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전해진 몇 가지 자동차 상식

  • 기사입력 2017.10.03 18:01
  • 최종수정 2020.09.01 23:31
  • 기자명 모터매거진

THE MOST MISUNDERSTOOD KNOWLEDGE DID YOU KNOW?

여기저기 난무하는 자동차 지식, 모두 진실일까?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지만, 온전히 믿기에는 뭔가 미심쩍다. 분명한 것은 팩트 체크 없이 무분별하게 습득한 자동차 상식은 오히려 사랑하는 애마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점. 하나를 알더라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내 차가 안전하다. 지금까지 잘못 전해지고 사실 확인이 필요한 몇 가지 자동차 상식을 소개한다. 글 | 박지웅

요즘 새 차는 길들이기가 필요 없다?

기술 발달로 인해 최근 생산하는 신차는 길들이기가 필요 없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진짜 그럴까? 내연기관은 여전히 금속 부품으로 구성된다. 전자식 기어를 물렸지만, 결국 기계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동력을 전달한다. 전자장비가 대거 탑재됐다고는 하지만, 변한 것은 거의 없다. 자동차 길들이기는 우리 인체의 보디빌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처음부터 과격한 운동보단 가벼운 운동으로 꾸준히 운동량을 늘려가야 건강한 몸을 가꿀 수 있다.

기름은 항상 연료통 반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연료통에 기름을 많이 싣고 다니지 않을 때 연비가 조금 좋아지는 이점도 있다. 허나 연료통이 비어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 더 크다. 첫째, 외부 온도차로 연료통 내부에 수분이 맺히는 결로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로 인한 불완전 연소가 시동 불량 및 운동 능력 저하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둘째, 연료를 거의 바닥날 때까지 쓰는 습관은 연료통 바닥 침전물이 엔진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높여 좋을 것이 전혀 없다.

엔진오일은 5000km마다 갈아줘야 한다?

서킷 주행이나 평소 가혹 주행으로 차를 타왔다면 맞는 얘기일 것이다. 고속으로 차를 몰면 엔진오일 점도가 거의 물처럼 낮아져 계속되는 가혹 주행 환경에서 엔진을 적절하게 보호하질 못할 것이므로 자주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허나 그 반대의 경우라면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가 명시하고 있듯 1만km에서 교체해도 충분하다. 자주 교체를 해서 자동차에 독이 될 것은 아니지만, 쓸데없는 지출을 해서 득이 될 것도 없다.

정속주행으로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급가속과 과속을 피하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 연비를 좋게 할 수 있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이지만, 그 속에는 오류가 숨어있다. 우리는 연비가 가장 좋게 나오는 속도를 시속 80km로 안다. 이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시속 80km를 맞추기 위해 가속과 제동을 반복해야 한다. 결국, 연료 소모량이 더 많다는 얘기다. 연비주행은 정속주행이 아닌 차가 앞으로 나아가려는 관성을 이용한 탄력주행이 우선돼야 한다.

변속기를 중립에 위치시키면 연비가 좋아진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정차 시 기어를 중립에 위치시키면 연료 절감 효과가 최대 38%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변속기 내구성. 연비가 좋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잦은 중립 기어 변속은 오히려 미션 오일의 불안정한 흐름을 일으켜 변속기에 무리를 준다. 고장이라도 난다면 득보다 실이 크다. 내리막 중립 기어도 연비에 도움 줄지는 몰라도 빠른 속도에서 다시 전진 기어를 물릴 때 변속기에 무리를 줄 것이 뻔하다. 돌발상황 시 적절한 대응도 어렵다.

전압이 정상인 배터리는 교환대상이 아니다?

배터리는 사용하지 않아도 자가 방전을 하므로 차가 방전됐다고 해서 무턱대고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보통 배터리 전압이 13V에서 15V 사이라면 정상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차가 자주 방전한다면 충전 부족을 의심해야 한다. 배터리 충전을 맡는 자동차 부품이 얼터네이터다. 멀쩡한 배터리가 방전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이 부품이 고장 났을 가능성이 크다.

광폭타이어가 눈·비에 강하다?

폭이 넓은 타이어가 바짝 마른 도로에서 우수한 제동력을 확보해 주는 것은 사실이다. 지면과 닿는 표면적이 넓어 마찰계수가 커지기 때문이다. 허나 눈이나 비가 오는 날씨라면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물에 닿는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뜨려고 하는 성질이 있어 광폭타이어는 수막현상을 더 잘 일으킨다는 것이 상식이다. 눈도 그 성분이 물이다. 얼음알갱이 겉 수분막과 닿는 면적이 넓으면 잘 미끄러진다.

시동을 걸자마자 가속페달을 밟아 엔진 워밍업을 한다?

종종 지하주차장에서 시동이 걸리자마자 굉음을 내는 차를 본 적이 있다. 성격 급한 차주가 빠른 예열을 위해 엔진회전수를 높인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적정 냉각수 온도 도달 시간은 단축할지 몰라도 엔진 컨디션에는 좋을 것이 전혀 없다. 특히 냉간 시동 시 가라앉은 엔진오일이 채 순환하기도 전에 엔진회전수를 높이면 실린더 격벽에 피스톤의 거친 마찰로 인한 마모가 발생한다.

에어백은 무조건 터지지는 않는다?

 

사실 많은 사람이 에어백은 자동차 충돌사고 시 무조건 터진다고 오해한다. 자동차 충돌도 순식간에 일어나겠지만, 에어백 전개 속도는 그보다 더 순식간이다. 초당 약 100m의 속도로 펼쳐진다고 하니 얼마나 빠른지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무서울 정도의 속도로 전개하는 에어백이 풍선처럼 푹신푹신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작은 충격에 터지도록 설계하지 않았다.

ABS 시스템은 제동장치가 아니다?

안티-록 브레이크 시스템(Anti-lock Brake System)은 특수 브레이크지만 제동장치라기보단 차체자세제어장치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 기능이 없는 자동차는 풀브레이킹 시 바퀴가 완전히 잠겨 타이어가 굉음을 내며 미끄러지거나 차가 방향을 잃고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큰 사고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ABS는 제동거리는 크게 줄이지 못하지만, 바퀴가 잠기지 않게 1초에 10번 이상 브레이크를 밟아 안정적인 제동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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