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FIVE OF TECHNOLOGIES

  • 기사입력 2017.09.07 16:35
  • 최종수정 2020.09.01 21:02
  • 기자명 모터매거진

COLLABORATION

누구에게나 주특기가 있다. 자동차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 지갑이 두둑한 대중 브랜드는 과감한 투자와 개발로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를 극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스포츠카 브랜드는 돈은 부족하지만 모터스포츠에서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가 있다. 성향이 다른 두 브랜드가 만나 기막힌 공산품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다.

글 | 안진욱

맥라렌 + BMW

레전드 중 레전드다. 맥라렌 F1은 지금도 옥션에서 어마어마한 몸값을 자랑한다. 1993년 탄생하는 순간부터 1988년까지 하이퍼카 왕좌를 지켰다. 고든 머레이는 설계 당시 강력하면서 완성도 높은 파워 유닛이 필요했다.

고심 끝에 고른 것은 BMW 7시리즈와 8시리즈에 달리던 V12 엔진(S70B56)이 낙점되었다. 이것을 가져와 맥라렌이 배기량을 늘이고 드라이섬프 타입으로 바꾼 S70/2 엔진으로 완성했다. V12 6.0ℓ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출력 627마력을 자랑했다.

이 힘과 가벼운 1138kg 몸무게로 세계를 정복했다. 25년 전 이야기지만 이 둘의 만남이 조만간 다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테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맥라렌과 BMW가 파워트레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 맥라렌

2003년 전설적인 메르세데스-벤츠 300SLR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모델이 메르세데스-벤츠 SLR이다. 천재 공학자 고든 머레이가 제작 총괄을 맡았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맥라렌이 당시 F1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섀시는 맥라렌, 파워트레인과 마감품질은 메르세데스-벤츠가 담당했다. GT카 성향이 짙었지만 성능은 슈퍼카들을 압도했다. 파워유닛은 AMG의 V8 5.5ℓ 슈퍼차저 엔진을 사용하며 5단 자동변속기와 물렸다.

626마력의 힘을 뒷바퀴로 전달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3.8초가 걸리며 최고시속은 337km에 달했다. 롱노즈 숏데크 실루엣에 화살코가 인상적이었지만 고든 머레이는 이 차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제작과정에서 잔소리를 많이 했다는 풍문이 돈다.

스와치 + 메르세데스-벤츠

귀염둥이들을 생산하고 있는 스마트를 이야기하려면 생뚱맞은 브랜드를 꺼내야한다. 바로 세계 최고의 시계 브랜드, 스위스의 스와치다. 1990년대 초 스와치 그룹은 소형 자동차 사업을 펼치고 싶어 했다. 당시 CEO 니콜라스 하이엑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물색했고 대중차 선두기업 폭스바겐이 선정됐다.

허나 협상과정에서 지분과 제작관여 문제가 불거져 둘은 깨졌다. 이에 다른 자동차 브랜드를 찾다 소형차 영역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던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손을 잡게 된다.

1994년 스와치와 메르세데스-벤츠는 49 : 51의 지분으로 마이크로 컴팩트카(MCC : Micro Comact Car)를 설립한다. 브랜드명은 스와치와 메르세데스의 이니셜 S와 M에 ART를 붙여 스마트(SMART)로 지었다.

렉서스 + 야마하

500대 한정 판매되었던 렉서스 LFA는 당시 약 4억원에 팔렸다. 렉서스 배지를 단 역대 모델 중 가장 비싼 녀석이었다. 일본 최고의 소프라노답게 압권은 사운드다. 음악 노트에 그리지 못할 정도의 하이톤 음색을 자랑했다.

이는 모터사이클 브랜드 야마하의 손길을 닿았기 때문이다. 재규어 F-타입의 경우에도 두카티가 사운드를 조율해줬다. 야마하는 피아노도 잘 만드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LFA를 최고의 악기로 만들었다. 사실 튜닝만 해준 것이 아니라 10기통 1LR-GUE 엔진 자체를 공급해 줬다.

고회전 엔진을 만지는데 도가 튼 장인답게 최고의 V10 4.8ℓ 유닛을 완성했다. 최고출력 553마력, 최대토크 48.9kg·m의 힘으로 0→시속 100km은 3.7초, 최고시속은 325km를 기록한다.

토요타 + 스바루

이니셜 D를 보고 자란 세대가 차를 구매할 나이가 되었을 때 토요타는 기가 막히게 장사를 했다. 타쿠미가 타던 86을 부활시킨 것. 여기에 스포츠카는 돈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토요타는 혼자서만 일을 저지르기 싫었다. 이에 조용히 지내던 고수 스바루에게 협업을 제안한다.

스바루는 WRC에서 영광을 누렸기에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토요타가 원하는 박서 엔진의 장인이기도 했다. 4기통 수평대향 2.0ℓ 엔진은 소박한 200마력의 힘을 냈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가벼운 차체 덕분에 뒤를 날리는 산길 주행이 가능했다.

토요타에서는 86으로, 스바루에서는 BRZ로 판매되었다. 토요타가 자존심이 상한 것은 배지가 다를 뿐이었는데 소비자들은 BRZ에 더 호감을 갖는 것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 포르쉐

독일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가 함께 마감을 한 적이 있었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생산된 500E는 일반적인 메르세데스 세단이 아니다. 포르쉐의 손길이 거친 모델이다. 세단을 지구상에서 누구보다 잘 만드는 메르세데스가 굳이 포르쉐의 도움이 필요했을까?

메르세데스는 라이벌 BMW의 다이내믹 드라이빙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이에 메르세데스는 잘 달리는 세단이 필요했고 이전의 반듯한 이미지를 깨야만 했다. 당시 같은 동네 사는 포르쉐는 재정이 좋지 못했다.

메르세데스가 포르쉐에게 모든 부품을 던져주고 화끈한 세단으로 완성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 결과 전설적인 959와 같은 생산라인에서 500E가 조립됐다. 품고 있는 V8 5.0ℓ 엔진은 330마력을 뿜어냈다.

BMW + 토요타

<분노의 질주>에서 폴 워커가 타던 오렌지 빛 토요타 수프라는 기자의 드림카였다. 기본기에 충실한 스포츠카였다. 강한 차체강성과 우수한 엔진 내구성으로 튜닝 마니아들의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20년 된 몸이지만 지금도 유투브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역이 많다.

오랜 공백 끝에 수프라가 부활을 알리고 있다.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BMW의 DNA가 투입된다는 것이다. 토요타와 BMW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동 개발했다. 토요타는 이 재료로 수프라를 만들고 BMW는 차기 Z4로 요리한다.

수프라와 Z4는 각 브랜드에서 스포츠카 심볼인 만큼 이 협업이 단순히 기업 이윤의 이해타산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Z4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 될 예정인데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마스터인 만큼 더욱 기대가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