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HTSIZING? 기아 스토닉 1.0 터보 시승기

  • 기사입력 2019.03.14 15:45
  • 기자명 모터매거진

‘Rightsizing’ 키워드가 대두되는 시점, 이제는 무턱대고 배기량을 낮추는 게 능사가 아니다. 제조사들은 차량에 맞는 엔진 볼륨 선택으로 최상의 궁합을 꿈꾼다. 그 와중에 기아차가 스토닉에 3기통 1ℓ 엔진을 얹었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과연 ‘옳은’ 선택을 한 것일까?

글 | 윤현수

사진 | 최재혁

‘가성비 스페셜리스트’를 자처했던 스토닉이 이제는 라인업을 풍부히 다지고 편의장비도 탄탄하게 구성해 실속을 꽉꽉 채워나가고 있다. 그저 현대차 코나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인지 상품 구성이 제법 치밀해졌다.

특히 모닝 터보가 품었던 1.0 T-GDI 엔진을 새로 탑재한 것이 새삼 놀라울 따름. 유럽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저배기량 엔진 탑재가 이제는 ‘기행’이 아니게 되었다. 최근에는 쉐보레가 말리부에 1.35ℓ 엔진을 탑재하는 일도 있었으니, 이제는 배기량에 대한 낡은 선입견이 깨질 만도 하다.

앙증맞은 이 엔진은 모닝에 얹혔던 것과 기본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스토닉이 상위급 모델인 만큼 조금 손을 봐 차별을 뒀다. 기아차는 최고출력을 20마력 끌어올려 중속 구간에서 더 쾌활한 가속 감각을 노렸고, 똑똑하고 효율 좋은 듀얼클러치 변속기까지 파트너로 들여 운전 재미와 연비까지 챙겼다.

다만 현대차 그룹이 직접 제작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1ℓ 터보 엔진의 궁합이 ‘찰떡’같다고 보긴 어려운 구석이 있다. 우선 클리핑이 부자연스럽고 첫 번째 기어에서 가속하는 움직임이 텁텁하다. 물론 곧바로 이어지는 2단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듯 호쾌한 가속감을 선사하긴 해도, 처음 베어 문 한 입이 씁쓸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노릇.

더군다나 과급기를 심어 파워를 대폭 끌어올리긴 했어도 이 꼬마 엔진은 배기량 한계 탓에 쥐어짜면 짤수록 트립 컴퓨터에 표시되는 연비 숫자가 운전자의 표정을 어둡게 한다.

그러나 법인용 차를 뽑는 게 아니라면 1.0 T-GDi 모델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밋밋한 1.4ℓ MPI 엔진을 얹은 엔트리 스토닉은 지극히 경제적인 선택일 뿐, 이렇게 작고 날렵한 크로스오버 보디에는 단연 터보 유닛이 잘 어울린다.

더군다나 스토닉은 노면 충격을 걸러내는 건 좀 미숙해도 굽이진 곳에서는 잠재력을 발휘하는 탄탄한 하체와 낮은 무게중심으로 제법 훌륭한 운전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 비실비실 돌아다닐 바에 113만원을 더해 매콤한 터보 엔진을 얹자.

아울러 2019년형 모델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스토닉은 2017년 출시 당시 중저가형 모델로 포지셔닝했기에 형제와 다름없는 코나와 상이한 편의장비 구성을 보였었다. 가령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사이즈는 1인치 작고, 통풍시트와 드라이브 모드의 부재, 아울러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이 경고에 그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기아차는 연식변경을 이루며 그 아쉬움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 이제 스토닉은 차선을 조금만 벗어나려 해도 스티어링을 직접 조작하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 기능도 탑재해 안전에 더욱 민감해졌다. 또한, 시트에는 여름철 하염없이 흐르는 등줄기의 땀을 식혀줄 수 있는 통풍 기능을 더했다.

한편, 스토닉은 화려한 디테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경쟁 제품들과는 색다른 감각으로 빚어졌다. 거창하진 않아도 오밀조밀하게 잘 짜여진 얼굴은 질리지 않아 출시 후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해치백과 SUV 중간 선상에 놓인 듯한 크로스오버 차체도 적당히 높아 운전 시야도 꽤 훌륭한 편.

이렇게 보니 파워트레인 숫자를 늘려 선택지가 많아졌는데도 스토닉이 주류에 끼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 그러나 스토닉에게는 첫인상이 화려한 경쟁자들과는 달리 깊이 우러나는 맛이 있다. 오래 봐야 더 예쁜 게 스토닉이다.

SPECIFICATION _ KIA STONIC

길이×너비×높이 ​ ​4140×1760×1520mm

엔진형식 ​​직렬 3기통 터보, 가솔린

배기량 ​​​998cc

최고출력 120ps

최대토크 17.5kg·m

변속기 7단 DCT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3.5km/ℓ

가격 ​​​191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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