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수소 자동차 도전, 탄소 중립 생태계가 완성되어간다

  • 기사입력 2022.07.01 14:41
  • 기자명 모터매거진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토요타가

수소 레이스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현재, 수소

관련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어쩌면 우리는 미래에도 엔진을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22년 6월 초,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타이어가 후원하는

내구레이스 ‘슈퍼 타이큐 시리즈’ 무대에 토요타가 수소 엔진으로

참가한 지도 어느 새 1년이 됐기 때문이다. 휘발유 대신

수소를 태우는 엔진을 개발하고도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갖기 못했던 토요타의 엔지니어들에게 “가혹한 레이스

무대에서 검증하면 된다”라고 말한 것은 사장인 ‘도요다 아키오’였다. 참가 초기에는 냉혹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제는 좀 달라진 것 같다.

비약적으로 개선된 수소 생태계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동차는 연료가 없으면 달릴 수 없다. 수소 자동차가 달리려면, 수소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수소는 어디서 갖고 올까? 토요타는 여러 회사에서 필요한

수소를 동시에 공급받는다. 처음에는 갈탄에서 뽑아낸 수소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태양광 발전을 이용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지열을 이용해 수소를 추출한다. 하수 처리시설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추출하기도 한다.

수소를 추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운반도 중요하다. 토요타는 일찍이

연료전지 트럭을 만들었는데, 본래 일본의 편의점 세븐일레븐과의 협업을 위해 만들었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수소 수송에 사용했다. 수소 운반 탱크는 이전에는 금속으로 만들었으나,

수지 라이너를 사용하면서 가벼우면서 고압 운반이 가능하도록 개량했다. 수소 탱크 압력도

20MPa에서 45MPa로 향상됐고, 수소 운반량은 기존의 15kg에서 약 4배의 56kg까지 늘어났다.

수소를 운반했다면, 그 다음은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완성도가 낮아 긴 거리를 달리지 못했지만, 1년

동안 개선을 거치면서 항속 거리가 20% 향상됐다. 출력은

20%, 토크는 30%가 늘었으며, 수소를 충전하는 시간도 기존의 5분에서 1분 30초 정도로 단축됐다. 이에

고무된 다른 제조사들도 잇달아 뛰어들었는데, 스바루는 탄소중립 연료를 사용하고 마쓰다는 조류에서 추출한

차세대 바이오디젤을 사용한다.

시판을 향한 4부 능선을 넘었다

토요타 GR의 사장, 사토

코지(佐藤恒治)는 단순히 레이스용 수소 자동차로만 남길 생각은

없다. 수소 엔진을 탑재한 양산차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발표를

통해 말한 바에 따르면, 수소 로드맵에 따라 10부 능선

중 4부 능선을 이제 막 넘은 상태라고 한다. 참고로 4부 능선은 배기 시스템 관련 개발을 말하는 것이며, 이제 5부 능선인 ‘기능신뢰’와

관련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레이스에 자동차를 투입하면서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져 온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도달할 목표들이다. 사토 코지의 발언에 따르면, 지금까지 넘어온 능선보다 다음 능선을 넘는 것이 더더욱 힘들 것이라고 한다.

거기에는 수소 탱크의 소형화와 실증 평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되어 있다. 또한 목표는

상용과 승용이 모두 설정되어 있는데, 상용차의 경우 고압 수소 탱크를 탑재하는 게 승용차보다 더 쉽기

때문에 수소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로 만들기 상대적으로 쉽다고 한다.

수소 엔진을 승용차에 탑재하기 위한 해법으로 토요타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영하 253℃의 액체 수소를 사용하고 이를 담는 탱크를 만드는

것. 수소를 액체로 만들면 기체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1회

주입으로 실현되는 주행거리가 휘발유를 사용하는 일반 자동차와 거의 동등하다. 또한 수소 충전소도 지금의

크기보다 1.4 정도로 크게 줄일 수 있다. 아직은 콘셉트카

수준의 모형이지만, 조만간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두 번째는 기존 미라이의 수소탱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토요타는 수소탱크와 엔진을 탑재한 ‘코롤라 크로스’를 전시했다. 일반적인 세단이 아니라 SUV가 선택된 이유는, 아마도 수소 탱크를 탑재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레이스용

자동차인 수소 코롤라에 탑재한 G16 수소 엔진을 이식하고 차체 후면에 수소 탱크를 탑재했다. 본래 코롤라 크로스는 4륜 구동 자동차이지만, 수소 탱크로 인해 앞 바퀴 굴림 자동차로 바뀌었다.

합성 연료도 준비하고 있다

토요타는 수소 외에도 다른 연료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든 합성 연료도 있는데, 이 연료를 사용하는 GR86도 현재 레이스에 투입되어 있다. 스바루도 같은 연료를 사용하는데, 스바루 BRZ는 기존 2.4ℓ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고 GR86은 새로 개발한 3기통 1.4ℓ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다. 기존 엔진보다 더 적은 배기량으로 높은

힘을 내는 이른바 ‘다운사이징 엔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엔진에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일반 휘발유와 달리 합성

연료는 미량의 연료가 피스톤링과 오일링을 통과해 엔진오일과 서서히 섞여버린다. 그 결과 오일이 희석되면서

오일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엔진 과열은 물론 최악의 경우 엔진이 붙어버릴 수도 있다고. 동일한 연료를

사용하는 스바루에서 문제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터보차저를 사용해 고압 고온의 상황에서 연소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토요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은 연료 분사량과 횟수, 타이밍을 조절하기로

결정했다. 이전에 경험했던 5시간 레이스에서는 별 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24시간이 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피트스톱을

할 때마다 체크하고, 문제가 있으면 단번에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것도 생각했다. 정작 문제는 변속기에서 일어났지만, 양산화를 결정하기 전에 레이스를

통해 문제를 잡아나가는 것도 꽤 훌륭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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