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아이콘이 돌아왔다, MERCEDES-AMG SL

  • 기사입력 2021.12.17 14:4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오랜만에 군침이 흐르는 스포츠카가 등장했다. 메르세데스 가문의 진정한 섹시 아이콘 SL이 그 주인공이다. 8기통 엔진, 오픈톱, 삼각별 세 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으로 이미 완벽하다. 

메르세데스의 SL 시리즈는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모델이다. 그 시작은 1954년 등장한 300SL인데, 특유의 아름다운 디자인과 멋진 걸윙도어는 물론, 당시 레이스 무대를 정복했던 성능 덕분에 많은 이들이 세기의 명차로 꼽는다. 이후 SL 시리즈는 시대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변화를 거듭해왔다.지난 10월 28일, 드디어 7세대 SL이 공개됐다. 무려 10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다. AMG 전용 모델로 출시한 이번 7세대 SL은 어딘가 남다르다. 과거와 미래의 갈림길에 세워진 이정표와 같다. 클래식 SL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요소가 먼저 눈에 띄는데 소프트 톱의 부활과 5세대 모델부터 사라진 2열 시트가 다시 장착됐다. 그러면서 SL 시리즈 중에선 처음으로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으며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준비 중이다. 또한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 뒷바퀴 조향 시스템 역시 만나볼 수 있다.

SL은 긴 휠베이스에 짧은 오버행을 가진 롱 노즈 스타일로 우리가 공식처럼 알고 있는 쿠페의 비율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 톱은 15초 만에 여닫을 수 있으며 시속 60km까지 작동이 가능하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엉덩이 라인이다. 보통 오픈톱 모델은 톱이 닫혀 있을 때 C필러에서 트렁크로 떨어지는 라인이 어색해지기 마련인데, 이번 SL은 그 부분을 매력적으로 다듬었다. 톱이 열려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봉긋하고 우아한 리어 라인이 손으로 한번 쓰다듬고 싶을 만큼 섹시하다. 게다가 크롬으로 감싼 쿼드 머플러 팁까지 더했다. 저곳에서 터져 나올 소리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인테리어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300SL 로드스터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이퍼아날로그’ 디자인을 적용했다. 센터 콘솔에는 12°에서 32°까지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으며 2+2 좌석으로 구성된 내부 공간은 이전보다 더욱 넓어졌다. 다만, 뒷좌석에 탈 수 있는 사람의 최대 키는 150cm다. 에어스카프가 적용된 AMG 스포츠 시트는 인체 공학적인 디자인과 퀼팅 패턴을 통해 럭셔리한 분위기를 만드는 핵심 요소다.

섀시는 이번 SL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개발됐다. 경량 복합 알루미늄으로 설계된 스페이스 프레임으로 구성되며 이전 SL 혹은 AMG GT 로드스터와 같은 구성 요소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이전 모델에 비해 차체 비틀림 강성이 18% 증가했으며 이는 AMG GT 로드스터보다 약 50% 더 높은 수치라고 제조사는 말했다.
에어로 다이내믹은 새로운 SL의 핵심 개발 초점 중 하나다. 모터스포츠에서 잔뼈가 굵은 메르세데스 AMG답게 공기저항계수는 0.31로 매우 낮은 편이다. 여기에 2피스 액티브 에어 컨트롤 시스템을 적용했다. 각각 프런트와 리어 스포일러에 숨겨진 이 장치는 속도에 따라 열리고 닫히면서 핸들링 안정성을 최적화하거나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파워트레인이다. 이번 SL은 SL55 4MATIC+와 SL63 4MATIC+ 두 개의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두 모델 모두 4.0ℓ V8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은 9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춘다. 그리고 SL 역사상 최초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탑재한다. SL55의 최고출력은 476마력, 최대토크는 71.4kg·m이며 SL63은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81.6kg·m다. 두 모델의 최고속도는 각각 시속 295km, 시속 315km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각각 3.9초, 3.6초 만에 끝낸다. 여기에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인 AMG E 퍼포먼스까지 추가될 예정이다.
SL55와 SL63은 서스펜션도 차이를 두었다. 우선 SL55는 경량 코일 스프링이 포함된 AMG 라이드 컨트롤 스틸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되며 프런트와 리어 모두 5개의 링크가 있는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 장착된다. SL63은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이 처음으로 장착된다. 능동적인 유압식 안티롤 기능으로 기존의 안티롤 바를 대체한다. 그리고 뒷바퀴 조향 시스템을 탑재하여 민첩하고 안정적인 핸들링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번 SL은 지붕을 열고 8기통 엔진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모델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다. 내연기관의 낭만에 마침표를 찍는 모델이라고 보아도 좋다. 하루빨리 한국 시장에서 만나길 기대해본다.

글 | 조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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