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스포츠카 대결, 현대 N Vision 74 VS 토요타 수소 코롤라 스포츠

  • 기사입력 2022.09.07 18:1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해법은 전혀 다르다.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현대, 수소를 직접 태워 에너지를 만드는

토요타, 어느 쪽에 점수가 더 갈 것인가?

미래는 전기차 아니면 수소차가 주류를 이룰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후 변화로 위기는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구에서

인류가 살아 남기 위한 선택의 길은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없애는 길 뿐이다. 기후 변화를 줄여야만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로 방향을 틀고 있는 가운데, 수소

기술을 다듬고 있는 브랜드들이 보인다. 하나는 현대자동차, 그리고

또 하나는 토요타자동차다. 볼보나 벤츠 등 다른 곳에서도 수소 기술을 연구하고 있긴 하나, 대형 상용차를 위주로 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현대와 토요타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기반으로 스포츠카, 또한 그것을 넘어서는 레이스용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두 회사의 수소 자동차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디자인 : 콘셉트 모델 VS 양산

모델

현대 N Vision 74는 콘셉트카다. 현대 N브랜드 최초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으로, 전동화 시대를 넘어 더 먼 미래에도 ‘운전의 재미’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1974년 현대차의 콘셉트카였던 ‘포니 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눈에 띈다. 당시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첫 양산 스포츠카로 선보이고자 양산 프로토타입 차량까지 개발했으나, 당시 경제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결국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공개됐던 포니 쿠페도 2개의 도어를 가진 납작한 형태를 자랑했었는데, N Vision 74는 그 납작한 형태를 더 극단적으로 재현했다. 현대차가

전동화 모델에 잘 사용하는 파라메트릭 픽셀 램프를 적용했으며, 콘셉트 모델 답게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시

휠을 장착한다. 측면에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가 있으며, 후면에

거대한 리어윙을 장착해 ‘달릴 줄 아는 고성능 모델’임을

알리고 있다. 또한 고전적인 형태의 현대 엠블럼을 장착했다.

토요타 수소 코롤라 스포츠는 양산 모델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다. 그래서

외형은 코롤라 스포츠 그대로이다. 토요타는 코롤라 스포츠를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인 GR 코롤라를 만들었는데, 이 안에는 수소 코롤라를 개발하고 레이스에

투입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들어가 있다. 물론 GR 코롤라는

수소가 아니라 휘발유를 사용하지만, 에어로파츠 그리고 서스펜션 등 주요 부품들은 수소 코롤라가 적용하고

있던 것들이 많다.

만약 서킷이 아니라 일반도로에서 수소 코롤라를 마주친다면, 2열 도어를

보지 않는 이상 일반 코롤라와 다른 점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잘 다듬어진 GR 코롤라의 에어로파츠를 장착하고 있으므로 더더욱 그렇다. 심지어

뒤 범퍼에 머플러도 제대로 자리잡고 있다. 공통점은 두 모델 모두 2인승으로

다듬어졌다는 것이다. 수소 저장용 탱크와 여러가지 부품들을 탑재하는 만큼, 뒷좌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술적 : 전기 모터 VS 엔진

현대 N Vision 74는 ‘연료전지차’다. 그런데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완벽한

연료전차는 아니며, 연료전지차와 전기차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특이한 하이브리드라고 말해야 한다. 연료전지차라고 하는 이유는, 이 차가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작동시키고 뒷바퀴를 굴리기 때문이다. 전기차라고 하는 이유는, 연료전지차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용량이 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차는 수소 연료 주입과 별도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전기

충전구는 DC 콤보 방식을 사용하며, 800V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전기로만 달려도 아무 문제가 없는 셈인데, 굳이

수소를 주입하고 연료전지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경주에 참가한다면, 가혹한 주행 환경에 의해 배터리팩의 과열이 발생할 경우 과도한 배터리 충전을 멈추고 수소연료를 사용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주행한다. 배터리만 사용할 경우 냉각 성능을 극단적으로 높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을 통해 뒷바퀴에 달린 트윈 모터의 제어 조건을 정확하고 빠르게 구현했다. 덕분에 토크 벡터링 성능을 높였다. N Vision 74를 위한

고성능 및 냉각 성능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3채널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연료전지차의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에 대한 장점을 통해 모터스포츠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N Vision 74는 최고출력 680마력 이상, 최대 토크 91.8kg-m 이상의 높은 성능을 지니고 있다.

토요타 수소 코롤라 스포츠는 연료전지를 사용하지 않고 화석연료를 태우는 일반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이 방식은 1990년대 말 즈음에 BMW를 비롯한 여러 자동차 제조사에서 시험했던 것인데, 당시에는 효율성이

적다고 엔진이 쉽게 손상된다는 이유로 사장되었다. 게다가 토요타는 이미 연료전지 기술을 앞서 구현했고, 지금도 ‘미라이’라는

이름으로 양산하고 있다. 토요타의 연료전지는 2세대로 진화해, 자동차는 물론 열차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한다.

그런데도 토요타는 수소를 직접 태우는 엔진을 만들었다. 처음으로 수소

엔진에 도전했을 때는 5분 만에 엔진이 손상되었기에 모두 낙심했는데,

생각해보니 가까이에 기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토요타가 GR 야리스에 탑재하기 위해 제작한 고성능 가솔린 엔진이었다. 처음부터

고열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기에 수소 엔진으로는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대신 인젝터는 수소 연료에 맞게

내구성을 다듬었으며, 2열 좌석 위치에 수소 탱크를 탑재했다.

수소 코롤라의 연료탱크 용량은 180ℓ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긴 시간을 달리지 못했다. 전체

주행 시간 24시간 중에서 수소 충전에만 약 4시간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수소 충전에도 문제가 있었다. 초기엔 충전 시간이

10분 이상 소요됐지만, 지금은 5분 이내에 탱크를 채울 수 있다. 연비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레이스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개량을 거듭한 결과, 이제는 연비도 꽤

높아졌다. 자신감을 얻은 토요타는 이를 기반으로 수소 엔진을 탑재한 GR

야리스를 제작했다.

양산 모델로 만날 수 있을까

현대 N Vision 74는 당장의 양산화가 힘들다. 우리가 그나마 비슷하게 접할 수 있는 자동차는 2023년에 등장할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다.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N Vision 74는 제품 라인업 전체의

개발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지니고 있고, 롤링랩은 단순 양산모델을 넘어 선행기술을 지속 개발하는

등대로서의 역할”이라며, “이런 독특하고 전략적인 접근은

현대차 및 N브랜드가 미래를 준비하고 도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N Vision 74를 양산해달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도 이러한 소리를 그냥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두

개의 방식을 모두 적용하기는 힘들어도, 전기차 또는 연료전지차 어느 한 형태로는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하면서 희망을 품고 싶다. 이렇게 유려한 라인을 지닌 고성능 자동차를 현대 브랜드의 이름으로 만날 수 있는 때가 얼마나 되겠는가. 자동차 매니아의 마음을 울릴 만하다.

토요타는 수소 코롤라를 단순히 레이스용 수소 자동차로만 남길 생각은 없다. 토요타 GR의 사장, 사토 코지(佐藤恒治)가 말한 바에 따르면, 수소 로드맵에 따라

10부 능선 중 4부 능선을 이제 막 넘은 상태라고 한다.

참고로 4부 능선은 배기 시스템 관련 개발을 말하는 것이며, 이제 5부 능선인 ‘기능신뢰’와 관련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레이스에 자동차를 투입하면서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져 온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도달할 목표들이다. 지금까지 넘어온 능선보다 다음 능선을

넘는 것이 더더욱 힘들 것이라고 한다. 거기에는 수소 탱크의 소형화와 실증 평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되어 있다. 또한 목표는 상용과 승용이 모두 설정되어 있는데, 상용차의

경우 고압 수소 탱크를 탑재하는 게 승용차보다 더 쉽기 때문에 수소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로 만들기 상대적으로 쉽다고 한다. 만약 액체 수소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상용화가 더 쉬워질지도 모른다.

번외 – 수소 생태계 연합을 만든 토요타

토요타는 수소 생태계에 혼자서 도전하지 않았다.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사용할 수소를 어디에서 갖고 올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운반할 것인지도 모두 생각했다. 토요타는 여러 회사에서 필요한 수소를 동시에 공급받는다. 처음에는

갈탄에서 뽑아낸 수소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태양광 발전을 이용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지열을 이용해 수소를

추출한다. 하수 처리시설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추출하기도 한다.

수소를 추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운반도 중요하다. 토요타는 일찍이

연료전지 트럭을 만들었는데, 본래 일본의 편의점 세븐일레븐과의 협업을 위해 만들었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수소 수송에 사용했다. 수소 운반 탱크는 이전에는 금속으로 만들었으나,

수지 라이너를 사용하면서 가벼우면서 고압 운반이 가능하도록 개량했다. 수소 탱크 압력도 20MPa에서 45MPa로 향상됐고,

수소 운반량은 기존의 15kg에서 약 4배의 56kg까지 늘어났다.

토요타 수소 생태계 연합에는 현재 야마하와 가와사키도 참전하고 있다. 야마하는

토요타의 제안으로 대배기량 8기통 엔진을 기반으로 한 수소 엔진을 제작해 공개했다. 가와사키는 수소를 사용하는 버기를 공개했다. 수소 버기는 가와사키의

고성능 모터사이클, H2에 탑재하는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며, 연료

분사와 관련된 부품만 수소 전용으로 바꿨다. H2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건 :매버릭’에도

등장했으니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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