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VISION OF JAGUAR

  • 기사입력 2019.01.14 15:06
  • 기자명 모터매거진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옆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백발 디자이너는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열정 넘치는 눈빛으로 재규어의 미래 비전을 이야기했다.

글 | 안효진

사진 | 재규어코리아

전날 밤 한국에 도착, 시차 적응에 실패해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한 이안 칼럼은 애써 피곤한 기색을 감췄다. 하지만 그의 한국 사랑은 이미 기자들에게 널리 알려진바. 그는 바쁜 일정을 쪼개어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2018>을 위해 기꺼이 12시간을 날아왔다.

재규어 코리아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인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국내 새싹들에게 장학금은 물론 이안 칼럼과 미팅, 영국 유수의 디자인 대학교 투어 등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의 장이다.

올해는 재규어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 XJ 50주년을 맞이해 ‘고유의 헤리티지를 이어간 100주년 XJ를 디자인하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그리고 시상식에 앞서 이안 칼럼은 기자들과 함께 재규어 디자이너의 눈으로 본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비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XJ 50 YEARS

“10살 때 처음으로 XJ를 만났고, 그때 그 차에 완전히 매료되어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당시 매장에서 받은 카탈로그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소년 이안 칼럼의 핸드폰 사진으로 50주년을 맞이한 XJ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중 파리 모터쇼 개막에 맞춰 영국에서부터 모든 세대의 XJ를 프랑스 파리까지 운전해 이동했던 이벤트는 기자에게는 눈으로라도 보고 싶은 부러운 경험이었다. 또한 현재 8세대 XJ 디자인이 이미 1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그의 이야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재규어가 늘 강조하는 시간을 초월하는 순수한 디자인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 전기차, 자율주행차

“I-페이스는 나에게 1968년 이후 가장 흥미로운 자동차다. 요즘 내가 직접 운전하는 차이기도 하고.” 재규어 첫 순수 전기차 I-페이스는 이안 칼럼에게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디자인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디자인의 자유를 준 모델이다.

물론 전기차라고 해도 재규어만의 디자인 철학은 변치 않을 거라 힘줘 말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쉐입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고. 또한 I-페이스로 인해 재규어의 전기차 디자인의 하나의 틀이 생긴 것 같다며, 즐거운 작업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재규어가 완전히 스티어링을 떼어 버리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재규어라는 브랜드는 드라이버의 재미, 드라이빙의 재미를 주는 브랜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는 유연한 인테리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 되리라 전망했다. 미래에는 대중 브랜드에는 자동차가 일상 필수품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만, 럭셔리 브랜드는 그들만의 개성과 특징들을 여전히 이어갈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럭셔리 브랜드는 역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가 있어야 하며, 그 가치를 커뮤니케이션하고 그에 따르는 퍼포먼스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재규어의 경우 외관에서는 언제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실내에서는 안락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또한 전통이나 역사를 한 방울씩 녹여내는, 오마주를 하는 정도지 과해서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만 표현하려 한다고, 점점 실내 디자인이 화려해지는 독일 브랜드와 달리 영국 차들은 점점 차분해지는 건 이런 다양한 생각들이 함께하기 때문이 아닐까.

# 브리티시 로열티

재규어는 영국의 자동차 디자인 언어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하지만 브리티시 로열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영국적인 것 대신 재규어다움에 초점을 맞췄다. 그가 생각하는 재규어스러움은 챠밍, 매력적인 것이었다. 너무 과해도 안 되지만 어느 정도는 흥미진진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었다. 물론 이 균형을 맞추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 마지막으로 한마디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나는 그가 과학자이기 이전에 창의적인 사람이라 생각한다. 이제 창의력이 지식보다 중요한 시대가 왔다. 지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식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기가 오고 있다.”


HISTORY OF XJ DESIGN

시리즈1

시리즈2

시리즈3

XJ40

X300

X308

X350

X351


<어드밴스드 팀 리드 디자이너 박지영>

Q. 아시아 여성 최초의 재규어 어드밴스드 디자인 팀 디자이너다. 전체 디자인 팀 여성의 비율은 어떻게 되나?

30~40% 정도? 컬러나 인테리어 팀에는 여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하지만 여자가 익스테리어, 외관 디자인을 맡게 된 건 내가 처음이다.

Q. 디자인 스타일이 남성적이라 입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인지, 입사의 비결이 궁금하다.

한 번도 남성적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디자인을 한 적은 없다. 다만 남성들도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하려 노력했다. 사실 내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은 제 각각이다. 보는 눈은 모두 다르니까. 여성적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Q. 후배들에게 한마디

영국 왕립학교(RCA)에 입학하기 전 제주도 가는 것을 빼고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영국사람들은 무심코 지나가는 것도 나에게는 새롭게 보였고, 그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캐치해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RCA에서는 한국에서 중요시하는 화려한 디자인의 스킬보다는 디자이너가 구상하는 것에 대한 철학적인 의미와 그것을 사람들에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한다.

또한 한국에서 배우며 좋은 디자인이란 어떤 것이라는 예시를 많이 보았는데, 오히려 그 디자인을 보며 난 자동차 디자인에 잘 맞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좋은 디자인의 정의는 없다. 열린 마음으로 사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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