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핫해진 자동차 서브컬처

  • 기사입력 2019.10.10 16:4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시대가 참 많이 변했다. 동일 차종, 같은 지역끼리 뭉쳐 자동차 문화를 형성하고 자신들만의 유대를 이어왔던 동호회 문화는 이제 이모티콘 하나, 댓글 하나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제는 SNS에서도 자동차 감성을 공유하고 이야기꽃을 피워내는 시대가 왔다.

글 | 김상혁

사진 | 세카이디자인, 포르마레아

‘자동차 문화’의 의미는 너무나 광대하고 포괄적이다. 사회적 현상이나 국가별 트렌드, 차종과 성비까지 모두 끌어안는다. 심지어 환경, 산업, 경제, 예술까지 카테고리가 생성된다. 우리는 그런 모든 것을 통틀어 ‘자동차 문화’로 묶어버린다.

포용성 좋은 ‘자동차 문화’에서도 조금은 소외된 계층이 존재한다. 캐릭터를 형상화해 랩핑하는 이타샤 문화나 스포츠 파츠를 장착하는 튜닝 문화도 소외 계층이라 할 수 있다. 소외된 자동차 문화 카테고리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방향은 동호회를 통해서 이뤄지고 최근의 경우 SNS로 문화가 형성된다. 그런 이유로 최근 SNS에서 스멀스멀 향기를 뿜어내고 있는 곳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With Life ‘세카이디자인’

세카이디자인은 지난해 설립된 신생 업체다. 세카이디자인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Ryan의 자동차 관련 디자인 회사 ‘Artlinesdesign ™’과 협업을 진행하며 스마트폰 케이스를 판매했고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원천은 역시 ‘자동차’다. 토요타 수프라, 포르쉐 911 GT3, 페라리 F40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자동차를 스마트폰 케이스에 입혔고 실물에서 시그니처 포인트로 지목되는 부분을 잘 살려낸 디자인 덕분에 입소문을 타게 된 것.

이후 엔진 시리즈와 컬러화 디자인까지 추가되면서 라인업을 꾸렸다. 재미있는 건 그 과정에 있다. 단순한 케이스 하나에 여러 사람들의 댓글이 달리고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제품군 확장에 기여했다.

자동차 마니아들이 SNS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히스토리, 시대적 상황, 파생 모델 등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제품 하나로 소규모 자동차 문화의 장이 열리게 된 셈. 자동차 마니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자동차 혹은 소유 중인 모델에 대한 제품군 확장을 기대했다.

세카이디자인도 고객 니즈를 빠르게 흡수하며 티셔츠, 머그잔, 스티커, 키링 등 제품군을 늘렸다. 더불어 국산차 디자인과 모터사이클까지 추가했다.

‘With Life’, 세카이디자인이 만들어낸 자동차 서브컬처를 정의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다. 우리는 자동차로 여행을 떠날 때, 출퇴근할 때, 마트를 가거나 드라이브를 나갈 때 등 직접적인 생활상에 빗대 동반자로 표현해왔다.

정작 매시간 매초 들여다보는 스마트폰이나 하루 종일 살과 맞대는 옷, 노트북 등 일상 영역에서 자동차를 동반한 적은 없었다.

내 생에 첫차, 드림카를 꿈꾸며 장밋빛 그림을 그리는 중, 고등학생, 자동차에서 전신의 세포를 터트리는 골수팬에겐 간접적인 자동차조차 비타민이다. 그들이 보는 모든 것에, 그들이 사는 모든 곳에 자동차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그게 새로운 자동차 서브컬처로 자리매김하게 된 이유다.

HERITAGE or TECHNICAL ‘포르마레아’

포르마레아는 수입차 보디 파츠를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회사로 세간에 떠도는 풍문을 전해 들어 기자가 직접 찾아간 곳이기도 하다. 포르마레아에 대해 떠돌았던 풍문 역시 SNS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SNS를 통해 현대 벨로스터 N WRC 룩이 등장하면서다.

2018 WRC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었던 i20의 모습을 벨로스터 N에 적용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데칼 작업을 진행한 포르마레아에게 궁금증이 이어졌고 포르마레아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포르마레아는 익시온디자인 수석 디자이너 출신 오너가 직접 디자인 및 작업을 진행한다. 탄탄한 실력을 베이스로 브랜드 역사를 이해하고 자동차 본연의 가치를 대입하는 것. 거기에서 포르마레아의 작업물은 개성이 된다.

2D 디자인부터 클레이 모델링, 3D 모델링까지 아우르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힘쓴다. 여기에 수제작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면처리나 라인, 심미적 형태 창출 등 창조성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한편, 클레이 모델링은 실습 프로그램으로도 진행되며 국내에선 유일하다.

꾸준한 성장을 도모하는 모습은 결과로 나타난다. 포르마레아를 방문했을 때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와 관심을 표했고 그들의 작업 사진이나 과정은 SNS 이곳저곳 퍼져나갔다. 사람들이 포르마레아 제품에 관심을 표한 이유는 헤리티지와 개성, 이 두 가지를 절묘하게 버무려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벨로스터 N처럼 차량 고유의 특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살려 한층 가치를 끌어올린다거나, 포르쉐 718 박스터에 브루모스 레이싱 데칼을 입혀 과거 레이싱 DNA를 재해석한 모습, 르노 마스터에 르노 F1 레이싱 스포츠 데칼을 입히는 등 전통과 향수를 해치지 않게 만들어냈다. 또한 지프 랭글러처럼 개성 강한 모델은 자체 제작한 보디킷으로 부가가치를 덧입혔다.

포르마레아가 추구하는 회사의 지향점은 차량 이미지를 크게 좌우하는 드레스 업 전문 튜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그들의 성향은 장인에 가깝다. 남다른 자동차를 만들되 자동차 본연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것. 여기에 창조성을 불어넣어 같지만 다른, 이색적이지만 본능에 충실한 자동차를 만들어낸다.

수많은 튜너들이 있고 수많은 숍이 있지만 포르마레아가 조금 더 특별하게 비친 이유는 그런 전통과 개성 사이에서 심미적 요소, 기능적 요소를 모두 둘러입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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