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V GTSR 시리즈

  • 기사입력 2017.03.08 22:02
  • 최종수정 2020.09.01 19:21
  • 기자명 모터매거진

HARDCORE KANGAROOS

호주 자동차 메이커 홀덴의 고성능 디비전 HSV. 타이어를 금방 태워버리는 모델에만 HSV 배지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를 뛰어넘는 초고성능 라인 GTSR이 등장했다.

코모도어와 말루를 베이스로 하며 V8 6.2ℓ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해 웬만한 스포츠카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파워를 자랑한다. 근육질 보디에 츄파춥스 껍질 컬러와 같은 화려한 도장을 입혀 쇼카의 면모를 보인다.

글 | 안진욱

매일 잠만 자는 귀여운 코알라의 나라 호주에도 자동차 메이커가 있다. 국내에서는 종종 쉐보레 오너들이 십자가 배지 대신 장착하는 사자 배지의 주인, 바로 홀덴이다. GM그룹 소속으로 과거 스테이츠맨과 베리타스의 친정이기도 하다.

마니아에게 홀덴은 남자의 차로 인식되어 있다. 시그니처 디자인 격인 근육질 보디가 인상적이며 UTE(세단 베이스 픽업) 말루가 드리프트 쇼카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홀덴에는 고성능 디비전 HSV(Holden Special Vehicle)가 있다.

HSV는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BMW M과 메르세데스-AMG와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역사도 짧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인 1987년 홀덴과 영국의 톰 워킨쇼 레이싱과 손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HSV 배지를 자세히 보면 홀덴의 사자와 워킨쇼 드라이버의 헬멧이 새겨져 있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위해 GM그룹이 자랑하는 LS엔진을 튼튼한 섀시에 얹었다. HSV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화려한 색상이다. 자칫 유치할 수 있는 화려한 보디 컬러를 잘 뽑아낸다고 정평이 나 있다.

과거 메르세데스-벤츠가 AMG보다 강력한 블랙시리즈를 선보이듯 HSV 역시 보다 강력한 GTSR 시리즈를 내놓았다. GTSR이란 이름은 낯선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고성능을 상징하는 알파벳은 다 들어가 있다.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된 모델은 3가지. 코모도어를 베이스로 하는 GTSR와 GTSR W1, 그리고 GTSR 말루다. GTSR과 GTSR 말루는 동일한 출력을 지녔고 GTSR W1은 GTSR의 하드코어 버전이다.

모두 터프한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GTSR 말루다. 첫인상은 괴기스럽지만 짐칸에 서핑보드를 싣고 지평선과 수평선이 보이는 도로를 달리는 말루의 브로셔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것이 바로 골드코스트 스타일이다.

희귀한 장르라 소유하고 싶어 하는 마니아가 많다. 나머지 세단형 모델 GTSR과 GTSR W1은 최신 디자인은 아니지만 강인한 경찰차 이미지가 매력적이다. 거기에 초고성능 모델임을 암시해주는 에어로 보디 키트로 치장했다.

얼굴은 같다. 거대한 공기흡입구를 가진 프런트 범퍼는 터치가 과감하다. 보닛 양 끝에 에어덕트를 뚫어 엔진룸 열기를 방출시킨다. 세단 모델의 측면은 짧은 프런트 오버행으로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사이드 스커트와 리어 스포일러로 다운포스를 증대시키며 완성도 높은 쇼카 아우라를 풍긴다.

GTSR 말루의 경우 독특한 측면 라인이 인상적이다. 세단의 모습으로 시작해 B필러부터 트럭으로 변하는 반인반수다. 행인들의 쓰레기통으로 전락할 수 있는 짐칸을 패널로 덮어 놓은 것은 센스! 세계에서 가장 빠른 택배차로 기네스북에 오를 수 있다.

인테리어의 레이아웃은 심플하다. 알칸타라와 가죽을 적절히 섞어 마감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이 엿보인다. GTSR W1은 알칸타라의 사용 범위가 보다 넓다. D컷 스티어링 휠은 타공 가죽으로 마감해 그립감을 높이고 버킷시트는 드라이버를 지지하기에 날개 크기가 충분하다.

드라이빙 셀렉터를 비롯해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등 편의사양을 빵빵하게 집어넣었다.

세 모델 모두 스몰블럭이라 불리는 V8 6.2ℓ 파워 유닛에 슈퍼차저를 달았다. GTSR과 GTSR 말루는 최고출력 587마력, 최대토크 73.5kg·m, GTSR W1은 이보다 높은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83.2kg·m의 힘을 낸다.

GTSR W1의 경우 6세대 콜벳 ZR1의 파워트레인과 동일하다. 변속기는 반갑게도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 장착된다. 왼발에 자신이 없다면 심심한 6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된다. 리어 액슬로만 몰리는 어마어마한 힘으로 타이어를 순식간에 태울 수 있다.

직진 성능뿐 아니라 횡이동 능력 또한 우수하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휠은 드라이버의 명령을 재빨리 따르고 토크 벡터링 시스템으로 구동력을 알맞게 배분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감쇠력 조절이 가능한 댐퍼를 장착해 다양한 세팅을 할 수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AP레이싱 제품을 사용하며 프런트 410mm, 리어 372mm 디스크 로터에 6피스톤 모노블럭 캘리퍼 조합이다. 막강한 제동력으로 드라이버는 마음 놓고 호주산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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