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의 역사] 태초에 SUV가 있었다

  • 기사입력 2019.11.15 14:06
  • 기자명 모터매거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는 SUV, 과연 어디에서부터 그 역사가 시작된 것일까? 찾아보면 알 것이리라.

글 | 유일한

SUV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꽤 오랜 역사를 가졌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떤 목적만을 이루기 위해서 제작되었던 SUV는 이제 그 독특함과 함께 스타일을 결합하게 되었고 전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스포츠카로 유명한 페라리까지 SUV(그들은 절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지만 말이다) 제작에 뛰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그 역사를 조금이나마 훑어보는 시간이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1200"] 디포 핵[/caption]

역마차에서 전쟁용 병기까지

화물을 적재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찾아보자면, 1920년대에 등장한 ‘디포 핵(Depot Hack)’이 SUV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장거리 여행은 기차로 이루어졌고 대부분의 승객들이 거대한 짐을 갖고 내렸는데, 일반 자동차로는 역에서 숙소까지 이들을 운송할 수 없었다.

이에 착안해 차대와 엔진은 그대로 두고 운송에 적합하도록 차체만 별도로 제작해 얹은 모델이 등장했는데, 이것이 디포 핵이다. 훗날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과 ‘서버번(Suburban)’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쉐보레는 미국 방위군 요원을 운반하기 위한 차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서버번의 조상이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1200"] 윌리스 오버랜드[/caption]

주행 능력을 중심으로 한다면 2차 세계대전 무대에 등장한 ‘윌리스 오버랜드(Willys Overland)’의 프로토타입 지프를 빼놓을 수 없다. 사륜구동과 내구성 및 거친 지형에서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견고함을 갖췄던 이 모델은 70만 대 이상 생산되었고, ‘그 동안 생산된 비 전투 장비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라는 이야기까지 생겼다. 이후의 역사는 지프 브랜드로 이어진다.

그리고 1950~60년대가 오면서 SUV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기존의 프레임 보디에서 모노코크 방식으로 자동차 제작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디자인도 변경된다. 당시 베이비 붐 세대들에게는 자동차의 화물 운송 능력도 중요했지만, 그와 동시에 고성능도 추구되었다.

그러한 모던 SUV에 가까운 모델이 1960년대에 등장한 지프 왜고니어(Jeep Wagoneer)인데, 첫 번째 럭셔리 SUV이기도 하다. 독립식 서스펜션, 파워 스티어링, 자동변속기 등 당시로써는 획기적이었던 기술을 적용했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1200"] 지프 왜고니어[/caption]

80년대를 지나 황금기로

1970년대에는 오일 쇼크로 인해 연료비가 상승하고 배출가스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SUV가 잠시 힘을 못 쓰고 있었다. 그러나 80년대를 거쳐 90년대가 되면서 미국이 경제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가 덩달아 좋아지면서 오늘날 인식하고 있는 SUV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일반 승용차와의 충돌 시 안전 문제도 부각되었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 포드 익스커션(Excursion)이다. 전면 하단 프레임에 블록 빔을 설치해 안전을 확보했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1200"] 포드 익스커션[/caption]

SUV는 넓은 실내, 높은 의자, 그리고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인해 여성 운전자들에게 인기를 얻었으며, 미국에서는 미니밴의 판매량을 앞질렀다. 그리고 200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승용차용 모노코크 차체를 사용하는 SUV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크로스오버’라고 불렀는데, 일반도로를 이용하기에 큰 불편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파워트레인 기술이 발전하며 연비도 높아졌고, 이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 SUV도 등장하는 시대이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1200"] 아우디 E트론[/caption]

SUV의 역사를 잘 살펴보면, 고객이 차량 구매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넓은 공간과 오프로드 주행 능력, 높은 최저지상고와 견인능력이 중요했기에 그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SUV는 공간과 편안함, 기술 및 외형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으며, 마치 스포츠카와 미니밴을 합친 것 같은 형태로 다듬어지고 있다. 앞으로의 SUV는 또 어떻게 변할 것인지, 그것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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