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미래, 더 빨라지고 더 재밌어진다

  • 기사입력 2021.06.08 11:15
  • 기자명 모터매거진

미래의 전기차를 막연하게 상상해 본다. 떠올려봤을 뿐인데 벌써 기다려진다. 글 | 안진욱

# DRIFT
자동차가 알아서 드리프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페라리 혹은 맥라렌, 그리고 BMW에서 슬립의 정도에 따라 주행안정화장치가 개입하는 장치가 달린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뒷바퀴가 미끄러지면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카운터를 잡아주고 드리프트를 밀고 나가는 수준이 오지 않을까? 운전자는 자동차가 보여주는 드리프트에 참여 정도를 늘려가면서 드리프트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다. 전세계 운전자가 캔블락이 될 지도 모른다.

# DOWNFORCE
괴력을 발휘하는 모터에 경량 차체는 엄청난 운동능력을 보여준다. 이때 중요한 게 다운포스다. 얼마든지 전진할 수 있기에 공기로 차를 노면 쪽으로 눌러줘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지금 차체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에어로파츠를 달아 다운포스를 일으킨다.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가 다운포스로 뒷바퀴 그립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직선 구간에서는 공기저항이 심해 가속에서 불리하다. 요즘 차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변 스포일러는 크기가 작아 다운포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거대한 윙을 숨겨 놓기도 어렵고 그것을 순간적으로 꺼내기도 힘들기에 지금 정도의 리어 스포일러가 존재한다. 애니메이션 속 로봇들이 변신하듯 차들도 각 움직임에 맞춰 차체 변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BATTERY
배터리 효율이 이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충전의 걱정이 없을 것이다. 아이언맨 가슴에 박혀 있는 아크 원자로와 같은 것만 있다면 차를 출고하고 10년 후에나 충전하면 되지 않을까? 지금은 완충에 500km를 달릴 수 있는 수준이라면 미래에는 20만km 정도 주행거리를 쌓아야 배터리 체크등이 들어올 거다. 작은 사이즈에 엄청난 에너지를 응축해서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고농축 에너지를 품고 있다 보니 안전 문제가 있을 터인데 이마저도 해결할 것이다. 언제나 과학자들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줬으니 가능하겠지. 배터리가 작아지고 섀시 설계 수준은 올라가고 여기에 맞춰 신소재까지 등장한다면 차의 무게는 1t도 되지 않는다.  

# SOUND GENERATOR
우리가 슈퍼카에서 감성을 운운할 때 그 감성의 8할은 배기 사운드다. 박력 터지는 배기 사운드는 운전자를 흥분시킨다. 전기차는 배기 사운드가 없다. 지금 출시되고 있는 일반 브랜드의 전기차는 조용하게 움직이지만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타이칸은 우주선 소리가 난다. 이 소리 하나만으로 타이칸의 상품성이 올라갔다.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어려운 기술이 아니니 훗날 여러 사운드 중에서 운전자 귀에 맞게 고르거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우렁찬 슈퍼카 배기 사운드가 아니더라도 타이칸처럼 새로운 소리가 등장할 수 있다.

# BRAKE SYSTEM
브레이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캘리퍼, 패드, 디스크 로터로 구성된다. 캘리퍼 안에 피스톤이 패드를 밀어 패드와 디스크 로터 마찰로 차를 세운다. 전기차는 모터로 차를 움직인다. 순간적으로 모터의 회전 방향을 역으로 만들면 엄청난 저항이 생긴다. 차의 거동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이 제동 리듬을 자연스럽게 가져가고 모터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성장한다면 더 이상 지금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없어도 된다. 패드나 브레이크액을 교환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한 서스펜션에 걸려 있는 무게가 줄어 순발력이 향상된다. 스틸 브레이크 대신 카본 세라믹만 달아도 핸들링이 경쾌해지는데 브레이크 시스템이 삭제되어 버린다면 운전의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다.

# MANUAL TRANSMISSION
수동 변속기는 지금도 보기 힘들다. 허나 미래에는 전기차에 수동 변속기가 달려 나올 것이다. 클러치도 존재하겠지. 물리적으로 변속을 하는 게 아니라 레이싱 시뮬레이터처럼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클러치를 밟아야만 기어노브가 움직이고 실제 수동변속기 차처럼 시동이 꺼질 수도 있다. 가상 엔진 회전수를 보여주면서 게임 하듯이 다니면 된다. 막힐 때는 자율 주행으로 편하게 다니고 뻥 뚫린 길에서는 고의적인 변속 충격을 즐기면서 달리면 된다.

# SUSPENSION
지금 고성능차라 불리는 녀석들보다 훨씬 차가 빨라진다. 그렇다면 하체가 받쳐 줘야 한다. 지금도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댐퍼 감쇠력이 조절되는데 일단 미래에는 그 조정되는 폭이 훨씬 넓어진다. 우리가 타고 있는 차들은 엉덩이가 민감해야 노멀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승차감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만약 롤스로이스와 같은 구름 위를 떠다니다 달리고 싶을 때는 람보르기니처럼 하체가 단단해 지면 모든 상황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다. 더 나아가면 좌우 롤링을 억제하기 위해 댐핑압을 최대한 높여도 승차감이 유지되는 서스펜션이 개발될지도 모른다. 현재 대부분의 차들은 코일 스프링과 에어 스프링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어떠한 형태로 바뀔지 기대된다.

# SEAT POSITION
운전석이 가운데 위치한 차들이 늘어날 것이다. 실용성보단 퍼포먼스가 중요한 스포츠카가 이렇게 변화할지도 모른다. 과거 전설적인 슈퍼카 맥라렌 F1은 무게중심을 최대한 중앙에 위치시키기 위해 운전석을 한가운데 배치했다. 내연기관 차들은 변속기 위치 때문에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에 턱이 있지만 앞으로 그 턱은 사라진다. 그렇기에 운전석을 가운데 배치하기 쉽다. 혼자 타는 차 혹은 트랙데이에 포커스를 둔 하드코어 버전은 동승석을 굳이 둘 필요가 없어진다. 혹은 큰 차의 경우 운전석을 가운데 두고 양옆에 동승석을 마련할 수 있다. 양쪽에 미녀를 태우고 다닐 수 있는 럭셔리 컨버터블이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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