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올 뉴 오딧세이

  • 기사입력 2018.01.31 14:10
  • 기자명 모터매거진

MAKE YOURSELF AT HOME

편안함과 고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미니밴을 소개한다. 존재감 넘치는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녹인 5세대 혼다 오딧세이가 그 주인공. 필요하다 싶은 것은 모두 있다. 실내는 운동장처럼 넓고, 청소기까지 갖춘 센스가 놀랍다. 진정 완벽이란 단어가 아깝지 않을 프리미엄 패밀리카의 정수를 모두 담았다.

글 | 박지웅

사진 | 최재혁

혼다 오딧세이는 1994년 혜성처럼 등장하며 20년 이상 미니밴 시장의 월드 베스트셀링카로 입지를 탄탄히 한 효자 모델이다. 특히 2013년 한 해만 미국에서 13만대 가까이 팔면서 미니밴 경쟁이 치열한 북미 시장에서 영광스러운 미니밴 왕좌에 앉았다. 최근 혼다 오딧세이는 5세대로 선수교체를 마치고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나섰다. 본지 기자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5세대 오딧세이 한 대를 만났다.

패밀리의, 패밀리를 위한

새하얀 오딧세이가 눈앞에 있다. 색 전문가가 아니어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대형 세단이 하얀 옷을 입고 있으면 포마드를 잔뜩 발라 머리를 뒤로 넘긴 노는 형님처럼 날라리티가 난다. 허나 패밀리카는 오히려 하얀색이 더 차분하고 점잖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색으로도 차를 참 편안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오딧세이처럼 미래지향적인 얼굴을 하고 있으면 이런 색은 더 잘 어울린다.

얼굴은 혼다 솔리드 윙 페이스가 적용되어 한눈에 보아도 혼다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진다. 차체 크기가 크기인지라 세단 모델보다 불어난 풍채 탓에 다소 투박해진 전면부지만, 다른 혼다 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매서운 눈매의 헤드라이트로 날카로움을 잊지 않았다.

전 세대에서 촌스럽게 느껴졌던 노란 차폭등은 헤드라이트에서 빼내어 프런트 펜더에 위치시켰다. 옥의 티라기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패밀리카 특성을 잘 살린 매력포인트다.

시야가 탁 트여 전망 좋은 집

오딧세이는 옆태가 생명이다. 히든 슬라이드 레일 기술은 보기 싫은 기존 노출형 슬라이드 레일의 완벽한 대안이다. 레일이 전혀 보이지 않아 면처리가 깔끔하다. 허나 차체 길이가 5190mm나 하므로 상대적으로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넓은 면은 선이 날카로운 비대칭 캐릭터 라인으로 상쇄했다.

도어 캐치 위로 지나는 캐릭터 라인은 C필러에 다다라 급하게 꺾여 내려가고, 다른 하나는 프런트 펜더 옆으로 치켜 올라간다.

엉덩이의 ‘C’자형 콤비네이션 LED 테일램프는 예전 디자인을 계승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양 테일램프 사이를 이번엔 크롬 장식으로 이었다. 크롬은 빛 반사가 뛰어나기 때문에 리어램프가 고장 났을 경우에도 후방 차들에 주의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기구가 보이지 않는 것은 의아하다. 배기가스 뿜는 패밀리카 이미지가 싫어 숨겨놓은 모양이다. 2열과 3열 유리처럼 프라이버시 글래스를 적용한 뒷유리는 좌우로 넓어 왠지 모를 안정감을 준다.

휠베이스 3000m의 위엄

바뀐 실내가 궁금해 뛰어들어간다. 1세대 개발 초기 컨셉트가 개인 제트기였던 만큼 그 느낌이 살게 세대를 거듭하면서 편안하고 고급스럽게 내부를 다듬었다. 콕핏에 앉아보면 장거리 운행에도 끄떡없을 것 같이 편한 착좌감에 취한다.

의자에 거의 몸을 뉘인 후 프리미엄 사운드로 노래를 재생해본다. 실내 곳곳에 박힌 11개의 스피커가 커다란 공간감을 살려 노래를 맛깔나게 부른다.

화려한 디지털 계기판 뒤로 시야가 막힘이 없다. 돌출된 곳 하나 없는 디자인의 대시보드가 탁 트인 시야를 보장한다. 분명 설계자는 차가 크면 클수록 이런 시야가 잘 확보돼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이다.

8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싫어하진 않지만, 기자는 요즘 자동차 디지털 트렌드에 익숙하지 않다. 아직은 터치 버튼보다 아날로그 버튼이 좋아한다. 다행히 오딧세이는 아직 아날로그 버튼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8인치는 너무 작지 않아?

이번 세대부터 캐빈 토크(Cabin Talk) 기능을 탑재했다. 1열 탑승객 목소리를 2, 3열 탑승객이 스피커나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실제 비행기에서 방송하는 톤의 목소리가 스피커로 나온다.

보통 미니밴은 실내 레이아웃이 길기 때문에 1열과 2열 혹은 3열 간의 대화 소통이 어렵다는 것을 잘 파악했다.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부근에는 실내를 비추는 카메라까지 달려있어 운전자가 자녀들이 앉아있을 실내를 더욱 편하게 확인할 수 있게 배려했다.

2열 시트 사이에는 복도까지 있어 2, 3열 간 이동이 자유롭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어린아이들은 뛸 수도 있겠다. 3열까지 의자로 꽉꽉 채워 부족할 것 같은 오딧세이 적재공간은 3열 의자를 6:4로 폴딩하면 해결된다.

차 더러워질 일 없겠는걸?

2열 시트는 공간활용도가 높은 매직 슬라이드 시트다. 좌석 배치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한다면 탈거까지 가능해 공간활용도가 상당히 커졌다. 2열을 탈거하고 3열을 모두 접어버리면, 가로 1.2m, 세로 2.4m의 적재공간이 생긴다.

차에 청소기가 있다고 말하면 믿겠는가? 혼다는 사람이 많이 타 상대적으로 쉽게 더러워질 수 있는 오딧세이를 위해 트렁크 측면에 청소기까지 탑재했다. 1열에서 3열까지 모두 돌리고도 남을 만큼 길고, 모인 먼지도 버리기 쉽게 설계했다.

이 밖에도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를 적용했고, 버튼 한 번 눌러서 개폐가 가능한 파워 슬라이딩 도어 등 편의를 생각한 사양이 대거 들어갔다.

기술의 혼다 센싱을 달았다

8명 꽉꽉 채워 타도 넉넉한 힘

시동을 걸어 6기통 3.5ℓ 직분사 VCM 엔진을 깨운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를 내기 때문에 2톤 정도 되는 차체의 견인은 거뜬하다. 궁금한 것은 패밀리카로서의 주행질감. 예전 기자의 아버지차가 크라이슬러 그랜드 캐러밴이었다.

그 차가 좋아 몇 번 빌려 탔을 때 느꼈던 미국식 안락함을 아직 잊지 못한다. 기자가 오딧세이에게 원하는 바는 바로 이 기억 속에 남는 안락함이었다. 허나 스포츠성이 강한 혼다가 만든 미니밴이라고 생각하니 가속 페달을 밟아 출발하기 전까지는 괜스레 불안했다.

운전자를 위한 물건은 분명 아니다

앞서 말했듯 착좌감이야 넓은 시트에 부드러운 가죽으로 덮으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겠지만, 가속 페달을 밟아 출발해 노면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는 주행질감이 양산차 브랜드마다 상이하다. 오딧세이를 움직여본다.

의도적으로 울퉁불퉁한 임시포장도로를 달려 봐도 노면을 타면서 올라오는 진동은 없다. 충격은 완전히 흡수하고 위아래로 잔잔히 요동치는 느낌이 굉장히 좋다.

혼다의 자랑인 혼다 센싱 기술이 제외된 국내 판매 모델이 많아 불만이 많았는데 다행히 혼다 올 뉴 오딧세이는 혼다 센싱을 탑재하고 국내로 들어왔다. 참고로 말하자면, 혼다 센싱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아주 특별한 기능이다.

가족 모두가 2, 3열에 앉아 시청해도 좋을 듯하다

몇 가지 시험해 보기로 했다. 제일 궁금한 것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졸음운전을 가정하고 완만한 ‘S’자 구간에서 일부러 조향하지 않았다. 똑똑한 오딧세이는 길 중앙을 벗어나지 않고 해당 구간을 통과했다.

긴 시간 타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시승이었다. 머지않아 기자도 결혼할 텐데 오딧세이 한 대는 꼭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이 아니다. 이미 혼다 미니밴은 미국 정통 미니밴을 밀어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넓은 실내는 기본이고, 공간활용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게다가 284마력을 뿜는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물린 미니밴이라니…. 좋아하지 않을 아빠가 과연 있을까?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5190×1995×1765mm
휠베이스3000mm
무게2095kg
엔진형식6기통, 가솔린
배기량3471cc
최고출력284ps
최대토크 ​​​36.2kg·m
변속기10단 자동변속기
구동방식FWD
서스펜션(앞)맥퍼슨 스트럿, (뒤)트레일링 암
타이어235/55 R 19
0→시속 100kmN/A
최고속도N/A
복합연비9.2km/ℓ
CO₂ 배출량188.0g/km
가격57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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