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 마니아

  • 기사입력 2017.03.09 12:43
  • 최종수정 2020.09.01 19:29
  • 기자명 모터매거진

ALWAYS, ALWAYS CLEAN

대형 셀프 세차장에 가면 환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살짝 과장하면 그들의 세차용품 가방은 이민 가방 만하다. 세차 마니아들은 세차 시간도 상상을 초월한다. 보통 세차하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세차 장인들은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밤을 새우기도 한다.

과정이 남들보다 많을 뿐더러 꼼꼼하게 하느라 세차 부스에서 나오는데도 한참 걸린다. 덥거나 춥더라도 심지어 눈과 비가 오더라도 차를 닦는 세차 마니아들의 세차법을 알아보자.

글 | 안진욱

1차 세척

고압수로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중요하듯이 세차에 있어서도 가장 먼저 하는 1차 세척이 중요하다. ‘나중에 헹굴 때 꼼꼼하게 하면 되지’ 하는 생각은 곧장 소중한 내 차에 수많은 스크래치로 이어진다. 기왕이면 오래 해야 다음 과정들이 수월해진다.

1차 폼건

세차장에 있는 거품솔은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솔이 부드럽지도 않을 뿐더러 분진이 붙은 휠을 비빈 전적이 있으니 그것이 내 차 도장면에 닿는 것은 남의 발에 사용하던 이태리 타월로 내 얼굴에 비비는 격이다. 폼건의 샴푸 거품으로 차를 덮은 후 오염물질을 불릴 수 있다.

2차 세척

샴푸 거품으로 불린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단계다. 하얀 거품을 벗기는 맛이 있어 세차 중 가장 재밌는 과정이다. 1차 세척만큼 꼼꼼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야 떨어질까 말까한 오염물질을 날려버릴 수 있다.

휠 세정

2차 세척이 끝나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조금 쉬게 해 주어야 한다. 대형 마트에만 가더라도 휠 클리너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휠에 뿌려주기만 하면 되지만 차체에는 되도록 닿지 않게 분사해야 한다. 강한 성분으로 자칫하면 도장의 광택을 잃을 수도 있다.

2차 폼건

한 번 더 폼건을 차체에 쏴준다. 먼저 뿌린 거품이 때를 불리기 위함이었다면 이번은 때를 밀기 위해서 쏘는 것이다. 루프와 보닛, 트렁크에 먼저, 그리고 측면과 휠, 이 순서대로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거품이 경사를 타고 흘러내리기 때문에 과할 정도로 뿌려주는 것이 좋다.

미트질

본격적으로 때를 밀 시간이다. 기왕이면 양동이 두 개를 준비하자. 하나는 물을 받은 후 샴푸를 뿌려 거품을 만들어 놓고 다른 하나는 물만 받으면 된다. 부드러운 재질의 미트로 샴푸 양동이에 담갔다 차를 문지르고 가끔씩 물 양동이에 넣어 미트를 헹구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3차 세척

양동이를 두 개나 쓸 정도로 진상을 부렸으니 이제 결과물을 볼 때다. 마지막 고압수로 차를 헹궈주면 된다.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사이드 미러와 윈드실드, 그리고 패널과 패널 사이다. 세차 부스에서 차를 꺼냈을 때 거품이 눈에 띈다면 그것보다 찝찝한 것은 없으니까.

드라잉

빨기는 힘들지만 드라잉 타월은 큰 것이 좋다. 당신의 차는 생각보다 크다. 당신이 샤워를 마치고 닦는 타월과 같은 크기의 것을 사용한다면 물기를 제거하는 데 오래 걸린다. 친구와 타월 양끝을 잡고 보닛에서부터 루프를 지나 트렁크까지 오면 대부분의 물기는 쉽게 제거된다.

타이어 광택

거친 숨을 한시름 돌릴 수 있는 단계다. 도장면만 빛난다고 다가 아니다. 멋쟁이는 신발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처럼 타이어의 윤기가 살아있어야 한다. 미적효과뿐만 아니라 타이어 광택제에는 타이어의 경화를 늦춰주는 성분이 있어 사이드 월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유리 세정

유리창을 안 닦는 이들이 많다. 허나 이는 안전으로도 이어진다. 잘만 닦아 놓으면 와이퍼의 수명도 늘릴 수 있다. 와이퍼를 작동할 때 ‘드드득’ 거리는 소리는 윈드실드에 생긴 유막 때문이다. 유막을 제거하고 세정제로 한 번 더 닦으면 당신의 운전 시력은 0.1 상승한다.

왁스

이제 세차의 꽃 왁스를 바를 차례다. 왁스는 고체 타입과 액체 타입이 있다. 분명 액체 타입이 편하지만 흔히 말하는 ‘광빨’의 정도와 지속성은 고체 타입 왁스를 따라가질 못한다. 단점이라면 체력소모가 심하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에 하더라도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

메탈 폴리시

하는 이가 많지는 않지만 환자들은 이 과정까지 마쳐야 세차가 비로소 끝난다. 머플러 팁이나 크롬으로 감싸진 프런트 그릴이나 배지를 닦는 것이다. 차를 출고 했을 때의 블링블링함이 죽었다면 메탈 폴리시 제품으로 구두 닦듯이 하면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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