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OMEN WANT?!

  • 기사입력 2018.12.11 16:17
  • 기자명 모터매거진

SECOND CAR

남자들만 세컨드카를 원한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그만! 차를 잘 몰라도, 운전이 미숙해도 여자들도 세컨드카는 꿈꾼다. 나이도 직업도 각기 다른 열다섯 명의 다양한 여자들에게 물었다. 그녀들이 생각하는 세컨드카의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세컨드카는 어떤 목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인지. 지금 현재 살 수 있는 능력 안에서 묻는 것인지를 되물으며 현실적인 세컨드카를 답한 이도 있었고, 별 고민 없이 마음 속 드림카를 외친 사람도 있었다. 똑같은 질문에도 반응은 각양각색. 예상대로 처녀들보다 아줌마들의 욕망이 더욱 강렬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세컨드카를 원하는 이유는 보다 즐거운 인생을 위해서라는 거. 평균적으로 3개의 직업을 가진다는 100세 시대에 이제 여자들에게도 세컨드카 플랜 정도는 기본 아닐까?

글 | 안효진

윤지영(주부, 32세) _ 포르쉐 911 GTS

지금은 평범한 선우엄마로 지내고 있지만,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남편과 함께 바이크를 타던 바이크 족이었어요. 두가티 몬스터 696으로 입문했고, 한 번의 사고로 전손 처리한 후, 다시 구입했습니다. 여전히 애지중지하며 지하 주차장에 모셔놓았네요.

사실 올 봄부터 슬슬 바이크에 다시 시동을 걸어보고 있지만, 아이 어린이집 등원과 하원 시간을 피해 바이크를 즐기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이와 함께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자동차를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은 처녀 때부터 타던 아우디 A3를 세컨드카로 사용하고 있는데, 만약 바꾸게 된다면… 예전에는 어릴 적 로망인 포르쉐 박스터를 생각했었지만, 아이가 생긴 후 2인승은 자동 탈락, 911 라인업으로 리스트를 변경하게 됐어요.

뒤에 카시트도 올릴 수 있고, 매장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니 이번에 4인승으로 인증받았다며 더욱 구매욕구에 펌프질을 하네요. 뒷좌석에 카시트를 설치하고 온가족이 함께 오픈 에어링을 즐기는게 제 로망이랍니다.

김나리(캐릭터 디자이너, 35세) _ 르노 트위지

현재 준중형 세단을 몰고 있습니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의 차가 기아 카니발이기에 사실 세컨드카에 대한 욕망은 크게 없네요. 하지만 회사가 신사역 사거리에 위치한 터라 주차가 가능해도 출퇴근 길이 두려워 차를 가지고 다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고 날쌘 스쿠터나 전동 킥보드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런데 우연히 눈앞으로 르노 트위지가 지나가지 뭐예요. 귀여운 외모와 실용성에 한 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오토바이보다 훨씬 안전하고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하니 가까운 곳에 부담 없이 왕복할 땐 안성맞춤인 듯하네요.

사실 회사는 차만 막히지 않으면 20분이면 도착하거든요. 또, 마트나 골목시장에서 장을 볼 때 주차문제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런 차가 하나 있으면 정말 편할 것 같아요. 전기차라 유류비 부담 없고 심지어 정부 지원비가 나오니 더욱 끌리는 것도 사실이네요.

김태희(잡지 에디터, 36세) _ 다이하츠 코펜

현재 가족차로 현대 i40를 가지고 있습니다. 넉넉한 짐공간과 편안한 실내, 그리고 준수한 주행능력까지 솔직히 큰 불만은 없네요. 하지만 큰 차를 몰고 있기에 늘 마음 한 켠에는 작은 차를 세컨드카로 갖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요.

작고 귀여운 외모의 다이하츠 코펜 1세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건 없지만, 중고라도 살 의향이 100% 있습니다. 하드톱 오픈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아기자기한 생김새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소윤(회사원, 33세) _ BMW 미니 쿠퍼S

결혼한 지 이제 1년이 조금 안된 신혼입니다. 남편과는 취미활동을 하다 만났어요. 그런데 자동차까지 같은 브랜드의 세단을 몰고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집에 세단만 두 대이다 보니, 자연스레 그 중 하나는 크기가 작고 재미있는 자동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아직은 아이도 없고, 조금 더 신혼을 즐길 수 있을 때 둘만 타도 넉넉한 BMW 미니라면 꽤 괜찮지 않을까요? 신혼의 달콤함이 배가 될 것만 같네요.

홍인아(배우, 35세) _ 기아 카니발

직업의 특성상 이동할 일도, 소품과 의상을 싣고 갈 일도 많아요. 지금 가지고 있는 소형 해치백으로는 사실 공간이 너무 부족하네요. 뒷좌석을 모두 폴딩하고 실어도 부족할 때가 한두 번이 아녜요. 특히 이번에 오피스텔을 이사하면서 얼마 되지 않는 이삿짐을 돈을 주고 나르며 더 확고하게 생각이 들었네요.

그래 내 라이프스타일에는 기아 카니발이야! 하지만 덩치 큰 카니발을 공연이 없을 때도 끌고 다닐 자신은 없어요. 그래서 세컨드카였으면 하네요. 저에게 세컨드카란 철저하게 필요에 의한 차입니다.

서민아(요리사, 33세) _ 혼다 S660

아직 아이는 없지만, 남편의 직업과 제 직업의 특성상 짐을 많이 부려야 하기에 중형 SUV를 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가게가 이태원에 위치하고 있는 터라, 사람들의 눈이 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네요.

가게 앞에 멋진 자동차가 한 대 세워져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골목길에 위치한 터라 큰 차를 세우기에는 무리가 있고. 그래서 생각한 게 혼다 S660입니다.

일본만 서른 번 넘게 여행한 일본 덕후로서 디자인만 보고 선택했어요. 누군가에게 중요한 운전의 재미만큼이나 저에게는 보이는 디자인도 중요했거든요.

정화인(프리랜서 에디터, 37세) _ 스마트 포투

스마트는 세컨드카라 하면 딱 떠오르는 차예요. 경차지만 경차 같지 않은 디자인에 경차라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차를 타고 국내 횡단을 해보고 싶네요. 구석구석 주차가 안되는 곳이 없고, 연비도 여행차로 최고니까요.

이지수(자동차 에디터,36세) _ 미니 JCW 카브리올레

곧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예요. 오랜 시간 미니의 오너로, 작지만 다이내믹한 미니의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아이도 생각해야 하고, 중형 세단으로 차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세컨드카라면 여전히 미니를 선택하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언제든지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JCW라면 더할 나위 없을 거 같아요.

박선경(주부, 34세) _ BMW i3

“다음차는 전기차로 하자.” 남편과 다음 차에 대한 주제로 여러 번 대화를 해보았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아직 전기차는 시기상조라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자주 여행을 떠날 줄 알고 중형 디젤 SUV를 구매했건만, 2년이 넘은 지금도 아직 2만km를 타지 못했답니다.

드넓은 트렁크에는 아이 짐만 싣고 다니고 있고, 이동도 서울 안에서 왔다 갔다만 해요. 게다가 남편은 회사에 주차장이 없어서 차도 가지고 다니지 못하는 실상이에요. 주행 거리도 짧고, 서울 안에서 가까운 거리만 다닐 건데, 이럴 거라면 차라리 전기차가 합리적인 선택 아닐까요?

하지만 아이가 있으니 장거리 여행을 가려면 기존에 갖고 있던 SUV는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디자인 적으로 취향 저격인 i3를 포기할 수 없으니까요. 세컨드카는 실용성보다는 마음에 드는 취향으로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선희(전문직, 40세) _ 알파로메오 8C 스파이더

세컨드카라… 현재 세단을 몰고 있는데 나중에 아기가 생길 대비를 해서 SUV 중에 남편도 좋아하고 둘이 데이트도 시원시원하게 할 수 있는 벤틀리 벤테이가를 구매하고 싶네요.

그런데 세컨드카라 하면 보통 브랜드에 대한 로망, 스포츠카에 대한 갈망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현재 신혼이며 세단을 갖고 있기에 현실적으로는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세컨드카의 낭만도 부분적으로 즐길 수 있는 SUV 베이스 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 다양한 SUV들이 나오고 있지만, 독일 3사 SUV들의 스포츠 라인이 아닌 태생적으로 스포츠카를 제작해온 람보르기니에서 출시한 우루스가 가장 세컨드카스러운 선택이 될 것 같아요. 만약 싱글이며 제약 조건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세컨드카를 고른다면, 주저없이 알파로메오의 8C 스파이더를 고를 겁니다.

최근에는 스포츠카 종류도 많고 기능도 더 좋은 것들이 많겠지만, 알파로메오 특유의 그릴 감성과 너무 크지 않은 차체에 우아함과 클래식함이 공존하는 이 차를 개인적으로 가장 멋진 세컨드카로 꼽고 싶네요.

박수진(저널리스트, 37세) _ 현대 코나 일렉트릭

보통은 패밀리카가 돼야 하는 퍼스트카에 반해 세컨드카의 용도는 ‘자아실현’ 아닐까요? 자아를 실현하는 여러 방법 중에 제가 제일 큰 가치를 두는 것은 ‘이동의 편리성’과 ‘저렴한 유지비’죠. 시내에 회사가 있는 관계로 주차비를 아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전기차는 이런 면에서 모든 조건에 합당하다고 할 수 있죠. 물론 보조금이 없다면 구입에 애로가 꽃피겠지만. 최근 나온 전기차 중에서는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이 그래도 가장 앞선다는 생각입니다. 소형 SUV지만 실내 공간에 여유가 있고, 다양한 기능까지 품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최대 주행거리는 400km 이상. 몇번의 시승으로 경험해 본 결과, 실제 주행거리는 500km도 가능하던데요? 출퇴근을 기준으로 3~4일은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나오죠. 게다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기름값에 비해 전기차 충전용 전기는 싼 편이죠.

세금 절약되고, 도로 통행료는 절반. 주차비 역시 공영주차장 기준으로 절반이죠. 게다가 충전 목적이라면 1~3시간이 무료. 세컨드카로서 전기차만한 것도 없네요.

안록주(주부, 38세) _ 현대 벨로스터 N

우연한 기회로 프랑스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유행처럼 땄던 1종 면허. 그 때는 혹시 배추라도 팔게 될지도 모르니, 트럭 운전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엄마 말씀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따 놓은 면허였죠.

그런데 학생 신분으로 차를 렌트해 여행을 하려고 보니, 수동기어가 있는 자동차가 훨씬 가격이 저렴한 거 아니겠어요? 지금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파리에서부터 남부 프랑스, 그리고 모나코까지 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네요.

예상보다 다행히 직선으로 뻗은 구간도 많아 살아서 돌아왔네요. 지금은 편안한 자동기어의 세단을 몰지만, 문득 문득 그때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수동 운전이 그립다기보단 수동 운전을 하면 그 때의 내가 생각이 날 것 같은 느낌에서죠.

요즘 현대 벨로스터 N이 수동 운전의 붐을 다시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기사들을 보았어요. 이 정도 가격이라면 현실적으로 구입할만한 가격이기도 하고…. 그로 인해 인생이 조금 더 짜릿하고 낭만적일 수 있다면, 벨로스터 N은 기꺼이 구입해보고 싶은 모델이네요.

이세원(자영업, 37세) _ 르노삼성 QM3

첫차는 이런 저런 조건이 붙기 마련이죠. 덜컥 큰 돈을 쓰는 것도 무섭기도 하고…. 결국 남들의 의견을 모아 구입했었어요. 그래서 세컨드카는 조금 더 저의 욕망에 귀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소형 SUV인 QM3.

프랑스 특유의 미적감각이 뻔하지 않고, 다재다능한 점도 맘에 드네요. 무엇보다도 음악 감상을 즐기는 나에게 보스(Boss) 오디오는 매력 만점. 늦은 밤 퇴근 후 주차장에서 몸도 마음도 달래주는 재즈 음악을 듣기엔 이 정도 차 중에서는 QM3만한 것도 없을 듯.

이경진(주부, 40세) _ 포르쉐 718 박스터 GTS

늙어서도 멋지겠지만, 더 늙기 전에 아이들을 조금 더 키워 놓고 세컨드카를 타고 남편과 전국을 돌며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네요. 연애시절을 떠올리며 단 둘이 떠다는 여행에는 오픈카만한 게 없겠죠? 남편이 더 좋아하는 포르쉐라면 저 또한 기쁠거 같아요. 어서 커라 얘들아! 엄마 여행 좀 가자.

김민지(대학원생, 35세) _ 피아트 500C 리바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운전을 했으니, 운전경력이 그래도 꽤 되네요. 지금은 일본차를 타고 있는데요. 엄마가 타던 왜건을 물려 받았어요. 뭐, 픽업 트럭도 잘만 타고 다니는 미국인들도 있는데, 큰 불만은 없어요.

하지만 세컨드카를 고를 수 있다면 저는 피아트 500C 리바를 선택하고 싶네요. 미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파스텔톤 컬러며, 마호가니 원목으로 뒤덮은 대시보드며 앙증맞은 디자인까지. 뭐든 큼직큼직한 미국 감성만 보다가 유럽차를 보니, 신선하고 즐거운 자극이네요. 더구나 500대 한정이라니, 더 탐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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