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클라쎄 EQ900L & 카니발 L4

  • 기사입력 2017.11.11 11:48
  • 최종수정 2020.09.02 00:35
  • 기자명 모터매거진

BEYOND PREMIUM

센터파티션으로 공간을 나눠 동승객을 VVIP로 만드는 진정한 쇼퍼 드리븐 카(CHAUFFER DRIVEN CAR)가 나타났다. 바로 국내 유일의 컨버전(CONVERSION) 브랜드, 노블클라쎄(NOBLEKLASSE)의 손길이 닿은 국산 세단과 미니밴이다. 더욱 사치스러운 존재로 거듭난 ‘NOBLEKLASSE EQ900L’과 ‘NOBLEKLASSE CARNIVAL L4’를 소개한다.

글 | 손권율

사진 | 최재혁

# INTRO

중세시대 유럽 귀족들이 타던 마차에서 영감 받아 탄생한 ‘리무진(LIMOUSINE)은 1열 공간과 2열 공간이 분리된 자동차다. 즉, 실내 중앙에 파티션을 설치해 뒷좌석을 앞좌석과 분리된 독립적인 공간으로 만든 특별한 이동수단이다.

이에 거대한 전장과 호화로운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도로 폭이 넓은 미국에서는 리무진의 길이가 8m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리무진은 복잡한 주차 공간 및 좁은 도로 환경 탓에 전장이 6m도 채 도달하지 못한다.

국내 최초의 리무진 모델은 97년 등장한 현대자동차의 다이너스티 리무진이다. 이 차는 B필러를 확장하는 여타 리무진과는 다르게 C필러를 확장해 실내공간을 확보한 획기적인 모델이었다. 당시 의전용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인기를 끌었다.

2000년도에 진입하면서 리무진 시장은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2002년에는 경쟁사인 쌍용자동차가 체어맨 리무진을 출시했고, 이후 고급 세단뿐만 아니라 기아자동차의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 리무진, 그리고 쏠라티 리무진까지 등장했다.

고객층을 특정 소수에게만 국한하지 않고,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니밴 기반의 리무진이 등장한 것이다. 허나 고급 세단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었다. 이들은 가족용인 만큼 고위층이 이용하는 세단 모델만큼 호화스럽지는 못했다.

따라서 애프터 마켓을 통한 튜닝이 증가했고, 리무진 개조 업체도 부쩍 늘어나게 됐다. 노블클라쎄는 단순 개조를 넘은 컨버전 완성차 브랜드다. 이들의 손길이 닿으면 미니밴도 사치스러워지는 마법에 걸린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유일무이하게 컨버전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는 노블클라쎄의 EQ900L과 카니발 L4를 집합시켰다.

# INTERIOR

먼저 EQ900L의 실내를 살펴봤다. 1열은 노블클라쎄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제네시스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여전히 고급스럽다. 새로 추가된 것은 뒷좌석과 소통할 수 있는 인터폰뿐이었다. 중앙에 파티션이 자리했기 때문에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대화를 나누기 힘들다. 완벽한 방음을 자랑하는 EQ900L은 리무진으로서 찬사받아 마땅했다.

이곳에 설치된 센터파티션은 여타 리무진과는 달랐다. 2열 천장에 붙어있는 스마트 글라스 버튼을 누르면 순간 백색으로 변해 선명하게 보이던 앞좌석이 보이지 않는다. 외부와 완벽히 차단되어 나만의 개인적인 공간으로 변신한다.

순정 모델의 렉시콘(Lexicon) 스피커도 귀를 즐겁게 만들기에 충분하지만, 노블클라쎄는 센터스피커로 프랑스에서 넘어온 블람(BLAM)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해 더욱 사치스러워졌다. 또한, 스피커 중앙에 아날로그 시계와 양옆에 모니터를 설치해 고급 세단이 갖춰야 할 기본기도 잊지 않았다.

여느 최고급 세단답게 2열 시트는 나파가죽으로 만들었고 등받이 각도는 물론 다리 받침대도 움직인다. 허나 일반적으로 앞좌석 시트가 젖혀지며, 풋레스트가 펴지는 원리다. 갑자기 센터파티션이 가로막고 있는 이 녀석의 작동원리가 궁금해졌다.

버튼을 눌렀더니 파티션 하단부가 앞좌석 쪽으로 움직이면서 펼쳐지는 다리 받침대의 공간을 확보한다. 센터파티션이 설치됐어도 시트가 능력 발휘하기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풋레스트가 올라가면 이태리 가죽 장인, 파수비오(PASUBIO)가 만든 가죽 매트와 발 받침대가 눈에 띈다. 화려함에 놀라 신발을 벗고 타야 할 것 같았다.

다음으로 카니발 L4의 실내로 들어갔다. 1열은 베이스 모델인 카니발과 별다른 점이 없었다. 도리어 센터에 설치된 파티션으로 인해 시트 등받이 각도 조절이 제한돼 있어 체격이 좋은 몇몇 남성들은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듯 보였다.

그리고 가변 파티션을 닫으면 룸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 확보도 불가능했다. 허나 이 녀석은 동승객만을 위한 자동차이기에 이러한 점이 숙명과도 같다. 노블클라쎄가 만든 카니발 앞좌석의 특징은 단연 인터폰이다. 이는 파티션을 닫았을 때 뒷좌석 동승객과의 소통을 원활히 이룰 수 있게 한다. 이는 파티션의 방음 수준이 훌륭하다는 대목으로도 볼 수 있다.

별다른 특징이 도드라지지 않은 앞좌석과 달리 2열의 변화는 호화스러움의 극치였다. 하이리무진의 높은 천장을 스웨이드로 덮고 중앙에 샹들리에 부럽지 않은 쭉 뻗은 조명이 매우 아름답다. 그 아래로 나파가죽으로 실내를 뒤덮었고,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뒷좌석 창문에 커튼을 설치해 고급스러움을 한껏 강조했다. 바닥에 무늬목을 깔아 럭셔리의 상징, 요트도 연상케 했다.

본격적으로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뒷좌석에 진입하니 3열 공간을 삭제하고 큼지막한 2개의 시트를 만날 수 있었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미니밴이 4인승으로 변신한 것이다. 도로 위의 퍼스트 클래스가 되어버린 인테리어의 하이라이트는 센터에 있는 32인치 디스플레이다.

카메라와 무선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어 어디서든 포털 사이트 검색과 TV 시청은 물론 화상회의까지도 가능하다. 또한, 양옆에 위치한 대형 스피커의 노래 실력도 가히 가왕이라 칭할 만큼 훌륭했다. 파티션 하단에 있는 3개의 수납공간도 실용적이다. 특히, 가운데 수납함에는 커피머신이 있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제공하는 배려도 깃들어있다. 악천후를 대비한 우산도 구비되어 있었다.

2개의 리무진 시트는 단연 돋보였다. 푹신한 쿠션을 바탕으로 안락한 착좌감은 물론 ISOFIX도 마련되어 있어 카시트 설치도 가능했다. 특히, 등받이 각도가 180도 젖혀지는 기능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시트 포지션 조정은 팔걸이에 있는 물리 버튼을 이용하거나 터치 방식의 태블릿 PC로 조정할 수 있다.

단, 다리 받침대는 태블릿 PC로만 움직일 수 있었다. 시트마다 테이블도 마련해 개인적인 공간에서 간단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트렁크에도 옷걸이와 무늬목 바닥재를 설치해 베이스 모델과 차별화를 둔 것도 카니발 L4의 특징이다.

# EXTERIOR

익스테리어의 과감한 변신은 없었다. 먼저 EQ900L은 과거 베이스 모델의 휠베이스를 늘려 만든 방법과 달리 차체 크기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대신 차별화를 두기 위해 외관 색상을 퍼플과 블랙 투톤으로 칠했고 하단부에 스포일러를 추가했다. 그리고 B필러 부분에 LED 장식과 휠캡을 장착했다. 외관에 두루 녹아있는 노블클라쎄의 배지와 투톤 컬러는 예사롭지 않은 노블클라쎄의 정체성을 잘 표현했다.

카니발 L4의 모습도 특별했다. 크롬 장식이 멋스러운 프런트 그릴을 장착했고 EQ900L과 같이 차체 하단부에 전부 스포일러를 달아 미니밴임에도 자비 없는 다운포스를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전·후 면에 있는 엠블럼과 휠캡은 노블클라쎄 배지로 변경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승차 옵션에는 빠져 있지만, 카니발 L4에도 고급스러운 투톤 컬러를 적용할 수 있다. 단, 추가로 275만원을 내야 한다.

# PERFORMANCE

EQ900L의 V8 5.0ℓ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출력 425마력과 최대토크 53.0kg·m의 괴력은 물론 정숙성도 탁월하다. 아이들링 시 약간의 진동을 제외하고는 너무나 조용하다. 심장을 맞물고 있는 8단 자동변속기 역시 변속 충격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3.5m에 육박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미세한 흔들림조차 느낄 수 없었다. 파티션과 같은 장치 때문에 무게가 증가했음에도 대배기량 엔진 덕분에 여전히 5.8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굼뜨지 않은 달리기 실력도 만족스러웠다.

카니발 L4의 엔진라인업은 I4 2.2ℓ 디젤 엔진과 V6 3.3ℓ 자연흡기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차중량 2톤이 넘어가는 이 녀석에게는 시승차와 같은 가솔린 엔진이 적절해 보였다. 최고출력 280마력과 최대토크 34.3kg·m의 준수한 힘으로 무거운 몸을 부족함 없이 잘 이끈다.

카니발 L4는 승차감이 베이스 모델보다 크게 개선됐다. 특히, 후륜 서스펜션의 스프링을 에어 스프링으로 교체해 과속방지턱과 같은 장애물을 넘어도 심한 흔들림이 없다. 남다른 승차감을 자랑하는 미니밴으로 거듭난 것이다.

# CONCLUSION

노블클라쎄는 빌드업 프로그램도 마련해 선택의 폭도 넓혔다. 약 3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내고 순정 EQ900L과 카니발 하이리무진 모델을 개조하는 방법이다. 허나 역시 쟁점은 가격이다. 두 모델 모두 사치스럽게 변신한 만큼 억 소리 나는 몸값을 보여준다.

품질을 떠나, 아직 1억 넘는 국산차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입차 고객층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노블클라쎄만의 확고한 색깔만 드러난다면 충분히 매력 있는 자동차임에는 분명하다.

SPECIFICATION

NOBLEKLASSE CARNIVAL L4

길이×너비×높이 5115×1985×2040mm | 휠베이스 3060mm

무게 2095kg | 엔진형식 ​​​6기통, 가솔린 | 배기량 3342cc

최고출력 280ps | 최대토크 34.3kg·m | 변속기 6단 자동 변속기

구동방식 FWD |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전) / 멀티링크 (후)

타이어 235/55 R19 (19인치) | 연료탱크 ​​80ℓ | 복합연비 7.9km/ℓ

CO₂ 배출량 ​​215.0g/km​ | 가격 1억 3015만원

NOBLEKLASSE EQ900L

길이×너비×높이 5495×1915×1505mm | 휠베이스 3450mm

무게 2380kg | 엔진형식 ​​​8기통, 가솔린 | 배기량 5038cc

최고출력 425ps | 최대토크 53.0kg·m | 변속기 8단 자동 변속기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멀티링크 (전) / 멀티링크 (후)

타이어 245/45 R19 (전) / 275/40 R19 (후) | 연료탱크 ​​83ℓ

복합연비 7.2km/ℓ | CO₂ 배출량 ​​239.0g/km​ | 가격 1억 887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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