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ME OF PLACE

  • 기사입력 2017.08.11 23:26
  • 최종수정 2020.09.01 20:56
  • 기자명 모터매거진

NAMING

자동차 이름은 한 번 듣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쉬운 단어지만, 함축적이고 고차원적 의미를 품는다. 브랜드들은 자동차 제작만큼이나 작명법에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한다. ‘지명’은 특징을 ‘잘’ 표현하는 차명이다.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사막 이름을 가진 기아의 대형 SUV 모하비(Mohave)부터 이태리 명품임을 강조하기 위해 공장이 위치한 지역 이름을 사용한 페라리(Ferarri)의 마라넬로(Maranello)까지 다양한 의도로 쓰인다. 이처럼 차명으로 지명을 사용하는 8개 브랜드의 자동차를 모았다.

글 | 손권율

현대 코나(HYUNDAI KONA)

코나(Kona)는 하와이 섬(Hawaii Island)에 있는 해안지역의 이름이다. 이곳은 세계 3대 커피로 인정받는 코나 커피의 원산지로 유명하다. 현대자동차는 고품격 커피의 부드럽고 세련된 맛에 영감을 받아, 차분하고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코나’를 소형 SUV의 이름으로 사용한다.

지난달 동급 대비 비싼 가격으로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작명법에 걸맞은 고품질을 무기로 앞세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형 SUV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현대자동차의 코나다.

기아 모하비(KIA MOHAVE)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모하비 사막(Mohave Desert)은 1년 강수량이 100mm를 맴돌 정도로 건조한 날씨를 가진 곳이다. 이러한 환경은 고철을 부식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50년 이상 수명을 가지게끔 한다. 기아자동차는 강인함을 강조하기 위해 기함 SUV의 이름을 모하비(Mohave)로 정했다.

SUV의 단단함을 연출하기에는 제격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비행기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은 곳. 기아의 의도대로 강인한 이미지만 연출하기엔 위험성이 있는 작명법이 아니었을까.

쉐보레 실버라도(CHEVROLET SILVERADO)

쉐보레의 효자 모델, 실버라도(Silverado)는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 산악지역에 있는 ‘실버라도 캐년(Canyon)’ 자치구의 명칭을 물려받은 픽업트럭이다. 이 녀석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절대 강자 포드의 픽업트럭, F150을 유일하게 견제하는 십자가 품은 교회 형(?)이다. 이름처럼 험난한 산길을 잘 달려줄 것 같은 이미지는 미국 형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쌍용 티볼리(SSANGYONG TIVOLI)

쌍용자동차의 소형 SUV는 로마 귀족들의 별장인 빌라 데스테(Villa d'Este)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티볼리(Tivoli)는 르네상스 디자인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별장이 세워진 도시명이다. 소형 SUV ‘티볼리’도 쌍용에게는 걸작이었다. 존폐의 갈림길에 선 그들에게 9년 만에 흑자를 선물하며 위기상황에서 구해주었기 때문이다. 쌍용에서 가장 이름값 하는 모델, 티볼리다.

대우 르망(DAEWOO LEMANS)

1980년대를 풍미했던 대우자동차의 르망(Lemans)은 르망 24시 레이스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 도시 ‘르망’에서 따온 이름이다. ‘경주용 차처럼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차’라는 의미를 품었다.

당시 파격적인 외관과 최고출력 100마력을 웃도는 심장으로 현재는 아저씨가 되어버린 젊은 청년들에게는 드림카였다.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8’에서 성보라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로도 등장해, 요즘 친구들에게도 꽤 친숙하다.

토요타 아발론(TOYATA AVALON)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Avalon)은 실제 지명이 아닌 고대 켈트 신화 낙원의 이름이 어원이다. 이곳은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은 아서왕이 ‘영국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돌아오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장소로 유명하다. 2010년 미국시장에서 토요타가 리콜 사태로 어려움을 겪을 때, ‘아발론’은 꾸준한 판매량으로 위기극복에 일조한 사무라이 기함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아서왕의 재림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닛산 무라노(NISSAN MURANO)

유리 세공으로 유명한 이태리 베네치아(Venice)의 인근 섬, 무라노(Murano)를 닛산이 빌려 갔다. 처음 만든 하이브리드 SUV의 작명법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닛산의 ‘무라노’는 유리공예 장인들이 빚은 공예품처럼 섬세하다.

내·외관 디자인에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섞어 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특히 플로팅 루프 방식으로 천장이 붕 뜬 모습을 정교하게 연출했다. 유리와 상반되는 일본 차 특유의 짱짱한 내구성도 덤이다.

페라리 550 마라넬로(FERARRI 550 MARANELLO)

1996년 역사적인 페라리가 등장한다. 이름에 스포츠카의 본고장 ‘마라넬로(Maranello)’가 붙은 모델이다. 페라리의 전통적인 FR(앞 엔진,뒷 바퀴 굴림) 방식을 부활시킨 ‘550 마라넬로’다. 심장으로 V12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해 최고출력 320마력의 힘을 보여줬다. 현재까지도 역대 페라리 중 가장 아름다운 모델로 찬사 받는 모델이다. 서울도 페라리 이름으로 사용되는 기념비적인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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