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차를 풀옵션으로 만드는 남자, 유튜버 ‘훼사원’ 인터뷰

  • 기사입력 2021.10.29 09:31
  • 기자명 모터매거진

“문제가 생겼어!” 그의 영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사다. 깡통 아반떼를 풀옵션 아반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그만큼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하지만 사람 좋은 웃음과 함께 훌훌 털어버리고 답을 찾아가는 그의 매력에 많은 이들이 허우적대고 있다.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유튜브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취향과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채널들도 많아졌다. 자동차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도 그렇다. 단순히 시승기를 넘어서 자동차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여러 채널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오늘 만날 유튜버는 그러한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인 DIY 혹은 셀프 튜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약 2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훼사원’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스스로 자신의 애마를 꾸미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이다. ‘훼사원’의 아반떼 AD 역시 어딘가 특별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아반떼 AD 스포츠 모델에 옵션이 든든하게 채워진 모델 같으나 이 차는 원래 소위 말하는 아반떼 AD ‘깡통차’였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는 대부분의 편의사양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장착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천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Q.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깡통에서 풀옵션까지’를 주제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유튜버 ‘훼사원’입니다. 2018년 12월 30일에 첫 영상을 올렸고, 채널은 운영한 지 거의 3년이 다 되어 가네요.
 
Q. 처음 영상을 올리실 때는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있지 않으셨는데요. 어쩌다가 DIY 콘텐츠를 진행하게 되셨나요?
사실 처음에는 유튜브를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할 당시, 잘하는 게 무엇일지 생각해보니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엑셀을 능숙하게 다루었고,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니 자동차가 있어서 그러한 주제를 다룰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자동차부터 다루기로 생각했죠. 그러다 문득 수동변속기 자동차도 크루즈 컨트롤이 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직접 설치를 했고 그것을 영상으로 제작해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DIY가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Q. 첫 작업인 크루즈 컨트롤 이후로 어떤 셀프 튜닝을 진행하셨나요? 척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사실상 거의 풀옵션 아반떼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남은 작업들이 있긴 하지만요. 우선 기어 레버 교체, 열선 및 통풍 시트, 오토 에어컨, 순정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를 장착했습니다. JBL 스피커도 장착했고, 인테리어 컬러를 베이지색으로 바꾸고 있는 중입니다. 외관은 아반떼 스포츠의 램프, 리어 범퍼, 휠, 머플러 팁으로 바꾸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작업을 했는데, 일일이 모두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작업을 거쳤습니다. 제 유튜브 채널에 오시면 작업의 내용과 과정을 보실 수 있어요
Q. 그렇다면 이제 남은 작업은 무엇이 있을까요? 계획 중인 작업이 궁금합니다.
일단 지금은 2열을 폴딩 시트로 바꾸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2열 열선 시트, 전방 센서, 차선 이탈 경보장치를 장착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작업은 스마트키 시스템을 장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키 작업은 업체에서도 꺼릴 만큼 난이도가 높아서 각오하고 있습니다.

Q. 해왔던 작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가장 고생했던 작업이 떠오를 것 같은데요.
일단 제가 DIY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접 배선도도 공부하고 부품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고생을 많이 한 편입니다. 그중에서 정말 최악이었던 작업은 오토 에어컨을 장착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영상도 무려 총 5편이 나올 만큼 길고 험난한 여정이었어요.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실패를 거듭했는데, 마지막엔 결국 셀프 정비소를 찾았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그다음 날 오후 1시에 집에 돌아왔거든요. 작업 시간만 거의 2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밥도 한 끼밖에 못 먹었죠. 나중엔 정말 앞도 잘 안 보일 정도로 녹초가 되었습니다. 정말 끔찍한 작업이었고, 두 번 다시 하기 싫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과정이 있었던 만큼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전에 타던 차들은 모두 오토 에어컨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정작 사용하지 않았는데, 그 고생을 하고 나니까 이게 너무 소중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오토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 인테리어는 출고상태의 부품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Q. 그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DIY를 꾸준히 할 만큼의 매력이 있었나요? 훼사원님이 생각하시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와 같은 일반인들이 DIY를 하면 보통은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항상 무언가 문제가 생기고, 부품을 부러뜨리고, 막상 설치를 완료했는데 정상적으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등 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그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이 큽니다. 내가 내 차를 직접 바꾸어 간다는 뿌듯함이 한 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거든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저는 그 과정을 영상으로 만드는 것에도 매력을 느꼈고요.

Q. 그렇다면 누군가가 DIY에 도전하겠다고 물어보았을 때 추천을 하시나요?
웬만해선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제가 영상에서도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장착을 하기 위한 부품만 마련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부품을 장착하기 위한 공부, 전선과 같은 잡다한 재료들, 작업에 필요한 공구를 마련하는 것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거든요. 그러한 것을 종합적으로 계산할 때 전문가에게 맡기는 공임이 결코 비싼 것이 아닙니다. 작업 퀄리티 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앞서 말한 매력 때문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으시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도 저는 말리고 싶습니다. 정말 힘듭니다!

Q. 차를 바꿔 가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사건은 무엇인가요?
제가 사실 자동차 관리법 위반으로 벌금을 낸 적이 있습니다. HID 램프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인데요. 전조등 교환 시 구조변경을 신청하게 되어 있는데, 당시 문의했을 때 순정 부품은 별도의 구조변경 신청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일반인이 교체를 하는 행위 자체가 자동차 관리법 위반이었던 것이죠. 아무래도 당시에 문의를 받으신 분은 구조 변경에만 초점을 두고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일반인인 줄 모르셨던 거겠죠.
결국 익명의 신고로 인해 조사를 받고 벌금을 납부했습니다. 어쨌든 그 부분은 당시의 제가 전혀 몰라서 실수했던 부분이네요. 그래서 다음부터는 무조건 자동차 관리법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많은 분들이 보시는 유튜브에 올라가는 것이니 더욱 꼼꼼히 확인하는 게 맞겠죠. 이 사건이 저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고, 어찌 보면 가슴 아픈 사건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다음 차를 산다면 또 깡통 모델을 사실 건가요? 아니면 풀옵션을 사실 건가요?
현재 운행하고 있는 아반떼가 세 번째 차인데요, 재미있는 점은 제 첫차인 모닝과 두 번째 차인 SM3가 모두 풀옵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당시의 차들이 풀옵션이라고 해도 옵션이 요즘 자동차처럼 대단히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것들을 한 번 경험해보고 나니 굳이 옵션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한 것이 수동 깡통 아반떼입니다. 그런데 제가 하나하나 옵션을 만들어가다 보니 어느새 너무 소중해지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다음 차를 산다면 그냥 풀옵션을 사고 싶은데, 막상 또 유튜브 콘텐츠를 생각하면…(웃음) 아마 앞으로의 콘텐츠 방향성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Q. 예전에는 야외에서 작업을 주로 하셨는데, 요즘은 새로운 작업실이 생겼습니다. 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있을 것 같은데요?맞습니다. 처음엔 공영주차장, 아파트 지하 주차장 같은 곳에서 주로 작업과 촬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너무 열악했어요. 차를 분해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밥을 먹으러 갈 수도 없어 온종일 굶는 것이 일상이었고, 화장실도 겨우 후다닥 다녀오는 정도였어요. 특히 비가 오거나, 너무 덥거나 추운 날씨도 고생스럽긴 마찬가지죠.그러다 어느 날 구독자 한 분께서 남는 창고 하나를 빌려주셨습니다. 참 감사하죠. 덕분에 이렇게 저만의 작업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공간도 냉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야외에서 작업할 때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특히 비오는 날이 뿌듯합니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우선 제 차를 가지고 서킷 주행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아직은 기록을 내는 것에 대한 욕심보다는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큰 것 같아요. V-Log와 같은 콘텐츠도 시도해 볼 계획이고요. 그리고 제가 구독자분들께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풀옵션 만들기를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아반떼를 완벽한 풀옵션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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