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ME OF TRIBE

  • 기사입력 2017.09.08 11:40
  • 최종수정 2020.09.01 21:06
  • 기자명 모터매거진

NATIVE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삶의 질은 높아졌다. 육지에서는 자동차, 바다에서는 배, 그리고 하늘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가뿐히 할 수 있다. 허나 현대문명을 거부한 사람들도 있다. 옛 그대로의 생활 방식을 고수하며 사는 원주민이다. 오래전부터 내려온 터전과 뿌리를 지키는 그들은 자연 그 자체다.

긴 역사만큼 각양각색의 부족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이러해 자동차 브랜드는 자동차 이름으로 부족 이름도 사용한다. 다양한 뜻을 담기에 적절한 ‘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자동차 6대를 모아봤다.

글 | 손권율

폭스바겐 - 투아렉

투아렉(Touareg)은 북아프리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막, 사하라(Sahara)에서 거주하는 유목민의 이름이다. 그들은 변덕스러운 기후를 자랑하는 사막을 극복하며 살고 있기에 육체가 매우 건강한 것이 특징이다. 폭스바겐의 기함 SUV인 투아렉도 그들의 몸처럼 짱짱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폭스바겐 그룹의 MQB 플랫폼 기반으로 만들어져 보잉 747도 끌고 다니는 대단한 녀석이다. 또한, 고급 SUV 포르쉐 ‘카이엔’과 뼈대도 나눈 돈독한 사이기에 도로 위에서 어깨 힘도 줄 수 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가 되고 싶은 SUV, 투아렉이다.

토요타 - 타코마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레이니어(Mount Rainier)산은 해발 4392m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산이다. 현재는 봉우리에 쌓인 눈이 365일 내내 녹지 않는 것으로 유명해 관광명소로도 인기가 좋다. 그렇다면 서부 개척 이전에는 어땠을까?

인디언 언어로 타코마(Tacoma)라는 이름으로 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성지였다. 이곳에서만큼은 각 부족 간의 전쟁이 없던 화합의 장이었다. 이에 토요타는 북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픽업트럭 시장을 화합하기 위해 중형 픽업트럭을 ‘타코마’라 작명했다.

2006년 출시한 일본산 중형 트럭은 이름에 걸맞게 매월 2만대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정상에 오른다. 이는 만년설의 녹지 않는 눈처럼 고장 나지 않는 자동차로 인정받아 이룬 결과다. 픽업트럭 시장 무덤인 국내에서도 선전할 것 같은 자동차, 타코마다.

지프 - 체로키

체로키(Cherokee)는 북아메리카에 거주하는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다. 유일하게 고유문자를 가진 부족이었고, 다른 부족들과는 달리 백인 문화를 대폭 수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지프는 SUV를 출시하는데, 그 이름을 체로키라 명명한다. 이 차는 유연한 태도의 체로키 인디언과 닮았다.

오프로드 주행에 특화되어 있지만 도심 속에서도 안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느 지프와 달리 유려한 곡선을 가진 외관도 눈에 띄었다. 이후 2세대를 거쳐 2003년 3세대를 마지막으로 단종되는 듯 보였으나, 10년 만에 완벽한 도심형 SUV로 부활한다.

4세대는 미국 차 특유의 투박함을 버리고 다양한 편의 장비를 대거 투입해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체로키족과 마찬가지로 고집을 버리고 미래를 위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쉐보레 - 아파치

아파치는(Apache)는 90년대 후반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 소재가 되었던 인디언 부족이다. 특히, 아메리칸 인디언의 최고의 전사라 불리는 ‘제로니모(Geronimo)’가 아파치족이다. 1955년 등장한 쉐보레의 2도어 트럭, 태스크 포스(Task Force)는 1960년식이자 마지막 모델의 이름을 아파치로 바꿨다.

GM그룹 최초의 자동변속기 하이드라매틱을 적용했고 엔진은 6기통 3.9ℓ 부터 V8 4.3ℓ , 4.6ℓ까지의 라인업을 보유했다. 화물차 신분이었지만 화려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는 왕년의 할리우드 스타, 아파치족과 일맥상통한 모습이다.

닷지 - 다코타

다코타(Dakota)는 수(Sioux)족이 연합해 탄생한 종족이다. 인디언 중에서는 가장 큰 부족으로 인구가 약 4만명에 이른다. 다코타족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디언 모습에 가장 가까운 부족이다. 2006년 닷지가 이름을 빌려 소형 픽업트럭의 이름을 다코타라 짓는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소형 트럭에 어울리지 않는 우락부락한 외모와 부족한 실용성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특히 경쟁사의 월 판매량을 1년에 거쳐 이루는 치욕을 쓰며 출시 후 6년 만에 단종된다. 닷지는 다코타 인디언을 만난다면 사죄부터 해야 할 것이다.

폰티악 - 몬타나

폰티악(Pontiac)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다. 그는 16세기 오타와(Ottawa) 족의 수장으로 식민지 정책을 강행하던 영국에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다. 당시 세계를 호령하던 영국군과 전투를 벌여 승리를 챙긴 장수기도 했다.

1926년 GM은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자동차 브랜드를 창립하는데, 그 이름을 폰티악으로 한다. 당시 스포티한 주행감성을 가져 저렴한 BMW란 별명도 얻으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회사 사정은 점점 악화됐고 2006년에 인디언 보호구역 지역명인 몬타나(Montana)를 본 따 SUV를 출시해 반전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실패를 맛보며, 2009년 브랜드는 해체한다. 위인과 같이 역사 속으로 떠났지만, 대중들 머릿속에는 다르게 자리한 ‘폰티악’이라는 단어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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