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 10 미니 JCW

  • 기사입력 2018.08.08 14:43
  • 기자명 모터매거진

동글동글한 얼굴에 순수한 눈빛, 거기에 강한 심장을 품었다.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10점 만점에 10점이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미니 JCW

이것이 오리지널 미니다. 작은 체구지만 빵빵하니 정말 귀엽다. 여기에 JCW 파츠까지 더해지니 공격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하고 있다. 프런트 범퍼의 공기흡입구는 S 모델 보다 과감하게 뚫고 펜더의 끝은 한 번 더 접었다. 차체 사이즈에 비해 큼지막한 18인치 휠은 휠 하우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휠 안에 브렘보에서 가져온 4-피스톤 캘리퍼는 빨간색으로 예쁘게 칠해 놨다. 단,리어도 모노블록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엉덩이 쪽으로 옮기면 시선이 리어 스포일러로 향한다. 끝이 위로 솟구치는 형상으로 다운포스와 미적지수를 동시에 올린다.

보닛 안에는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이 박혀있다. 모든 JCW 모델에는 이 파워유닛이 탑재된다.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7kg·m의 힘을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로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1초다.

최고시속은 246km다. 그리 흥분되는 수치는 아니지만 스티어링 휠에 미니 배지가 달려 있는 것만으로 기대가 된다. 준비된 사수, 이제 발사한다. 차가 가볍다보니 가속 페달을 밟으면 경쾌하게 움직인다. 목이 꺾일 정도로 튀어나가지는 않지만 공도에서 악동으로 활동하기 딱 좋다.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저어 보면 좌우롤링이 잘 억제되어 속되게 표현해 막 몰아도 거동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특히 탄탄한 하체로 코너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움직인다. 언더스티어 성향이지만 라인을 벗어나는 정도가 그리 크지 않다.

진입 속도만 조절하면 깔끔한 라인을 그릴 수 있다. 상세하게 들어가자면 프런트가 무겁다 보니 산길에서 내려올 때보다 올라갈 때의 라인이 더 부드럽다. 또한 출력이 만만한 전륜구동이라 코너링 중 스로틀을 조금 더 일찍 열더라도 부담스럽지 않다.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 해줄 브레이크 퍼포먼스도 준수하다.

미니 JCW 컨버터블

이번 마이너체인지를 거치면서 가장 큰 변화는 램프다. 웃고 있던 헤드램프의 주간주행등이 아랫부분까지 이어졌다. 그 결과 은반지를 각 눈동자에 하나씩 담았다. 하이라이트는 리어램프다. 유니언잭을 빛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상으로 이미 봤었지만 실물이 훨씬 멋지다.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올 때 리어램프가 비대해져 못생겼다는 의견이 많았다. 물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이제는 역대 미니 중 최고의 리어램프를 가지게 되었다. 이 영국 자부심은 루프까지 번졌다. 캔버스 톱에 유니언잭을 새겼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정말 근사하다.

두툼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와 변화된 곳을 찾기 시작한다. 내가 미니 오너다. 그 누구보다 빨리 찾을 수 있다. 찾기 힘들다. 분명히 바뀐 부분이 있을 것이다. 드디어 찾았다. 드라이빙 모드 스위치가 바뀌었다. 원래 기어노브 하단에 테두리처럼 감싸져 있었는데 공조기 컨트롤러 밑으로 옮겼다.

이 자리에 헤드업 디스플레이 활성화 스위치가 있었는데 이게 어디로 간지는 모르겠다. 돌리는 맛이 사라져 아쉽다. 여하튼 크게 바뀌지 않아 다행이다(?). 오디오 시스템은 마찬가지로 하만 카돈이 탑재되었다. 베이스가 묵직해 록과 힙합 장르를 잘 소화한다.

비가 그쳤다. 지금이다. 뚜껑을 열고 달려야지. 컨버터블 모델은 해치백 모델과 파워트레인은 같지만 더 무겁다. 번갈아 타보니 체감이 된다. 그렇다고 둔하지는 않다. 살이 조금 쪘지만 여전히 가볍고 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는 유일한 미니다.

A 필러가 운전자로부터 한참 앞에 있어 개방감은 최고다. 반면 실내로 유입되는 바람의 양은 많다. 헤어스타일이 헝클어지지만 음악과 배기 사운드를 들으면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지붕이 없으니 차체 강성이 궁금할 것이다. 만약 이 녀석으로 공도에서 차체 강성의 아쉬움을 느꼈다면 난폭운전으로 신고할 것이다.

미니 JCW 클럽맨

해치를 냉장고처럼 열 수 있어 재밌다. 냉장고 계속 여닫으면 엄마한테 혼나지만 느낌이 좋아 멈출 수가 없다. 미니 가문에서 문이 가장 많은 녀석이다. 출근길에서 늘 보는 브라운 색상의 클럽맨이 있다. JCW 파츠를 단 화이트 보디에 빨간 물감으로 루프를 덮어 놓은 것만으로도 노멀 버전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실내는 영락없는 미니다. 전형적인 미니 공식이 적용되었다. 헤드레스트 뒷면에 유니언잭을 새겨 놓아 소유욕을 자극시킨다. 클럽맨의 가장 큰 매력은 뒷좌석이다. 성인 남성이 타더라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다.

그만 둘러보고 달리자. 시동을 켜고 안전벨트를 차니 눈앞에 서킷이 놓여 있다. 인제스피디움이다. 여기에서 신명나게 탈 것이다. 미니가 트랙 데이에 어색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클럽맨은 왠지 낯설다. 그래도 미니 배지와 JCW 배지를 동시에 갖고 있으니 불길한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코스에 진입하자마자 가속 페달을 무자비하게 괴롭힌다.

서킷에서 힘이 부족할 것이라 예상했다. 오르막에서 살짝 아쉬움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출력의 갈증은 심하지 않다. 8단 자동변속기는 듀얼클러치 수준의 변속 속도는 아니지만 답답하지 않고 다운시프트에 적극적이어서 마음에 든다.

코너링 한계는 높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실고 있는 클럽맨은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그 농도가 진하지는 않다. 복합코너에서도 섀시가 엉키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온다. 주행안정화장치의 개입은 느긋하다. 밸런스가 좋아서인지 급격한 스티어링만 아니라면 개입을 눈치 채긴 어렵다.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럽다. 노즈다이브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이 잘 억제되어 있고 코너링 중 브레이킹이 걸려도 차체가 안쪽으로 말리지 않는다. 게다가 서킷에서 두 세션 정도를 타도 지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공도에서 제동에 불만은 없을 것이다.

미니 JCW 컨트리맨

미니에서 덩치를 담당하고 있다. 2세대로 진화하면서 인물도 좋아졌다. SUV 중에서 가장 원색이 잘 어울리는 게 컨트리맨 아닐까? 레드 자켓을 무난히 소화하며 JCW 악세사리를 군데군데 걸쳤다. 프런트와 리어 범퍼를 더 스포티하게 만졌다.

5-스포크 휠은 19인치이며 차체 사이즈에 알맞다. 가장 큰 미니답게 트렁크 공간이 넓다. 폴딩하면 적재공간을 450ℓ에서 139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거창한 취미생활을 가지고 있다면 컨트리맨이 당신에게 딱이다. 뒷좌석도 넓다. 공간도 충분하고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 있어 장거리 주행에도 문제없다.

‘뚱미니’라 놀림 받았지만 JCW 피를 수혈받았기에 달리기 실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엔진은 꼬맹이 JCW 모델들과 같지만 클럽맨과 마찬가지로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최고출력은 231마력으로 같지만 최대토크는 35.7kg·m로 조금 더 높다.

정지상태에서 네발로 튀어나가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5초이며 최고시속은 234km다. 매콤한 수치는 아니지만 놀아보자.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펀치력이 살짝 느껴진다. 감탄사가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 파워가 차라리 공도에서 마음 놓고 달리기 좋다.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 없이 앞뒤 기어로 잘 넘어간다. 나도 모르게 계속 패들시프트로 기어를 내리고 있다. 배기 사운드를 듣기 위해서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변 플랩이 열리는데 박력 넘치는 음색은 아니지만 운전을 재밌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스로틀이 닫힐 때마다 누군가 방문을 노크하는 듯한 백프레셔까지 터진다.

차고가 높지만 고속안정감이 좋다. 속도가 올라가더라도 노면으로부터 차체가 붕 뜨지 않고 무게중심을 낮추며 매끈하게 전진한다. 왼손은 스티어링 휠에, 오른손은 기어 노브에 얹고 여유로운 크루징이 가능하다.

JCW HERITAGE

1923년 영국 서리(Surrey)에서 태어난 존 쿠퍼는 모터스포츠에서 드라이버로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작자로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46년 아버지 찰스 쿠퍼(Charles Cooper)와 함께 ‘쿠퍼 카 컴퍼니(Cooper Car Company)’를 설립했다.

F3 머신을 시작으로 후에 F1 머신까지 제작한다. 레이스에 열을 올리던 그가 미니와 함께 일하게 된 계기는 친구 알렉 이시고니스 때문이다. 경기를 통해 경쟁자로 만나서 사이가 가까워졌다. 이시고니스가 누구냐? 바로 BMC 소속으로 미니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존 쿠퍼는 미니를 보자마자 레이싱 용도로 사용하기에 딱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맞았다. 미니로 1960년대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 트로피를 쓸어버렸다. 55마력의 미니 쿠퍼는 1962년 몬테카를로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모터스포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핀란드 출신 레이서인 라우노 알토넨은 시작부터 경쟁자들을 가뿐히 따돌렸다. 불행히도 결승점을 3km 남겨둔 지점에서 코너링 실수로 전복 사고가 나게 된다. 1년 후, 다시 한 번 도전해 전체 3위의 성적을 거둔다.

기세는 이어졌다. 패디 홉커크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1964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처음으로 전체 성적 1위를 거머쥔다. 다음해 드라이버 티모 마키넨과 코드라이버 폴 이스터는 당시 최악의 날씨 속에서도 수천 km에 달하는 레이스 도중 단 한차례의 페널티 점수를 받지 않은 유일한 팀으로 기록되며 두 번째 우승을 한다.

당시 몬테카를로 랠리에는 총 237대의 차량이 출발했지만, 35대만이 완주를 했으며 이 중 3대가 미니 쿠퍼 S 모델이었다. 이듬해 랠리 경기에서도 티모 마키넨, 라우노 알토넨, 패디 홉커크가 뛰어난 기량으로 1위에서 3위까지 차례로 들어왔지만 대회 운영위원회에서 미니의 전면 헤드램프에 설치된 빔의 위치가 낮은 것이 규정에 어긋난다고 결정하면서 3대 모두 실격된다.

이 결정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1년 후 다시 미니 쿠퍼 S로 참가하게 된 라우노 알토넨이 1위를 한다.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3번째 1위다. 랠리에서만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다. 1960년대 온로드 레이싱에서도 수 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두각을 나타냈다.

니콜라우스 안드레아스 라우다는 1968년 4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힐 클라임 레이스에 처음 출전하여 미니로 2등의 성적을 기록한다. 2주 후, 라우다는 생애 첫 우승을 한다. 이 승리 이후 라우다는 F1에서 3번의 우승을 거두게 된다. 또 다른 F1 월드 챔피언인 그래엄 힐, 재키 스튜어트, 존 서티스, 조헨 린트, 그리고 제임스 헌트 모두 라우다처럼 레이싱 커리어의 시작이 미니였다.

이러한 모터스포츠에서의 빛은 양산차에 입혀졌다. 존 쿠퍼의 입김이 닿은 미니 쿠퍼는 1961년부터 1971년까지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 쿠퍼는 미니 브랜드의 매력인 열정과 즐거움이 깃든 드라이빙을 다진 주연이다. 1999년, BMW 그룹은 존 쿠퍼의 아들인 마이크 쿠퍼(Mike Cooper)를 초대해 ‘존 쿠퍼’의 전문성을 미니 재기 프로젝트에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다.

마이크 쿠퍼는 아버지의 업적을 이어갔다. 존 쿠퍼와 마찬가지로, 마이크 또한 새로운 미니 출시 전부터 고성능 모델에 대한 자신만의 비전이 있었다. 당시 마이크는 미니로 지난 모터스포츠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꿈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존 쿠퍼는 현대의 미니를 보지 못하고 2000년,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2001년 JCW 브랜드를 다시 론칭하고 미니 브랜드와 협력하다 2007년 미니 산하로 들어가게 된다. 이어 2008년 공식적으로 미니의 고성능 디비전 JCW를 출범하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이다. 미니의 노멀 모델을 보더라도 잘 달린다는 인식이 있다. 누가 뭐래도 최대 공은 JCW에 있는 것이다.

MINI JCW

길이×너비×높이 ​3874×1727×1414mm

휠베이스 2495mm | 무게 ​​​1295kg

엔진형식 4기통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231ps | 최대토크 32.7kg·m | 변속기 6단 자동

구동방식 FWD |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뒤)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05/40 R 18 | 0→시속 100km 6.1초

최고속도 시속 246km | 복합연비 11.9km/ℓ

CO₂ 배출량 146.0g/km | 가격 4850만원

MINI JCW CONVERTIBLE

길이×너비×높이 ​3874×1727×1415mm

휠베이스 2495mm | 무게 ​​​-

엔진형식 4기통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231ps | 최대토크 32.7kg·m | 변속기 6단 자동

구동방식 FWD |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뒤)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05/40 R 18 | 0→시속 100km 6.5초

최고속도 시속 240km | 복합연비 - | CO₂ 배출량 -

가격 5640만원

MINI JCW CLUBMAN

길이×너비×높이 ​4253×1800×1441mm

휠베이스 2670mm | 무게 ​​​-

엔진형식 4기통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231ps | 최대토크 35.7kg·m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뒤)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25/40 R 18 | 0→시속 100km 6.3초

최고속도 시속 238km | 복합연비 - | CO₂ 배출량 -

가격 5570만원

MINI JCW COUNTRYMAN

길이×너비×높이 4299×1822×1557mm

휠베이스 2670mm | 무게 ​​​-

엔진형식 4기통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231ps | 최대토크 35.7kg·m |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앞)맥퍼슨 스트럿, (뒤)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25/45 R 19 | 0→시속 100km 6.5초

최고속도 시속 234km | 복합연비 - | CO₂ 배출량 -

가격 59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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