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모닝

  • 기사입력 2017.03.09 11:30
  • 최종수정 2020.09.01 19:26
  • 기자명 모터매거진

매력 덩어리

기아차가 자신만만하게 내놓은 3세대 올 뉴 모닝은 과감해진 디자인과 작지 않은 공간으로 두루두루 쓰임새 많은 실용성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확실히 끌고 있다. 반할 수밖에 없는 매력 덩어리다.

글 | 이승용

사진 | 기아자동차

차 크기로 체면과 위신을 따지며 경차를 무시하는 ‘옛날 사람’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경차가 예전처럼 괄시받던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오히려 경차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소형차 오너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스파크나 모닝의 몸값이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고 차체 길이만 짧을 뿐이지 성능이나 실내공간의 크기, 편의사양들이 소형차 못지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경차의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소형차에 견주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어쩌면 경차와 소형차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게 그런 점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제적 실리를 따지면 경차가 누리는 사회적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모닝은 총 7만5133대가 팔렸다. 준중형차 K3의 2배 이상 되는 수치다.

3세대 모닝은 출시되기도 전 2월 7일 전까지 총 8925대나 사전에 계약되었다. 지난 1월 판매된 2세대 모닝은 총 5523대였다. 신차 사전 계약 대수가 1월 전체 판매량보다 많았다는 건 3세대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고무적인 지표였다.

쉐보레 스파크는 잠시나마 발 디뎠던 1위의 자리에서 다시 내려와야만 했다. 기아차는 올 뉴 모닝의 타깃층을 20~30대와 40~50대의 경제성을 따지는 연령대로 잡았다. 사전계약 결과를 분석해보면 30대가 24.4%, 40대가 30.4%, 50대가 22.6%를 차지했다.

특히 20대 고객이 12.6%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구매자의 43%가 여성 고객으로, 특히 20대 여성의 구매가 매우 높았다. 모닝의 맵시 있는 디자인이 중년 여성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들까지 사로잡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사회 초년생의 꿈이 되기도 하고 서민의 발이 되며 학원가로 아이를 태워 나르는 엄마의 열성과 함께하는 작고 실용적인 차로 사랑을 독차지한 원인은 예쁜 디자인과 높은 경제성, 믿을 만한 안전성 덕택이다. 그런 면에서 3세대 모닝은 점수를 후하게 줄 만하다.

3세대로 거듭난 모닝은 두 가지 디자인으로 판매된다. 기본 모델보다 강인하고 날렵한 디자인 디테일을 원한다면 아트 컬렉션을 선택하면 된다.

LED 헤드램프와 LED 시그널램프와 헤드램프와 일체형으로 맞닿은 호랑이 코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입체적인 디테일과 컬러 포인트로 마무리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경차지만 옵션으로 프로젝션 안개등을 장착해 상품성을 높였다.

스포티한 에어커튼으로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알파벳 ‘C’자 형태의 리어램프는 모닝만의 개성을 담은 디테일이다. 휠 타이어도 14인치부터 16인치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다. 실내는 간결하고 독창적이며 안락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채택했다.

수평으로 뻗은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자인과 분리형 모니터, 세로 형태의 통풍구 디자인은 실내를 심플하고 넓어 보이게 한다. 특히 여유 넘치는 실내 공간이 매력적이다. 머리 공간이 1005mm, 다리 공간은 1085mm, 어깨 공간도 1300mm로 경차지만 공간이 넉넉하다.

휠베이스를 15mm 늘리고 높이를 10mm 키워 실내 공간이 커졌다. 짐을 실을 수 있는 트렁크 공간도 재치 있게 2단 구조로 디자인해 1010ℓ로 커졌다.

경차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 깔끔하고 커 보이는 기본 디자인에 역동적인 선과 세련된 컬러를 포인트로 적용한 아트 컬렉션은 바라보는 이들의 심경을 사로잡는다. 올 뉴 모닝은 실용성과 매력적인 외모를 뽐낸다.

타고난 관절은 외모 못지않은 매력

지난 2월 7일 기아차는 3세대 올 뉴 모닝의 시승 행사를 워커힐호텔에서 개최했다. 시승 코스는 가평을 오가는 약 109km 구간이었다. 시동을 걸었다. 카파 에코 프리미엄 엔진이 조용하게 기지개를 켰다. 최고출력 76마력, 최대토크 9.7kg·m의 작아도 성깔 있는 가솔린 엔진은 연비 경쟁력도 우수하다.

4단 자동변속기와 협력해 신연비 기준 15.4km/ℓ의 복합연비를 기록한다. 수동변속기는 16.0km/ℓ다. 기존 카파 엔진을 개선해 고효율에 초점을 맞춘 카파 에코 프리미엄 엔진은 실린더 헤드와 배기 매니폴더를 일체형으로 설계해 고온 배기가스 에너지로 엔진을 웜업하고 배기가스의 냉각 성능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고속주행에서 연비가 7% 나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경차 최초로 쿨러 EGR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를 통해 3기통 엔진 고유의 진동과 노킹을 개선하였다. 또한, 분리 냉각 및 유동 정지 밸브 장치를 경차 최초로 적용했다.

가변 밸브타이밍의 응답성을 개선하는 등 연료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신기술을 적용해 10.4% 정도 효율이 높아졌다.

스티어링 휠은 위·아래로만 움직인다. 앞·뒤로 조절되는 텔레스코프 기능은 없다. 개인적으로 아쉽다. 대신 시트 등받이가 넓어져 앉은 자세가 편안했다. 스마트폰이나 음료수병, 캔, 컵을 놓을 곳이 마련되어 있고 수납을 위한 콘솔박스도 있다.

전방과 좌·우 차창은 시야를 넓게 펼쳐준다. 배기량은 998cc, 앞서 말한 최고출력이 6200rpm에서 뿜어 나온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구간은 3750rpm이다. 최고출력이 발생하는 시점이 기존 엔진보다 200rpm 정도 빨라졌고 최대토크는 250rpm 정도 늦춰졌다.

초기 발진 성능은 차분하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을수록 탁월하진 않아도 뚝심 있게 속도가 오른다. 개선된 카파 에코 프라임 엔진과 체결된 4단 자동변속기는 시속 60km에서 2단, 시속 100km에서 3단, 4단 시속 160km에서 기어를 체결한다.

배기량이 적고 효율을 개선한 엔진에 뭘 더 바랄까? 터보 엔진이 나올 예정이니 아쉽다면 조금 기다려 봄직하다.

승차감과 핸들링은 놀라울 정도로 나아졌다. 탄력 있고 든든하며 응답이 빠르다. 다만 댐핑 압력이 단단해 뒷좌석은 통통 튀는 경향이 있다. 안정감 있는 코너링을 위해 토크 벡터링 기능이 추가되었다. 경차에 걸맞지 않은 호사스러운 안전 보조 장치다. 안전을 위한 제어 기술이니 반길 따름이다.

고속 주행하던 중 위험 상황에 급제동할 때 차체의 꽁무니가 흔들리지 않도록 제동력을 조절해주는 SLS 시스템도 추가되었다. 그밖에도 전방 충돌 경고 장치와 방지 장치 등 첨단 안전 기술이 도입되었다.

차체 강성 강화를 위해 초고장력 강판의 사용을 기존 22%에서 44.3%로 늘렸고 차체 구조용 접착제의 사용을 67m로 4.4배 늘려 비틀림 강성이 2세대 13.9에서 3세대 18.4로 향상되었다. 7개의 에어백이 실내 곳곳에 숨겨졌고 뒷좌석엔 안전벨트 프리텐셔너가 장착되었다.

고치 안의 누에가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 세대 간 변화의 차이가 크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발전했다. 돌출형 모니터를 통해 기아차 전용 T-맵을 사용할 수도 있고 애플 카플레이로 스마트폰 앱의 기능을 모니터에서 작동할 수도 있다.

짧은 시승 코스였지만 신세대 모닝의 진화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젠 자동차를 용도와 취향에 따라 고르는 시대다. 지나친 허세는 탕진이란 낭패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한 시대에 맞는 스마트한 선택을 원한다면 경차답지 않은 작은 차에 눈길을 돌려보자. 기아 올 뉴 모닝은 경차를 대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3595×1595×1485mm | 휠베이스 2400mm | 무게 890~955kg | 엔진형식 직렬 3기통, 가솔린 | 배기량 998cc | 최고출력 76ps/6200rpm

최대토크 9.7kg·m | 변속기 4AT | 구동방식 FF |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 토션빔 | 타이어 모두 175/65R 14, 185/55R 15, 195/45R 16 중 선택

복합연비 15.4km/ℓ(16인치 14.7km/ℓ) | CO₂배출량 106g/km(16인치 111g/km) | 가격 950만~126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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