 있을까

그나마도 정차할 시간이 없는 운전자들은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 음료를 통해 졸음을 쫓기도 한다. 실제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졸음을 쫓고자 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카페인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카페라고 부르는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에는 톨 사이즈 기준 약 150mg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간다. 캔 커피는 평균 240mℓ 기준 80mg부터 170mg까지, 에너지 드링크는 250mℓ 캔 음료 기준 약 62.5mg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된다.

그렇다면 이 카페인 음료들은 졸음운전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에서 약 3년 동안 장거리 운전을 주로 하는 트럭 기사들을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와 사고 발생률 상관관계를 조사한 자료를 찾았다.

해당 자료에서 연구팀은 조사에 참여한 트럭 기사 중 43%가 커피 혹은 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고 밝혔으며, 운행 거리, 야간 운행 스케줄, 수면 및 휴식 시간 등을 고려해 사고 발생률 차이를 분석한 결과 카페인 음료를 마신 운전자가 마시지 않은 운전자보다 약 63% 낮은 사고 발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섭취가 졸음운전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허나, 전문가들은 카페인 음료 섭취를 통한 각성 효과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달라 절대적인 효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어 카페 산업 발달로 시민들의 평균 카페인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생긴 카페인 내성으로 각성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졸음을 쫓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페인 음료를 대량으로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카페인을 과다 복용할 경우 불면증, 행동 불안, 정서장애, 가슴 두근거림, 메스꺼움,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빈속에 자주 카페인 음료를 마실 경우 위염, 위궤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적정한 카페인 섭취량은 어느 정도일까. 식품안전평가원에서 정의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은 400mg, 임산부는 300mg, 어린이와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 카페인 일일 섭취 권고량이라고 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카페에서 주문한 톨 사이즈 크기의 아메리카노는 2잔 이상 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카페인 함유량이 100mg을 넘는 캔 커피의 경우 3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껌이나 과자 등 주전부리를 이용하는 방법도 턱을 움직이는 행위가 대뇌에 자극을 줘 잠깐 잠이 깨는 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효과는 2~3분 정도로 장시간 운전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 것도 니코틴 각성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졸음운전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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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도로와 포트홀도 조심!

따뜻한 기온은 운전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얼었던 지반이 녹으며 도로가 파손되거나 유실돼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도로에 뚫리는 작은 구멍인 포트홀도 봄철 도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골칫거리 중 하나다. 도로의 아스팔트가 깨져 생성되는 이 웅덩이 모양의 장애물은 평소엔 눈으로 구멍 유무를 확인할 수 있어 운전 중 한눈만 팔지 않는다면 충분히 피할 수가 있다. 하지만 비가 오면 포트홀에 물이 차 천연 함정으로 변모한다. 만약 물웅덩이 안의 포트홀을 밟게 될 경우 작게는 타이어 파손부터 크게는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지만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웅덩이 및 구멍이 생기는 싱크홀도 지반이 녹아 내려앉으며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소다. 크기는 자그마한 것부터 지역 하나를 덮을 수 있을 거대한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싱크홀이 도로 아래에 생기는 경우 아스팔트와 그 위를 지나던 차를 집어삼킬 수 있으니, 구멍이 작아 보이더라도 싱크홀을 발견했다고 바로 신고를 해주자.

신고 방법도 어렵지 않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파손된 도로나 시설물을 발견했다면, 각 지역 지자체 도로정책과에 전화하거나, 휴대폰 앱 ‘척척해결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신고할 수 있다.

사진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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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떠나기 전 차량 점검으로 안전한 드라이브를!

봄을 맞아 사람이 겨우내 묵은 때를 벗기고 대청소를 하듯 자동차도 봄맞이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영하권의 추운 겨우내 제대로 씻어내지 못한 불순물을 세차해 주는 것이다. 특히 눈·비가 온 날 뿌렸던 염화칼슘도 하부에 아직 남아있을 수 있으니, 고압수를 이용해 깨끗이 씻어내 주자.

워셔액, 와이퍼 등의 소모품도 점검해 주자.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 대부분을 사용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와이퍼와 워셔액은 의외로 추운 겨울에도 많이 사용한다. 전면 유리에 쌓인 눈이나 성에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봄 역시 황사와 미세먼지를 닦아내기 위해 자주 와이퍼를 사용하게 되니, 만약 와이퍼 블레이드가 탄력을 잃었거나 날에 상처가 났다면, 워셔액 보충과 함께 와이퍼 블레이드를 즉시 교환해 주도록 하자. 

사진 불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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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의 상태도 살펴주자.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기 때문에 에어컨을 켜지 않아 냉매가 새어 에어컨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만약 시원한 바람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바람의 세기가 시원치 않다면 정비소에 들러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에어컨 점검과 함께 에어컨 필터도 교환해 주는 것이 좋다. 이는 점점 더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에어컨 필터가 더 빠르게 오염돼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타이어도 점검해 주자.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오면서 외부 기온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타이어 내부의 공기압 변화폭도 클 수 있다. 따라서 공기압 점검을 통해 적정 공기압을 다시 한번 맞춰주는 것이 좋겠다. 타이어에 적정 공기압을 넣지 않고 주행하는 경우 승차감과 연비에 안 좋은 영향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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