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시대를 대변한다. 현대 쏘나타

  • 기사입력 2019.03.22 17:48
  • 기자명 모터매거진

쏘나타 출시 34년,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하고 시대를 대변해왔다. 쏘나타는 그동안 수수함과 무난함, 규정화로 이미지가 박혀왔으나 8세대 쏘나타는 조금 다르다. 이제부터는 조금 진보적인 시대를 대변하고자 힘을 쏟았다.

글┃김상혁

3월 21일 현대자동차는 일산 킨텍스 2 전시장에서 8세대 쏘나타를 공개했다. 디자인에서부터 3세대 플랫폼, 국민차 이미지 등 공개 전부터 쏘나타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이는 다른 의미에서 소비자의 기대와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시작과 끝, 한순간도 고민을 멈출 수 없던 모델이 쏘나타였습니다.” 팰리세이드를 디자인했던 현대자동차 이상엽 디자이너는 그런 기대와 걱정을 잘 알고 있었다. 쏘나타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압박 속에서 이상엽 디자이너가 추구한 건 ‘국민차, 아빠 차’ 타이틀을 떼어내는 거였다. 자동차 본질을 찾아 아름다운 세단, 잘 달리는 차에 초점을 둔 것이다.

변화의 쏘나타를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총괄 PM 담당 최진우 전무의 말에서도 찾을 수 있다. “8세대 쏘나타를 통해 내비치고자 하는 것은 자율 주행, 커넥티비티, 지능화다. ” 현재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 접목으로 쏘나타의 상품성 향상, 트렌디한 감성을 이끌어내겠단 심산.

현대자동차는 이미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 카 ‘르 필루즈’로 디자인 철학을 드러냈다.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라 명명한 디자인 철학은 비율과 구조, 스타일링, 기술의 접목이 근간이다. 그중에서도 쏘나타에 드러난 핵심은 ‘빛’이다. 주간주행등에 그어진 히든 라이팅 램프는 그 모습을 잘 보여준다. 언뜻 보면 보닛 라인과 이어진 거 같지만 헤드라이트를 접하는 부분부터는 빛이 발하는 램프다.

히든 라이팅 램프가 헤드라이트를 감싸며 크롬으로 이어진 라인은 측면을 지나 C 필러를 타고 올라간다. 그대로 그린 하우스를 아우르며 A 필러를 덮는다. 이어진 라인의 형상을 보면 음표를 옆으로 누인 모습이다. 음표를 누인 라인 형상은 쏘나타 디자인의 뼈대로 볼 수 있다. 라인을 기준으로 빛의 형상을 구현하고 볼륨감을 덧대면서 8세대 쏘나타가 탄생한 것.

캐스케이딩 그릴은 일체감에 주력한 모습이다. 그 밑으로 다시 크롬 라인을 그었고 끝을 치켜세웠다. 이 역시 후면 램프 라인과 비슷한 형상을 띠며 조화로움을 강조한 듯하다. 측면은 두 개의 라인을 굵직하게 새겼다. 특히 숄더 라인은 보닛 볼륨을 두드러지게 이으면서 측면, 후면까지 굵기를 달리했다. 덕분에 음영 효과로 측면 분위기가 도드라진다. 루프 라인을 내리깔면서 쿠페 느낌을 물씬 입혔고 스포일러를 치켜세워 에지 있게 만들었다. 트렁크 도어 부근은 평평하게 만들고 램프 라인으로 선을 살렸다. 램프 라인 위, 아래는 엠블럼과 자간 넓힌 SONATA 글자를 박았다.

앞서 8세대 쏘나타가 시대를 대변한다고 말했던 이유는 소비자와 자동차 간 커뮤니케이션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먼저 스마트폰으로 키를 대체하는 시스템을 보자. 다른 사용자에게 디지털 키를 전송하고 스마트폰을 도어 캐치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자동차 소유와 공유 사이 나타날 수 있는 합의점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서 스마트폰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문물이 됐고 스마트폰 기반의 소프트웨어는 광범위한 범용성을 가진다. 공중에 떠다니는 정보의 유연성을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동차에 다이렉트로 연결하며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활용성이 쏘나타를 통해 드러난 모습.

인공지능 음성인식 플랫폼 카카오 i의 진화도 눈에 띈다. 1차원적 단순 명령 음성 인식에서 보다 진화해 ‘오늘 날씨 알려줘.’, ‘히터 틀어줘 가장 세게.’ 등 음성 인식 반응이 적극적으로 변했다. 여기에 인터넷과 연동해 유기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점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진화의 한 부분.

카카오 i가 불러온 정보를 띠우는 12.3인치 화면은 선명하고 3개 분할돼 있다. 조작감도 나쁘지 않고 슬림한 대시보드를 해치지 않아 디자인, 시야 확보도 뛰어난 편이다.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도어트림까지 크롬을 사용했다. 크롬을 과하게 사용하면 도리어 분위기를 해치기 마련, 쏘나타는 가늘고 길게 두르는 형태를 택함으로써 실내 분위기를 살렸다. 또한 크롬 라인 밑으로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용해 감성적인 부분을 높인 것도 특징. 도어 암레스트 역시 가늘고 길게 적용해 조금 더 편안하게 팔을 걸칠 수 있다. 팰리세이드와 마찬가지로 기어노브는 버튼으로 대체했다.

‘정말 잘 만들었다.’ 이게 쏘나타에 대한 솔직한 심정이다. 굳이 단점을 뽑는다면 동력 성능일 테다. 시승했던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G20 CVVL 엔진이 이식됐다.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며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kg.m의 성능을 지녔는데 연비와 승차감에 집중한 탓에 초반 변속이 늘어진다. 굼뜬 반응으로 스포츠 모드나 패들 시프트의 의미가 조금 퇴색된 느낌. 올 하반기에 1.6 ℓ이 스포티함을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8세대 쏘나타는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며 무게를 줄이고 강성을 탄탄하게 매만졌다. 덕분에 안정성과 승차감은 나무랄 데가 없다. 서스펜션은 부드럽게 세팅돼서 노면 충격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탄탄해지는데 확 와닿을 정도는 아니다.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그립을 유지한다. 피렐리 P ZERO 타이어 영향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밸런스가 뛰어난 편이다.

쏘나타는 우리의 시대를 함께 해왔다. 그간의 쏘나타는 국민차, 무난함, 스탠더드로 그려졌다. 그러나 8세대 쏘나타는 디자인, 인테리어 구성, 주행 안전기술 적용 등 과감히 과거를 벗어던졌다. 만약 다른 브랜드에서 나왔다면 분명 럭셔리 중형 세단으로 마케팅했을 거란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현대자동차가 쏘나타의 올해 목표를 7만대로 잡았는데 사전계약 대수는 이미 1만 2300여 대를 달성했다. 1.6ℓ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세한다면 우리는 또 한 번 쏘나타와 시대를 걸어나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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