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NO.9

  • 기사입력 2017.08.11 22:46
  • 최종수정 2020.09.01 20:53
  • 기자명 모터매거진

우리나라 풍습에 나이에 ‘9’가 들면 결혼이나 이사 등 중요한 일을 꺼리는 일을 아홉수라 일컫는다. 현대사회에서는 그 범위가 넓어져 기념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도 의미가 쓰인다. 그러나 아홉수는 사나운 시기만을 일컫지 않는다.

현대자동차가 이룬 판매량 1000만대는 미국 진출 29주년에 이뤄낸 결과였다. <모터매거진>의 창간 29주년을 맞아, 창창한 앞날을 의미하는 아홉수의 경우를 나열했다. 9부터 99까지 다양한 이유로 긍정적인 아홉수를 보내거나 겪고 있는 10개의 브랜드를 소개한다.

글 | 손권율

No. 9

볼보

스웨덴이 만든 준중형 SUV가 ‘9년’ 만에 풀체인지를 거쳐 올해 4분기 국내 시장에 등장한다.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볼보의 ‘XC60’이다. 2008년 데뷔해 100만대의 글로벌 판매량을 기록한 볼보의 간판 모델이다.

토르의 망치를 무기로 환상적인 성공을 이룬 XC90의 후속 타자로 출시 전부터 반응이 뜨겁다. 베스트셀링카였던 만큼 현재의 상승세를 잘 이어 갈 것으로 예상한다.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볼보의 선전을 기원한다.

No. 19

기아

세계 3대 디자이너라 불리는 ‘피터 슈라이어’가 빚은 관능적인 패스트백 모델이 기아 배지를 달고 국내 세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웅장한 ‘19인치 휠’로 도로를 움켜쥐고 달리는 스포츠 세단, 스팅어다. 6기통 3.3ℓ 트윈 터보 심장으로 폭발적인 스피드는 물론 판매량도 쏜살같이 올리고 있다.

탁월한 가성비로 무장한 이 녀석은 장기간 독주를 할 것만 같다. 오랜만에 기아의 지갑을 두툼하게 해주는 효자가 나타났다.

No. 29

현대

2015년, 소형차 엑셀의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는 ‘29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대 고지를 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지표인 치열한 북미 시장에서 달성한 위대한 업적이다.

그들은 주력 모델 쏘나타부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다양한 시도로 지난 5년부터 세계 5위의 완성차 기업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자동차 선진국으로 거듭나게 한 주역이다.

No. 39

푸조

올해 ‘39주년’을 맞이하는 죽음의 경주, 다카르 랠리의 주인공은 단연 핸들링의 푸조다. 1990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25년 만에 2008GT DKR로 복귀해 그해 우승을 차지했고, 3008GT DKR에게 바통을 넘겨 올해 레이스도 제패하는 위엄을 보여줬다.

이러한 기세로 탄력받아, 막내 격인 2008부터 3008, 그리고 큰형님 5008까지 만들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SUV’로 인정받는다. 프랑스 감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 중인 푸조다.

No. 49

토요타

폭스바겐에게 선두 자리를 내어준 토요타. 그러나 판매 대수에서만 밀렸을 뿐 ‘49개국’에서는 당당히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로 평가받는 그들이 사실상 1등인 셈이다. 10세대 캠리 출시를 앞두고 있음에도, 9세대는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세단이다. 무너지지 않는 공든 탑을 쌓은 사무라이가 새삼 감탄스럽다.

No. 59

혼다

단일 모델로 약 24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시빅은 국내에서만큼은 부진을 거듭했다. 2006년 야심 차게 국내에 정식수입이 됐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2015년에 단종이라는 쓸쓸한 퇴장을 했던 아픔이 있다.

이러한 10세대 시빅이 ‘기술의 혼다’의 정신을 가다듬고 부활했다. 섀시에 ‘59%의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특유의 짱짱한 내구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다.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가격 경쟁력도 갖춘 시빅이 혼다코리아를 오랜만에 미소 짓게 할지 기대된다.

No. 69

장성기차

만리장성이란 단어만 봐도 출신이 짐작된다. 바로 중국의 장성기차(Great Wall Motors)다. 이곳은 ‘69명’ 직원의 월급 지급도 못 했던 고졸 출신의 젊은이가 피땀 흘려 일궈낸 노력의 산물이다. 그가 창업자가 되어 중국 내에서 14년 연속 SUV 판매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지도 있는 완성차업체를 만들었다.

SUV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의 주력 모델은 ‘HAVAL’이다. 이 차는 연간 생산량이 100만대에 이를 정도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가지고 있다. 국경을 떠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No. 79

BMW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모범답안 BMW다. 작년에 2000억을 투자해 서비스센터를 ‘79개’까지 확충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확장된 인프라 덕에 오너들은 ‘운전의 즐거움’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됐다.

전국구를 장악한 센터는 이전의 수리비 눈탱이와 기약 없는 기다림을 구한말 시대의 얘기로 바꿔버린 것이다. 파격적인 국내 투자로 이미지 제대로 연출한 BMW는 승승장구할 날만 남아 보인다.

No. 89

랜드로버

‘1989년’ 출시해 각진 모습으로 오프로드의 상징이 되어 랜드로버를 SUV 명가로 만들어 준 일등공신, 디스커버리의 5세대 모델이 국내에 등장했다. 전통을 거스르는 유려한 라인을 품어 오프로드도 물론 온로드도 점령하고자 보인다.

다음 달 출시 예정인 형님 격 레인지로버 벨라와 쌍두마차를 이뤄 랜드로버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려 한다. 고급하면 빼먹을 수 없는 브랜드, 랜드로버의 곧 다가올 하반기 성적이 궁금해진다.

No. 99

시트로엥

국내에 유학 온 파리지엥 듀오 중 하나인 시트로엥이다. 그들의 소형 SUV인 C4 칵투스는 푸조의 2008과 피를 나눈 형제 사이로 최고출력 ‘99마력’의 힘을 내는 4기통 1.6ℓ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사용한다. 쌍둥이도 외모와 성격이 서로 다른 것처럼 이들도 그러하다.

C4 칵투스는 유선형의 앙증맞은 차체가 넓게 찢어진 헤드램프와 조화를 이뤄 예술의 도시 파리에 어울리는 세련미 넘치는 디자인을 뽐낸다. 2490만원이면 손에 넣을 수 있는 프랑스 감성의 가격 메리트도 사회초년생이나 여성 운전자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 외면받던 시트로엥의 반전 서막이 펼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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