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자동차 소비 트렌드

  • 기사입력 2017.02.28 14:45
  • 최종수정 2020.09.01 19:15
  • 기자명 모터매거진

2017 자동차 소비 트렌드

시장을 읽기 위해선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소비자의 심리와 패턴을 가장 열심히 연구하는 곳이 카드사라는 데 착안해 삼성카드, BC카드의 분석을 종합해보았다. BC카드와 한국 트렌드 연구소는 2017년 소비 트렌드를 5가지로 분류했다. 삼성카드는 40대 소비자가 자동차 시장의 주류를 이루며, 30대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글 | 박소현

삼성카드가 다이렉트오토 서비스로 구입 희망 차종과 금융한도를 조회한 2400여 명에 대해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은 연봉의 65.6%를 자동차 구매에 지출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구매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을 연령대별로 분류했을 때 최저 평균연봉이 3780만원(20대)으로 꽤 높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우리나라 20대 평균연봉을 2673만원이라 발표한 것과 차이가 크다. 20대는 ‘지금보다 매년 1000만원은 더 벌어야 차를 사겠다’고 마음먹는다는 사실. 그저 차를 구경하자고 금융한도를 조회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실제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삼성카드의 자료는 의미가 짙다.

전 연령대 중에서도 30대는 연봉 대비 지출희망금액 비중이 73.3%로 가장 높았다. 40대는 30대보다 낮은 비중(65.7%)을 자동차 구매에 할애하겠다고 답했지만, 금액으로 따지면 40대의 지출희망금액이 30대보다 749만원 높다. 40대 평균연봉은 5730만원, 30대 평균연봉은 4780만원으로 950만원 더 많기 때문이다.

40대와 50대의 평균연봉도 681만원 차이를 보이지만, 지출 희망 금액은 각각 3764만원과 3743만원으로 비슷했다. 연령 대신에 국산차, 수입차 구입 희망자로 각각 분류했을 때의 결과도 재미있다. 국산차를 원하는 소비자 평균연봉은 4811만원, 수입차를 원하는 소비자 평균연봉은 6013만원이다.

그런데 지출희망금액은 국산차 2711만원, 수입차 7863만원으로 더 큰 격차가 벌어진다. 자신의 연봉보다 비싼 수입차를 사겠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차피 집은 못 사니까 차라도 사자는 소비 심리다.

선호 차종은 연령대별 차이를 보였다. 20대는 전 연령대 중에서 소형 SUV를 가장 많이(15%) 선호했다. 심심하고 흔한 소형 세단보다 개성을 잘 표현해주는 소형 SUV를 택하는 편이다. 40대는 대형 SUV 선호도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14%를 기록했다.

가족 모두를 위한 차에 대한 수요를 보인 것이다. 30대는 무난한 중형 세단을, 50대는 대형 세단을 택했다. 다음은 BC카드가 분류한 2017년 소비 트렌드다.

1. 얼리 힐링족(Early Healing Consumer)

소비 트렌드세터인 30대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직면했다. 취업, 승진, 결혼, 출산이라는 단계적 과업을 안고 부담감 속에 산다. 사실 1단에서 넘어져 ‘노력해도 안 된다’는 회의감에 빠진 이들 사이에선 미래를 저축하기보다 오늘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데, ‘비혼’ 역시도 일종의 트렌드가 됐다.

행복의 기준이 ‘우리’가 아니라 ‘나’에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결혼 후에 오는 출산, 양육, 복합적 관계, 사회생활 등에서 나타나는 금전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으며 ‘나’를 포기하고 살기는 싫다는 것. 힐링이 필요한 30대의 소비 패턴은 ‘현실적 가치소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스몰럭셔리’라고도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집 장만을 포기하는 대신 실현 가능한 선에서 개인의 취향을 최대한 충족시켜주는 자동차, 나홀로(취미), 여행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30대 소비자에 관한 전체 업종 연평균 성장률이 6.6%에 불과하나, 위 세 가지 업종은 연평균 19.0% 성장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28.1%, 나홀로 38.4%, 여행 8.3%가 각각 성장했다. 20대에 중고차를 타다 30대에 처음 새 차를 구매하는 사람 수도 무시할 수 없다.

2. 뉴노멀 중년(New Normal Middle Age)

강한 개성을 가진 40~50대가 새로운 중년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 90년대 등장한 ‘X세대’는 1965~1979년에 출생한 사람들로, 무관심, 무정형, 기존 질서 부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여 년이 지나 중년이 된 X세대는 조금 특별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전체 세대의 34%를 차지하는 이들은 복수의 카드사 고객 중 40%에 해당하며, 이용금액 기준으로는 절반에 해당한다. 가장 구매력이 높으면서 다양한 니즈를 가진 소비층이다.

20~30대 소비자의 구매 영역에 뉴노멀 중년이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소비는 연평균 6%대가 감소하는 반면 온라인 쇼핑이나 헬스클럽 지출은 급상승 중이다. 중고품을 구매해 봤다는 응답률도 77.3%나 됐다.

온라인 중고장터 매출비중의 23%가 40대, 22%가 50대다. 트렌디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중년들과 럭셔리 상품을 선호하는 중년이 두루 보이고 있다. 중고 아방이와 제네시스 G80를 두고 고민하는 모양새다.

3. 위너 쇼퍼(Winner Shopper)

소비를 일종의 게임으로 여기는 위너 쇼퍼는 주로 SNS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라 보면 된다. 뭘 먹는지, 뭘 하는지, 뭘 득템했는지 SNS에 인증하며 성취감을 맛보는 20~30대 소비자를 지칭한다.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부러워 할만한 것’을 손에 넣거나 경험하기를 즐기는데, 꼭 비싼 것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취향을 바탕으로 합리성을 추구하는 스마트 컨슈머도 여기에 해당한다. 자신의 구매력 내에서 최고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비교분석해가며 소비를 한다. 남들보다 얼마나 일찍 손에 넣었는지, 얼마나 구하기 힘들었는지, 얼마나 싸게 샀는지 가늠하고 과시하며 승리감을 느끼는 것.

재화가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사려는 경향도 있어, 자차 구매족보다 렌트족이 늘고 있다. 슈퍼카 전문 렌트 업체도 예상 외 호황을 누리고 있다.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 등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간접체험을 도와주는 인프라가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팝업스토어, 시승행사, 출시행사 등 흔치 않은 이벤트에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4. 스트리밍 쇼퍼(Streaming Shopper)

모바일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로, 항상 온라인에 연결돼 있다. LTE 서비스 인프라가 확충돼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을 보기 쉬운 환경이 됐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2016년 3월 기준으로 전체 모바일 트래픽 중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57.6%다.

또한 1인 미디어 및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Multi Channel Network)는 점차 세분화되고 있는 소비 시장에서 개인의 취향에 맞는 동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동영상을 통한 소통 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동영상을 통한 쇼핑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33.0%, 경험은 없지만 의향이 있는 소비자의 비중은 29.8%이다. 홈쇼핑 업체가 인터넷에서 온에어 스트리밍을 하는 이유나, 자동차 업계가 유튜브 영상 광고에 투자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5. 내비게이션 소비(Navigation Consumption)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을 할 때, 필요한 상품이 있거나(84.8%) 쇼핑 관련 사이트 또는 앱을 둘러보다(48.9%)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2016년 나스미디어, 1735명). 이처럼 목적이 있어야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모바일 앱은 소비자 니즈를 토대로 푸시 알람을 보내는 서비스가 증가하는 추세다.

쇼핑몰에선 소비자 정보(연령, 성별 등)와 검색어를 토대로 ‘소비자가 원할 것 같은 상품’을 우선순위로 노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보과잉 시대에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에 대하여 선별적 알림을 받는 것에 대한 니즈는 증가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소셜커머스의 구매 내역을 조합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마케팅도 각광받는다. 시계를 사려고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페이스북에서 시계만 보인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페이스북 광고는 소비자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노출된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부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자동차 구매도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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