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R RULES 혼다 파일럿 VS 현대 팰리세이드

  • 기사입력 2019.02.28 15:12
  • 최종수정 2021.06.25 15:14
  • 기자명 모터매거진

현대 팰리세이드의 등장으로 후끈 달아오른 대형 SUV 시장. 공교롭게 혼다도 자사 플래그십 SUV를 다듬어 내놨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새 대형 SUV들이 한일전을 펼쳤다. 그 무엇보다 치열하다는 양국 간의 스포츠 중계를 지켜보듯, 숨 막히는 결전이 도어 안쪽에서도 시작된다.

글 | 윤현수   

사진 | 최재혁 

공간을 필두로 한 이 외전은 사실 한 끗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기 마련. 두 제품 모두 어딜 보든 큼직한 차체에 3열 시트까지 집어넣어 비슷한 구석들이 여기저기 넘쳐난다. 우선은 차체 크기 체크부터. 전장 5m에 딱 2cm 모자란 팰리세이드에 비해 파일럿은 5m를 넘어선다. 전폭과 전고 모두 파일럿이 손가락 두 마디 정도가 크다. 그러나 격차가 티끌만 하기에 크게 연연하지는 말 것. 그도 그럴 것이, 휠베이스는 되려 팰리세이드가 80mm 길단다. 실제 공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직접 줄자에 새겨진 눈금을 들여다보기 전엔 아무도 모르는 셈.

1열

지난 1월 호에 게재된 동명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각 요소 실측치에 대한 공간 설명은 국가기술표준원 산하의 ‘사이즈 코리아’가 2015년 측정한 우리나라 20대 남성 평균 신체를 기준으로 삼았음을 우선적으로 알린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키 174cm에 몸무게 72kg의 남성이 이야기의 기준이 된다.

운전석 시트는 기본적으로 팰리세이드 쪽이 큰 편이다. 방석 길이나 너비, 등받이 어디를 봐도 간발의 차이로 파일럿 시트보다 우위에 있다. 다만 파일럿도 20대 성인 남성의 체격을 품기엔 무리가 없으나 수치를 재고 나서 다시 팰리세이드 운전석에 앉아보니 묘하게 더 편한 느낌이다. 내가 생각해도 인간은 참 간사하다. 한편, 우리가 일반적으로 ‘헤드룸’이라고 부르는 등받이-천장 거리의 경우 파일럿이 70mm 더 길지만, 사실 등받이 높이 차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제원상 파일럿의 전고가 45mm 높다는 걸 잊지 말자.

2열 

사실 SUV에, ‘대형’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이상 운전석 공간이 비좁을 리는 만무. 공간에서의 본격적인 승부는 바로 2열부터다. 두 대형 SUV 모두 2열 시트가 독립식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인데, 각 시트 사이의 거리는 240~250mm 정도로 여유가 있고 그 여유를 바탕으로 시트를 더욱 넓게 설계해 운전석보다 편안한 공간이 구비된다. 또한 큰 의미는 없지만 방석 길이를 제외하면 운전석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수치 측면에서 팰리세이드가 또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간다.

이 접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무릎 공간. 해당 수치는 2열을 최대한 앞으로 끌어온 상태에서 잰 것으로, 2열 좌석이 슬라이딩 되는 범위가 팰리세이드가 더 넓다. 따라서 2열 좌석을 가장 끝까지 밀어낸 상태에서도 팰리세이드 쪽의 무릎 공간이 더 여유가 많다.

 

재밌는 것은 두 모델 다 헤드룸이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는데, 선루프 안쪽으로 패인 곳까지 길이를 재면 되려 팰리세이드 쪽의 헤드룸이 더 여유가 있다. 앉은키가 커서 선루프 테두리에 머리가 걸리면 별 의미가 없지만. 결론을 내보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성인 4인 가족이 편하게 타고 싶으면 팰리세이드를 고르는 게 상책이다. 2열 통풍 시트도 그렇고, USB 포트 개수도 더 많아 가산점을 부여했다.

3열 

3열은 가히 대형 SUV 카탈로그를 뒤적거리는 사람이라면 가장 눈 여겨볼지도 모를 부분. 카니발과 같은 고급 미니밴과 시장이 겹치는 부분도 존재하기에 대한민국의 수많은 가장들이 팰리세이드와 파일럿을 지그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준으로 삼은 성인 남성이 편히 앉기는 두 모델 모두 불편하다.

우선 워크 인 디바이스 버튼을 눌러 2열 시트를 접으면 완성되는 3열로 향하는 ‘입구’는 팰리세이드가 더 넓다(최소 너비 280mm). 한 마디로 더 수월하게 3열에 타고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 막상 3열에 몸을 맡기면 공간은 거기서 거기다. 성인 세 명이 다닥다닥 붙는다고 해도 편히 앉을 수는 없는 노릇. 그러나 주체가 아이들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성인이 앉았을 때 아예 앉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괜찮네’ 싶을 만큼 적당히 타이트한 공간이기에 더욱 그렇다.

성인 기준으로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팰리세이드와 파일럿 모두 3열 머리 공간은 크게 부족함이 없다. 방석에서 천장까지의 거리가 대략 930~940mm로, 이는 최신 스타일의 4도어 세단 헤드룸과 비슷한 수치이기 때문. 2열 승객이 조금 희생해서 시트를 앞으로 당겨주면 성인 2명 정도는 그럭저럭 탈 만한 공간이 구비된다는 이야기다. 무릎 공간 최소치는 팰리세이드 쪽이 더 긴 편. 방석 길이를 짧게 한 꼼수가 있긴 해도, 전반적인 무릎 공간은 팰리세이드가 길게 설계되어 휠베이스를 길게 가져간 덕을 봤다. 

2~3열 수납공간 

공간이 중심이 되는 두 대형 SUV를 위해 신설한 코너다. 별것 아니지만 작은 팁 정도로 시시콜콜‘썰’을 풀어낼 만하다. 덕분에 사진 기자는 자잘한 사진을 찍는 데에 시간을 더 투자해야 했지만 말이다. 일단 두 제품 모두 땅덩이 광활한 북미 시장을 겨냥한 만큼 컵홀더가 상당히 많이 구비되어 있다.

우선 컵이나 음료수 병을 끼워 놓을 수 있는 구멍 수는 파일럿이 더 많다. 2열 시트 사이 빈 공간에 두 개의 컵홀더를 더하고 3열 양 끄트머리 팔걸이에도 컵홀더를 하나 더 욱여넣어 개수에서는 단연 파일럿이 우위에 있다. 그러나 2열 도어트림에 자리한 컵홀더는 팰리세이드가 근소하게 큰 편이며 수납 공간은 팰리세이드가 더 여유가 있다. 다만 3열 컵홀더만큼은 파일럿의 승리. 음료를 넣을 수 있는 구멍도 많고 전체 길이도 더 길다. 타이트한 공간에서 음료 마실 여유가 있겠냐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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