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3

  • 기사입력 2017.12.11 12:51
  • 기자명 모터매거진

3세대 풀 모델 체인지 BMW X3를 만났다. 선이 굵고 시원시원하게 생긴 외모에 어깨가 쩍 벌어진 장골이었다. 실내공간은 고급 편의 장비를 욱여넣어 탐스럽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에서 호쾌한 몸놀림을 과시했고, 시냇가와 자갈길, 모래밭을 야무지게 헤쳐나갔다. BMW가 만든 SAV답게 제 몫을 다했다.

글 | 이승용

사진 | BMW코리아

SUV 시장은 항상 떠들썩하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체마다 세그먼트별로 비장의 카드를 꺼내 놓듯이 호기롭게 새로운 모델들을 내놓는다.

자동차 시장에 등장한 SUV는 덩치가 크건 작건 간에 불티나게 팔린다. 프리미엄 SUV일수록 경쟁이 더 치열하다. BMW X3의 등장으로 그 경쟁은 더 과열될 전망이다.

지난 11월 15일 수완 좋은 BMW가 첩첩이 쌓은 기술을 기반으로 껍질부터 내장까지 홀라당 뒤집어 바꿔버린 X3를 시승했다.

“눈, 코, 입, 그리고 매무새를 다듬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이 길쭉하게 커졌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맞닿았던 헤드램프를 분리해 미간이 넓어졌다. 부리부리한 눈매와 도톰한 콧대하며 찬찬히 뜯어보니 단정히 매만진 얼굴에 매력이 철철 넘친다.

굵은 뼈마디와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에 꼭 맞는 양복을 갖춰 입은 다부진 몸 매무새가 유명 인사의 신변을 보호하는 보디가드를 떠오르게 한다. 키드니 그릴의 형상과 헤드램프 디자인은 앞으로 내놓을 나머지 BMW X시리즈의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준다.

헤드램프와 키드니 그릴의 디자인을 손봐 세단과 쿠페의 디자인과 차별을 두었다. 순박한 이전 표정과 달리 3세대는 강한 인상을 보여준다. 측면에서 보는 실루엣은 역동적이다. 지붕선 끝단을 살짝 낮추어 율동감을 살렸다.

탄탄한 대들보처럼 D필러의 형상은 듬직하다. 커다란 휠하우스와 높은 벨트 라인의 조화로 인해 우람한 모습이다. X5가 디자인 특성상 워낙 덩치가 커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1세대(E85)와 2세대(F25) X3는 작아 보였다.

3세대(G01) X3는 전 세대보다 길이가 62mm 늘어났고 너비는 9mm 넓어졌다. 반면 높이는 5mm 낮아졌다. 실제로 덩치가 커졌지만, 시각적으로 날렵한 모습이다. 유럽 인증기준으로 공차 중량이 55kg이나 줄었고 공기저항계수는 0.29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BMW는 내년에 X2부터 X5, X6 등 X시리즈의 상품성을 개선한 부분 변경 모델과 세대 변경 모델을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쾌적한 인테리어,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투박하던 인테리어가 세련되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되었다. 2세대보다 54mm 길어진 휠베이스 덕에 실내공간이 널찍해졌다. 머리 위, 무릎 앞, 조수석과의 공간이 여유롭다. 고급스러운 컬러의 가죽으로 덧댄 대시보드, 도어 트림, 시트는 고급스럽다.

시인성 높은 계기반과 헤드업디스플레이, 3존 전자동 공조장치 등 인테리어는 볼수록 탐난다. 뒤 시트는 40:20:40 비율로 접히는 등받이 덕에 적재 공간은 550ℓ에서 최대 1600ℓ까지 넓어진다. 실내분위기를 6가지 앰비언트 라이트 색상 중 선택할 수 있다.

모바일 지도 앱에 길든 국내 소비자들에게 BMW 전용 내비게이션은 지도의 정보 전달이 뒤떨어져 볼품없어 보인다. 대신 7시리즈와 5시리즈에 제공되는 디스플레이 키가 기본 사양이다. 폼 나게 도어 잠금을 해제할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 키는 사용 편의에 비해 가격이 대략 99만원 정도로 매우 비싼 편이다.

충돌 및 보행자 경고 장치, 보행자 접근 경고 및 제동 보조장치는 기본 사양이지만, 아쉽게도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첨단주행안전장치는 빠졌다. 장거리 여행 시 고속도로에서 아주 편리하고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을 주는 핵심 기능이 빠진 건 아쉬운 부분이다. X3의 두드러진 변화는 멋스러운 외모와 고급스러운 실내공간에서 찾을 수 있다.

“역동적인 외모처럼 주행 성능도 일품이다”

BMW X3 20d 모델은 4기통 트윈 파워 터보 디젤 엔진을 보닛 안에 품고 있다. 최고출력 190마력, 1750~2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구간을 8.0초에 주파한다. 최고 시속은 213km다.

복합 연비는 12.1km/ℓ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2g/km다. 30d 모델은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을 힘의 축으로 최고출력 265마력, 2000~2500rpm에서 63.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5.8초다. 최고 시속은 240km이다. 복합 연비는 11.3km/ℓ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75g/km다.

스포티한 도심형 SUV지만 어지간한 깊이의 시냇가를 거뜬히 도강할 수 있을 정도로 오프로드 성능이 뛰어나다. 자갈밭, 모래밭, 눈길에서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이 네 바퀴를 다루는 솜씨에 그저 놀랄 뿐이었다. 일반도로와 고속도로, 비포장도로 등 시승 행사 구간을 운전하면서 승차감에 매료되었다.

고속도로에서 최고 시속에 가깝게 몰아쳐도 스프링과 쇽업소버는 탄탄하게 차체 하중과 중력 가속도를 잘 버텨냈다. 자갈밭, 모래밭, 물웅덩이를 헤쳐나가는 지능형 사륜구동의 스마트한 구동력 배분 능력은 탁월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안정감 있고 편안한 승차감이었다.

바퀴 아래로 뾰루지처럼 울퉁불퉁하게 솟은 비포장 노면 위를 달려도 노면과 바퀴의 마찰로 인해 시트에 전해지는 큰 충격을 스폰지처럼 흡수해 걸러내는 서스펜션의 관용성에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BMW의 SAV다운 라이딩과 핸들링이었다.

경쟁 브랜드보다 SUV의 개발과 시판이 늦었던 BMW였지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 온 기업답게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고 시장을 이끌어왔으며 나아가 위풍당당하게 시장의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온・오프로드를 잘 버무려 짜놓은 시승 코스를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만한 라이딩과 핸들링 성능을 갖춘 SUV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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