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 VS 인피니티 Q50

  • 기사입력 2017.11.10 17:06
  • 최종수정 2021.06.25 15:16
  • 기자명 모터매거진

BEYOND DREIER

쭉 도전해오던 자와 지금 도전하려는 자의 대결.

글 | 편집부  사진 | 최재혁

#INTRO

프리미엄 D세그먼트는 젊고 지갑이 두둑한 소비자들이 몰리는 전쟁터다. 지금까지 왕좌를 지키고 있는 것은 단연 BMW 3시리즈다. 탄탄한 기본기에 소소한 운전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3시리즈를 넘보는 자들은 많다. 같은 나라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아우디 A4도 끊임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다.

여기에 일본 대표로 인피니티 Q50이 G시리즈 시절부터 도전장을 던졌지만 경기가 성사되지 못했다. 페이스리프트로 담금질을 다시 하고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제 우리나라다. 현대 배지 대신 날개를 단 G70이 합세했다. 적의 적은 적이었다. 목표 지점이 같은 이들의 한판승부가 펼쳐진다.

#EXTERIOR

글 | 손권율

제네시스 G70 - 번호판 가드의 각인은 진리다

제네시스 G70 - 다크 크롬 장식은 진리다

제네시스 G70 - 헤드램프 각인도 진리다

인피니티 Q50 - 엉덩이가 매우 탐스럽다

인피니티 Q50 - 실버 크롬 장식도 볼만하다

인피니티 Q50 - 각인 없이도 충분히 멋스럽다

한국과 일본의 각축전이 펼쳐졌다. 한국 대표는 제네시스, 일본은 인피니티가 나섰다. 페어플레이 정신에 따라 갓 출시된 따끈따끈한 동급 세그먼트 모델이 오늘의 선수다. 또한, 공정한 평가를 위해 시승차를 최상위 트림 모델로 선발했다.

본격적으로 제네시스의 G70과 인피니티의 Q50 블루 스포츠의 자존심이 걸린 외모 대결을 시작한다. 관전 포인트는 새내기, 제네시스의 역습이다. 제네시스의 패밀리룩은 ‘D-세그먼트’에도 잘 어울렸다. G70으로 옮긴 멋스러운 대형 메시 타입 그릴은 여전히 강인했고 사정없이 접힌 보닛은 볼륨감을 자랑했다.

프런트 범퍼 하단부에 공격적인 에어 덕트를 마련해 날렵함도 표현했다. 또한, 매서운 눈꼬리를 자랑하는 헤드램프의 분리형 방향 지시등은 어둠 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소나타에서 얻어온 듯한 LED 안개등은 아쉬웠다. 측면부의 특징은 황금비율이다.

길게 쭉 뻗은 보닛과 짧은 오버행 덕분에 옆태가 매끈하다. 프런트 펜더는 자칫 심심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에어 덕트로 장식해 멋스럽게 변신했다. 단, 구멍이 막혀있어 기능은 기대할 수 없었다. G70의 신발, 스포크가 시원하게 뻗은 19인치 휠은 스포티함도 한껏 풍겼다.

특히, 스포츠 쿠페로 착각할 만큼 낮게 깔린 루프는 마음에 쏙 들었다.    루프 라인을 물 흐르듯 타고 후면부로 이동했다. 숏 데크(Short Deck) 공식을 따른 G70은 트렁크가 유난히 짧고 위로 서 있어 스포일러 부재에도 어색함 없는 준수한 모습을 자랑했다.

여기에 큼지막한 날개 배지를 달아 포인트도 주었다. 양옆에 있는 리어 램프의 짙은 눈매는 가히 자랑거리지만, 보면 볼수록 BMW M2를 닮았다. 허나 독창적인 디퓨저와 머플러 팁의 디자인은 칭찬할만했다.

Q50 블루 스포츠로 자리를 옮겼다. 전면부는 차분함과 다이내믹함이 공존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대형 프런트 그릴은 크롬 장식으로 입체감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그 옆에는 영롱한 눈빛을 자랑하는 헤드램프가 블랙 포스를 풍기는 안개등과 짝을 이뤄 강렬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범퍼 하단부 양 끝에 달린 립 스포일러 덕분에 차체가 더욱 낮고 넙데데해 보였다.  다음으로 측면부를 살펴봤다. 인피니티 고유의 색깔인 3개의 물결 모양 캐릭터 라인이 눈에 띈다. 위에서부터 일정 간격을 유지해 옆태가 우아해졌다.

살이 많은 19인치 스포크 휠은 하우스를 꽉 채우며, 실제 사이즈보다 더욱 커 보이는 마법을 부렸다. 인피니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G37의 후속작인 만큼 여전히 매끄러운 루프 라인을 뽐냈고, 초승달 닮은 C필러를 추가해 날렵한 실루엣을 연출했다.

후면부는 외관 디자인의 하이라이트다. G70과 같이 볼록 솟은 트렁크는 엉덩이를 빵빵하게 만들었고 양쪽 테일램프는 레이저 라인으로 밤낮 가리지 않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뒤차에게 전달했다. 굵직한 라인을 자랑하는 리어 디퓨저에 촌스러운 원톤 대신 두 가지 색을 혼합해 스포츠 DNA도 자극했다.

리어 범퍼를 뚫고 나온 배기구는 차의 역동성을 대변한다. 반면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새 이름을 얻었음에도 여전히 기존 모델명을 붙이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했다.

#INTERIOR

글 | 박지웅

제네시스 G70 - 차주의 얼굴이 궁금해진다

제네시스 G70 - 최신 프리미엄 기술을 이곳에서 제어한다

제네시스 G70 - 저 기어노브 하나로 차가 달라 보인다

제네시스 G70 - 전동 사이드 볼스터가 인상적이다

제네시스 G70 - 기대를 너무 하면 실망도 크다

제네시스 G70 - 새내기의 풋풋함이 느껴진다

최신 프리미엄의 기준을 정의하듯 화려한 G70 인테리어에 마음을 먼저 뺏겼다.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강렬한 레드 스티치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대시보드는 가죽으로 덮지 않았지만, 일체감 있게 레드 스티치를 적용해 스포티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예전 현대자동차에서 많이 보이던 값싼 플라스틱 소재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손으로 느껴지는 금속 같은 재질은 실제로 금속 같은 재질이 아니라 진짜 알루미늄이다.

버튼 조작감 또한 독일 감성을 제대로 담아냈다. 반면 뉴 Q50 인테리어는 모델 데뷔 시기가 훨씬 앞서기 때문에 성격이 달라진 최신 고급화 트렌드를 모두 반영하지는 못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G70과 비교해 고급의 느낌을 덜 받는다. 우선 문을 열면 세련미와 담쌓은 플라스틱 우드 트림이 센터페시아와 도어 트림, 센터 콘솔에서 보인다.

개발 당시 Q50 모델에 프리미엄 품격을 더하려는 계산이 있었겠지만, 시대가 변한 지금 이제는 그 계산법을 바꿔야 할 때다.

스포티함을 물씬 담아낸 스티어링 휠은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두 모델이 다 훌륭하다.

보기만 해도 흐뭇한 패들시프트와 눈에 확 띄는 레드 스티치로 마무리한 G70의 스포츠 그립 스티어링 휠에 마음이 가다가도 중앙 인피니티 로고를 떠받치는 형상을 한 뉴 Q50에 금방 시선을 빼앗긴다.

운전자가 차에 타는 순간부터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자동차 부분이기 때문에 버튼 배치에서부터 비주얼적인 측면까지 각 브랜드의 프리미엄 품격이 느껴지도록 신경 썼다.

스티어링 휠 너머 보이는 아날로그 계기판 사이로 각종 정보를 LCD 모니터로 전달한다는 점은 같다.

차이점은 정보를 표현하는데 사용한 색이다. G70 같은 경우 다양한 색을 사용해 한눈에 파악하기 쉽게 표현했다.

가령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를 돌려 모드를 변경하면 해당 모드를 가장 잘 표현하는 색으로 디스플레이 색이 바뀐다.

반면, 뉴 Q50 계기판은 인테리어 스티치와 같은 실버 컬러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용했다. 정보 직관성은 모르겠지만, 더 간결해 고급스럽다.

퀼팅 패턴으로 우아함을 더한 G70 시트에 앉아봤다. 나파 가죽의 장점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오염에 강하다는 것 말고도 부드러움이 있다.

인피니티 Q50 - 은빛 물결이 덮은 정갈한 실내

인피니티 Q50 - 튀지 않아 좋다

인피니티 Q50 - 엠블럼 붙이면 고급스러워 보이겠지?

인피니티 Q50 - 보기보다 쫀쫀한 시트

인피니티 Q50 - 기대를 안하니 오히려 좋아보인다

인피니티 Q50 - 온통 디지털을 발랐지만 어딘가 모르게 촌스럽다

허나 직접 앉아본 G70 나파 가죽은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쫙 감기는 맛이 없고 시트 위에서 몸이 겉돌았다.

아마 당시 입고 있었던 옷 소재 때문인지도 모르겠으나 과격한 움직임을 동반하는 스포츠 주행은 부담스러운 촉감이었다.

천장에 낭비한 알칸타라 소재를 시트 바닥 면에라도 조금 양보했더라면 좋았을 뻔했다.

시트는 뉴 Q50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G70의 것보다 우락부락하지 않은데도 앉자마자 몸을 지탱하는 그립이 느껴진다.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그립력을 가진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낮은 사이드 볼스터다.

강한 원심력 작용 시 몸이 지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측하지는 않았지만, 시트 포지션은 뉴 Q50이 더 낮다.

안정적인 스포츠 주행에 더 적합한 저중심 포지션이라고 함께 시승한 <모터매거진> 기자 4명도 똑같이 느꼈다.

G70의 2열 시트는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퀼팅 패턴 레드 스티치를 적용하고 도어 트림에는 알루미늄 트림을 더해 한껏 고급스럽게 꾸몄다.

문제는 전혀 편하지 않다. 뒤로 더 누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트 가장자리가 쓸데없이 많이 튀어나와 있어 비좁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코노미석에 앉은 기자 좌우로 마동석이 앉아있는 모습이 상상된다면 딱 그런 불편함이다.

세그먼트 특성상 대형 세단 같은 안락함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지만, 다른 것에서 뒷자리를 흠 잡을 것이 없어서 더 아쉽게 느껴진다.

뒷좌석 역시 뉴 Q50이 낫다는 평가가 <모터매거진> 기자 사이에서 나왔다. 한 눈에도 중형 세단에 버금가는 뒷좌석에 차례로 앉아봤다.

예상대로 180cm가 넘는 안진욱 기자가 앉았는데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게 남았다. 분명 G70보다 2열 시트 각도가 더 뉘어져 있다.

뒷좌석에 앉아본 기자는 G70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에 취했다. 그렇다고 대형 세단만큼 편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비교 대상은 순전히 제네시스 G70이다.

 

 

 

#OPTION

글 | 박지웅

제네시스 G70 - 은근 요긴하게 쓰인다

제네시스 G70 - 클래식과 어울리는 청아한 음색

제네시스 G70 -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어울리는 알루미늄 트림

인피니티 Q50 - 하이브리드 시스템 열을 빼는 에어 덕트

인피니티 Q50 - 밟는 맛을 니들이 알어?

인피니티 Q50 - 후크 선장에게서 뺏어온 문고리

자동차에서 프리미엄을 말할 때 보통 사용한 소재도 얘기하지만, 옵션 사양을 빼놓고는 사실 얘기가 안 된다. 한 차는 1989년부터 2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 주력 모델이고, 다른 한 차는 이제 2년 차인 우리나라 최초의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나온 주력 모델이다.

괜히 한일전 구도를 만들 생각은 없다. 단지 두 브랜드 모두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만큼 두 차에 얼마나 프리미엄을 녹여냈는지 옵션 사양을 비교하고 싶어졌다. 꼼꼼하게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모터매거진> 기자 4명이 머리를 맞댔다.

G70 조수석 왼쪽에 워크인 스위치를 발견했다. 운전자가 직접 조수석 각도와 위치를 제어할 수 있게 하는 스위치다. 대형 세단보단 오히려 G70 같은 세그먼트에 필요한 스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이유는 동승자가 조수석에 넓게 앉게 되면 반대로 뒷좌석 레그룸은 줄어있다.

나중에 뒤에 사람이 타려 해도 좁아서 탑승이 어렵기 때문에 워크인 스위치로 운전자가 쉽게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뉴 Q50의 경우 조수석에 워크인 스위치가 따로 붙어있지 않아 조수석 시트를 조절하려면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반대쪽으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런 사소한 기능 하나에서부터 프리미엄 품격이 차이가 난다. 기자는 전동 트렁크도 그런 종류라고 생각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버튼 하나로 자동으로 여닫는 것을 보면 괜스레 고급차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인지 두 모델 모두 전동 트렁크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의외였다.

가장 궁금한 오디오를 테스트할 차례다. G70은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15채널로 세팅했다. <모터매거진> 공식 오디오 테스트곡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재생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고음을 유지하는 것이 플랫한 토크 밴드 곡선을 닮은 어려운 곡이지만, G70 렉시콘은 달랐다.

최신 퀀텀 로직 서라운드 기술이 구현하는 폭넓은 음역대가 1995년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처음 공개됐을 때의 감동과 느낌을 그대로 전달한다. 반대로 뉴 Q50의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스피커가 G70보다 1개가 많지만, 김건모 노래를 더 잘 소화한다는 느낌은 없다.

자꾸 <미운 우리 새끼>의 김건모가 연상되는 음색이 계속됐다. 그렇다고 보스 사운드 시스템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이런 류의 사운드 시스템은 박진감 넘치는 노래보다는 뉴에이지나 클래식같이 잔잔하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고음 영역 노래에 적합하다.

아직까지 기자는 기계식 핸드 브레이크를 좋아한다. 더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 외에도 당기는 맛이 일품이라는 장점이 있겠다. 당기는 맛은 없어도 밟는 맛이라도 있는 뉴 Q50의 풋 파킹 브레이크는 따분해할 왼발을 위해 채택했다.

G70은 멋스러운 전자식 기어와 어울리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G70 전자식은 세련됐지만, 고장에 자유로울 수 없다. 허나 기계식 파킹 브레이크는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강할 것이다. 어느 것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프리미엄의 정의는 달라지기 때문에 기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무승부를 내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보기에도 좋지만, 사실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라도 필요한 옵션이다. 주행 중 시선을 계기판으로 돌리면 앞을 보지 않고 수십 미터를 간 셈이다. 주행 중 휴대폰 사용이 금지된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그렇다고 주행정보를 확인 안 할 수도 없는 노릇.

최근 출시하는 차를 보면 필요한 정보를 앞유리에 투사해 운전자가 필요한 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옵션으로 많이 준비한다. G70은 있는데, 뉴 Q50은 없다. 왜일까? 자동차 마니아라면 적지 않게 흥분할만한 옵션을 G70이 가지고 있다.

바로 순간적으로 차를 총알처럼 튕겨 나가게 하는 론치컨트롤(Launch Control) 기능이다. 버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 단계가 있다. 먼저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스포츠 모드에 두고, 차체 제어 장치와 구동력 제어 장치를 풀면 준비는 거의 끝났다.

마지막으로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힘주어 밟으면 계기판 사이 TFT LCD 창에 론치컨트롤 활성화라는 문구와 함께 엔진회전수가 올라간 상태에서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때 브레이크만 놓아주고 가속 페달은 그대로 힘껏 밟아 출발하면 폭발적인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PERFORMANCE

글 | 안진욱

제네시스 G70 -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파워를 생산하는 V6 3.3ℓ 트윈터보 엔진

제네시스 G70 - 미쉐린 PS4(225/40 R 19, 255/35 R 19)

인피티니 Q50 - 최고출력 364마력, 최대토크 56.0kg·m의 파워를 생산하는 V6 3.5ℓ 엔진과 전기모터

인피티니 Q50 -던롭 스포츠 맥스(245/40 R 19)

이제 하이라이트인 퍼포먼스다. 일단 두 대 모두 300마력 중후반대의 강력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세단들의 퍼포먼스를 따질 때는 기준이 중요하다. 브랜드는 스포츠 세단이라 칭하지만 스포츠카는 아니다. 세단은 세단이다. ‘스포츠카처럼’이 아닌 보통 세단보다 조금 더 날쌔게 움직인다는 개념이 맞다.

물론 BMW M3처럼 스포츠카보다 더 다이내믹한 녀석도 있지만 그 녀석은 오늘 모인 차들 두 대를 합친 것보다 몸값이 높다. 여하튼 트윈테스트는 상대적인 결과임을 미리 말하겠다.  먼저 G70은 V6 3.3ℓ 트윈터보 엔진을 달아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힘을 생산한다.

8단 자동변속기를 거쳐 네 바퀴를 굴린다. Q50은 닛산의 명작 VQ 엔진을 품고 있다. 306마력의 V6 3.5ℓ 엔진에 터빈 대신 50kW 전기모터의 힘을 합쳐 최고출력 364마력, 최대토크 56.0kg·m의 힘을 7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로 전달한다. 조건은 비슷하다.

출력은 G70이 6마력, 최대토크는 Q50이 4.0kg·m 높다. 공차중량은 Q50이 1835kg으로 G70보다 60kg 가볍다. 두 대 모두 괜찮은 운동화를 신고 있다. 이제 달려볼 차례다. 드라이빙 모드는 스포츠, 그리고 주행안정화장치는 해제했다. 드래그 레이싱에서는 G70이 우세다.

일단 네 발로 트랙션을 확보하면서 튀어나가기 때문이다. 론치컨트롤 기능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드라마틱하게 튀어나가지는 않는다. 허나 Q50과의 격차는 크지 않고 간격을 더 벌리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은 고속 롤링 스타트에서도 펼쳐진다.

엔진 리스폰스는 자연흡기와 전기모터 조합의 Q50이 우세하지만 고회전 영역에서 최대토크가 터지기 때문에 저회전 영역에서부터 두툼한 토크로 밀어붙이는 G70에 당할 수밖에 없다. 변속기 역시 G70의 것이 더 빠릿빠릿하다. 허나 Q50은 신나게 차를 돌릴 수 있다.

가끔씩 촬영 때 드리프트를 할 때가 있는데 컨트롤하기 난이도에 따라 차체 밸런스를 판단할 수 있다. Q50은 준수하다.고속안정감은 인피니티의 승리다. 노면에 더욱 밀착해서 질주한다. 반면 G70은 불안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안정적이지 않다.

제네시스 배지를 달았을 때 현대차와 다른 무엇인가 필요하다. G70의 휠하우스는 휠과의 간격이 큰 편이다. 분명 미적지수를 깎아 먹기도 하지만 무엇인가 의심스럽다. 분명 작정하고 만든 모델인데 말이다. 기자의 추측으로는 숏스트로크의 댐퍼가 출시 막바지까지 달라 경영진에 의해 롱스트로크 댐퍼를 달아 차고가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다.

전적으로 기자만의 생각이지만 붕 떠있는 차체는 여러모로 손해 본다. 브레이킹 퍼포먼스는 두 대 모두 아쉽다. 모두 근사한 캘리퍼를 자랑하지만 실제로 강한 제동이 일어나면 운전자에게 불안함을 준다. G70은 노즈다이브 현상이, Q50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이 일어난다.

프런트 범퍼가 노면에 닿을 수도 있을 것 같은 G70은 불안한 정도지만 제동이 걸리면 오른쪽으로 차체가 밀리는 Q50은 개선이 필요하다. 네 개의 피스톤이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를 무는 힘이 다를 수도, 섀시 밸런스가 한쪽으로 치우쳤을 수도 있다.

여하튼 브레이크 퍼포먼스는 두 대 모두 잘 달리는 것에 반해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두 대 모두 리어 액슬은 멀티링크로 차체와 연결해놨지만 프런트 액슬은 G70이 맥퍼슨 스트럿, 그리고 Q50이 더블 위시본 타입이다. 골목길을 빠져나올 때도 두 대의 승차감은 확연히 차이난다.

조미료 살짝 뿌리면 G70은 형격인 G80 수준이며 Q50은 감쇠력을 많이 조였다. 스포츠 세단을 타고 있다는 느낌은 Q50이 낫다. 그렇다고 통통 튀거나 하지 않고 기분 좋은 단단함이다. 방지턱을 넘거나 요철을 거를 때 느낌은 G70이 더 고급지다. 연령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서스펜션 세팅이다.

오빠는 Q50을, 아저씨는 G70을 좋아할 것이다.  댄스 과목이다. G70이 전자식 스티어링 휠, 그리고 Q50은 신기한 장치를 달고 있다. 보통의 차들은 스티어링 휠과 프런트 액슬이 기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두박근이 부족한 우리를 위해 파워펌프나 전기모터가 도와준다.

허나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irect Adaptive Steering)이라 불리는 지능형 시스템이 달린 Q50은 전기 신호를 통해 프런트 액슬을 움직인다. 때문에 즉각적인 스티어링 리스폰스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인피니티 설명이다.때문에 슬라럼 테스트에 먼저 출전했다.

스티어링 휠의 피드백이 빠르긴 하지만 잘 조율된 보통의 유압식 혹은 전자식보다 우월함을 느끼긴 힘들다. 허나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로 내린 명령을 잘 따른다. 슬라럼 코스에 진입한다. 콘 사이를 요리조리 통과하는 순간 리어 액슬이 미끄러진다.

카운터 스티어를 잡으며 코스를 완주했기에 라인이 깔끔하지 못하다. 똑똑한 인피니티 엔지니어가 알아서 세팅을 잘 했겠지만 앞뒤 똑같은 타이어 사이즈가 이러한 오버스티어를 내는데 한몫했다. 뒷바퀴 타이어가 조금 더 넓거나 앞바퀴 타이어가 좁았더라면 조금 더 주행 밸런스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주행안정화장치를 켜고 달렸을 때가 예쁜 곡선을 그리며 콘 사이를 빠져나온다.이제 G70 차례다. 롱스트로크 댐퍼에 스프링 레이트가 낮지만 사륜구동 시스템에 기대해본다. Q50과 달리 앞뒤 타이어 사이즈가 다르다.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저어 보면 좌우롤링이 상당하다.

허나 움직임이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으며 횡그립은 우수하다. 슬라럼 코스에 진입 후 기자의 오장육부가 좌우로 쏠릴 때까지 집중한다. 스티어링 휠 리스폰스가 빠르지는 않지만 늑장을 부리지도 않는다. 무게중심이 극단적으로 왼쪽으로 치우쳤다 다시 오른쪽으로 보내야할 때의 리듬이 좋다.

극적으로 전개되면 운전자가 당황하고 너무 늦으면 보험회사가 당황하는데 G70은 모두가 평화롭게 만든다.거창할 것 없는 퍼포먼스 테스트가 끝났다. 거칠게 다뤄 본 소감은 두 대 모두 무난하다. 우세하거나 밀리는 부분이 있지만 일상 주행에서 두 대의 퍼포먼스에 만족 못하는 이들은 포르쉐를 사라.

먼저 G70은 가격을 생각한다면 구성을 포함해 정말 잘 만든 차다. 단 한 발이 아닌 세 발 정도 늦은 주자에게는 필살기가 있어야 하지만 부재다.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를 사냥하려면 예리한 화살이 필요하다.

예컨대 가변 배기 시스템을 달아 버튼 하나로 370마력의 힘을 귀로 들을 수 있었다면 소비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한편 인피니티 Q5O도 사냥에 나서야하는 것은 매한가지. 달리는 게 지루하지 않다는 매력이 있다. 씁쓸한 점은 여전히 과거의 영광에 도취되어 있다는 것.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장착으로 성격이 애매해졌다. 프리우스처럼 연비가 좋지도, 터보 엔진처럼 화끈하지도 않다. 전기모터를 단 이점이 없다. 출력이 높아지긴 했지만 그만큼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이제 VQ 엔진은 앨범 속에 넣어 둬야한다. 결론은 두 대 모두 조금만 더 분발하자.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TEST FILE

GENESIS G70INFINITI Q50
외관 디자인★★★★☆★★★★☆
실내 디자인★★★★★★★★★☆
실내 공간★★★☆☆★★★★☆
시트★★★★☆★★★★☆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브레이크★★★☆☆★★★☆☆
연료효율★★★☆☆★★★★☆
정숙성★★★★☆★★★★☆
코너링★★★★☆★★★★☆
고속안정성★★★★☆★★★★★
상품성★★★★☆★★★☆☆

 

SPECIFICATION

GENESIS G70

길이×너비×높이 4685×1850×1400mm

휠베이스 2835mm

무게 1775kg

엔진형식 6기통 트윈터보, 가솔린

배기량 3342cc 최고출력  370ps

최대토크 52.0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RWD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타이어 (앞)225/40 R 19, (뒤)255/35 R 19

0→시속 100km -

최고속도 -

복합연비 8.6km/ℓ

CO₂배출량 197.0g/km

가격 5410만원(시승차)

INFINITI Q50

길이×너비×높이 4810×1820×1440mm

휠베이스 2850mm

무게 1835kg

엔진형식 6기통, 가솔린 + 전기모터

배기량 3498cc

최고출력 364ps

최대토크 56.0kg·m

변속기 7단 자동

구동방식 RWD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45/40 R 19

0→시속 100km 5.1초

최고속도 235km/h

복합연비 12.0km/ℓ

CO₂배출량 142.0g/km

가격 6290만원(시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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