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토요타 캠리

  • 기사입력 2018.02.07 13:40
  • 기자명 모터매거진

BREAK OWN RECORD

토요타 캠리가 풀 모델 체인지되었다. 지난 34년 동안 글로벌 패밀리 세단 시장에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해 온 캠리가 8세대로 진화했다. 이번엔 운전의 재미를 내세웠다. 저 중심 설계의 TNGA 플랫폼을 통해 뼈대를 바꾸고 외모를 꾸민 생판 다른 캠리를 만났다.

글 | 이승용

사진 | 최재혁

토요타의 수석 엔지니어는 애초 캠리를 설계할 때부터 전통적인 패밀리 세단의 나긋나긋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기로 결심했다. 디자이너와 의기투합해 큰 그림을 펼치기 위한 깜찍한 도발에 나섰다. 캠리에 화끈한 액션 실력을 이입시킬 준비에 착수한 것.

전열을 가다듬고 목표에 집중한 결과 그저 그랬던 패밀리 세단이 핸들링 좋고 넉넉한 공간의 고급 중형 세단으로 거듭났다. 참신한 전술은 뜻밖의 선풍을 불러일으켰다. 노고에 대한 보상 역시 컸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10월 24일 한국 시장에 신형 8세대 캠리를 발표한 후 지난 12월 중순까지 약 1900대를 팔았다.

그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1000대를 차지했다. 폭스바겐의 판매 중지로 반사이익을 본 것도 사실이지만, 나아진 제품력이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들에게 신형 캠리는 쇼핑 목록에 추가해 고민할 만큼 매력적이다.

자랑할 만한 성능

신형 캠리는 토요타 글로벌 아키텍처(TNGA) 플랫폼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를 통해 토요타는 캠리의 차체를 레이저 스크루 용접 공법 및 구조용 접착제를 이용해 고장력 강판에 알루미늄 및 철판 구조물을 덧대어 제작했다.

차체는 이전 세대보다 구조용 접착제의 적용 부위와 레이저 스크루 용접 부분을 확대한 결과 뒤틀림 강성이 30% 정도 높아졌다.

앞바퀴에 맥퍼슨 스트럿 타입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뒷바퀴엔 어퍼암과 로어암을 재배치한 더블 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을 달았다. 새롭게 손을 본 쇽업소버를 체결한 서스펜션으로 승차감을 개선했다.

저 중심 구조로 설계된 섀시와 새로 개발한 서스펜션이 서로 효과적으로 어우러지며 자랑할 만한 핸들링과 승차감을 만들어 냈다. 와일드 하이브리드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개발 방향을 운전의 재미에 맞춘 티가 확연했다.

운전대를 잡고 좌우로 돌려보면 묵직한 무게감에 흠칫 놀란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이전 세대는 한 손가락만으로도 운전대를 돌릴 만큼 가벼웠다면 신형 캠리의 운전대는 확연히 차이가 날 만큼 무거워졌다.

조향 기어비가 빡빡해진 만큼 이번 8세대 캠리의 핸들링 변화는 무척 인상적이다. 급코너에서도 매끄러운 코너링 성능을 발휘했다. 빠릿빠릿하고 야무진 몸놀림이 이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주행 품질 역시 예전과 사뭇 다르게 조율했다. 2.5ℓ 다이내믹 포스 휘발유 엔진이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었다. 가장 효과적으로 효율을 높이기 위한 묘책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 작게 제작하고 더욱 가볍게 설계했다.

2487cc 직렬 4기통 엔진은 일자형 흡기 포트와 배기 밸브를 모터로 움직이는 VVT-E 기술을 적용해 엔진의 연소 효율을 높였다.

4기통 휘발유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 무단 자동변속기인 e-CVT 트랜스미션이 앙상블을 이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41%의 높은 열효율 성능으로 동력장치로부터 구동계로 전달되는 과정의 에너지 손실을 줄여 연료 효율성과 출력을 높였다.

EV 모드로 시속 40km까지 저속운행이 가능한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EV 모드로 유령처럼 소리 없이 움직이다가 오른발 끝에 힘을 줘 가속하면 휘발유 엔진이 깨어난다. 다이내믹 포스 4기통 휘발유 엔진은 2개의 전기모터와 상호작용하며 시스템 최고출력 211마력의 힘을 쏟아낸다.

7세대 캠리는 시스템 출력이 203마력이었다. 7세대 캠리의 2.5ℓ 엔진은 158마력이었지만, 8세대 캠리의 2.5ℓ 엔진은 178마력으로 출력이 높아졌다. 게다가 7세대 캠리의 엔진 배기량은 2494cc였지만, 8세대로 진화하면서 배기량은 오히려 2487cc로 줄었다.

적은 배기량의 엔진으로 더 높은 출력을 생산해내고 더 강한 시스템 출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역시 잘 만들어진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열관리 시스템 덕분이다. 실제로 체감 주행 성능은 휘발유 3.0ℓ 엔진과 견줄 정도였다. 8세대 캠리는 혈기와 패기가 넘쳤다. 순발력이 탁월하다. 연료 효율성은 도리어 높아졌다.

캠리는 차대, 구동계, 서스펜션 등 세밀하게 계산하고 분석한 구조를 토대로 혈기왕성한 와일드 하이브리드카로 재탄생했다. 화석연료를 쓰는데 자린고비처럼 인색하기 그지없다. 에코 모드에서 타력 주행 시 오토 글라이드 컨트롤이 작동된다.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타력 주행 시 엔진이 꺼지는 일종의 코스팅과 같은 기능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높은 경제성은 신형 캠리의 장점이다. 1ℓ당 12.8km를 움직일 수 있었던 7세대보다 3.9km를 더 이동할 수 있다. 복합 연비는 16.7km/ℓ다.

생판 다른 모습

토요타 디자인 개념인 ‘킨룩(KEEN LOOK)’을 새롭게 해석했다. 사무라이의 투구가 연상되는 앞모습은 매우 저돌적이고 공격적이다. 6중 면도날처럼 생긴 앞범퍼의 공기 흡입구 디자인은 범퍼에 닿는 공기를 무참히 베어버릴 기세다.

시퍼런 서슬에 완전히 위압되고 말았다. 킨룩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범퍼 아래로 마름모꼴로 디자인된 앞모습은 위풍당당한 이미지와 함께 시각적으로 차체를 널찍하게 보여준다.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은 역동적이다. 저 중심 설계를 강조하는 듯이 보닛 디자인은 앞쪽으로 갈수록 낮게 내려앉는다. 높은 벨트 라인 디자인은 든든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지붕 선은 매끄럽게 그려졌다.

유려하게 뻗은 지붕 선이 두툼한 C필러 아래로 내려오며 트렁크 리드로 갈수록 점점 굵어지는 스포츠백 스타일이다. 7세대보다 1인치 커진 245/45R 18인치 휠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출발 총성을 기다리는 단거리 경주자처럼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포티한 프로포션이 눈길을 끈다.

사이드미러와 리어 콤비 램프에 장착된 에어로 스태빌라이징 핀 디자인은 디테일의 높은 경지를 보여준다. 토요타가 F1에서 발전시킨 이 작은 부품은 차체에 측면을 따라 흐르는 기류에 소용돌이를 만들어 유속을 빨라지게 한다.

고속 주행 중 차체가 좌우로 밀리지 않도록 공기의 흐름을 유도해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차체 하부엔 플로어 전면 커버를 장착해 공기저항을 줄였다. 또한, 엔진룸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흐름을 조절해 저항을 줄이고 엔진룸 안의 온도를 낮추는 그릴 셔터 기능이 추가되었다.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은 하이브리드 기술과 잘 어우러져 상승효과를 거두었다.

넓은 전방 시야 확보를 위해 대시보드를 낮게 디자인했다. 인테리어는 간결하면서 넓은 실내를 연출하고 있다. 각종 스위치의 위치가 운전자의 손 뻗는 공간 안에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어 직관적이고 편안하다. 손에 닿는 부분은 푹신한 소재로 감쌌다. 7인치 컬러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에 각종 차량 정보가 표시된다.

지난 7세대 캠리의 인테리어보다 확실히 고급스럽다. 안쪽엔 든든한 에어백이 10개나 장착되었다. 가속 페달을 전방으로 이동시켜 앞 좌석 무릎 공간이 넓다. 뒷좌석 천정을 움푹하게 디자인해 머리 위 공간을 확보했고 시트의 등받이를 눕혀 안락함을 더했다.

뒷좌석 등받이를 접을 수 있게 제작해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가뜩이나 넉넉한 트렁크 공간인데 등받이까지 접으면 어지간한 물건은 손쉽게 실을 수 있다. 실용성에 별점 하나 더 줄 만하다.

새로워진 캠리는 전 세계 고객에게 미소를 전하기 위해 세심하게 개선하고 단련해 선보인 토요타의 대표주자이다. 캠리는 오랫동안 타고 다녀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무난한 성능과 수리가 편하고 유지비용 부담이 없는 차란 기본적인 가치엔 변화가 없다.

예전의 무던한 이미지를 벗어던졌을 뿐이다. 한국 시장에서 경쟁 모델은 같은 가격대의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불굴의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한국 시장에서 출시와 더불어 최고의 판매량을 경신한 8세대 캠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노장 선수의 파이팅이 돋보이는 것같이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멋지게 보냈다. 여세를 몰아 2018년 무술년에도 하이브리드카의 전성기를 이어갈 준비에 나섰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4880×1840×1445mm
휠베이스2825mm
무게1980kg
엔진형식4기통, 가솔린
배기량2487cc
최고출력211ps
최대토크 ​​​22.5kg・m
변속기e-CVT
구동방식FWD
서스펜션​​​(앞)맥퍼슨 스트럿, (뒤)더블 위시본
타이어(모두)245/45R 18
0→시속 100kmN/A
최고속도N/A
복합연비16.7km/ℓ
CO₂ 배출량95g/km
가격42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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