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 미니 클럽맨 쿠퍼 S

  • 기사입력 2017.11.11 11:30
  • 최종수정 2020.09.02 00:34
  • 기자명 모터매거진

MUTATION

미니 배지가 달렸지만 미니 같지 않은 두 녀석이 있다. 바로 원조 미니를 위로 잡아 늘린 ‘컨트리맨’과 뒤로 잡아끈 ‘클럽맨’이다. 이 둘은 미니 역사상 가장 높고, 가장 긴 미니 쿠퍼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으로 식사 취향조차 완전히 다른 두 돌연변이, 컨트리맨 쿠퍼 SD와 클럽맨 S를 집합시켰다.

글 | 손권율

사진 | 최재혁

# INTRO

미니는 남다른 지향점을 가진 브랜드다. 그들은 오직 소형차만 만든다. 여타 브랜드가 만드는 소형차와는 급을 달리하기에 사실상 경쟁 상대가 없다. 쿠퍼의 몸값은 체구 대비 높다. 결코 미니가 값싼 소형차 브랜드는 아니란 소리다.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는 슬로건으로 ‘작다고 놀리지 마’를 사용한다. 얼핏 부탁으로 보이지만 사실 살벌한 경고 메시지다.

아기자기한 외모에 무시무시한 달리기 실력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망을 이룬 여성들 대다수는 귀여운 얼굴에 감춰져 있던 스포츠 감성에 실망하기 일쑤다.

반면 스피드를 갈구하는 남성에게는 의외로 뿌듯한 만족감을 주는 녀석이다. 기본형 모델부터 쿠퍼 S와 SD, 더 나아가 고성능 JCW까지 모두가 스프린터인 셈이다. 허나 이들이 전부가 아니다. 미니는 쿠퍼의 허리를 늘려 만든 왜건 모델인 ‘클럽맨’과 머리를 당겨 만든 SUV인 ‘컨트리맨’ 등 소형차 범위 내에서 다양한 차종을 만든다.

안락함과 실용성에 집중해 덩치가 야금야금 커져 버린 돌연변이 미니들은 세계 남성들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컨트리맨과 클럽맨의 합산 판매량은 미니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원조 미니보다 더욱 미니 같은 모델이다. 무엇이 남심(男心)을 사로잡았는지 컨트리맨 쿠퍼 SD와 클럽맨 쿠퍼 S를 소집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 EXTERIOR

원조 미니의 동그란 헤드램프를 계승한 클럽맨은 차체가 늘어났음에도 귀여운 매력을 발사했다. 사각형의 헤드램프로 바뀐 컨트리맨도 미니 특유의 짙은 쌍꺼풀은 유지해 여전히 아기자기한 맛을 살리고 있다. 두 대 모두 커진 차체로 남성미를 물씬 풍기지만 동그란 사이드미러로 아직까진 깜찍하다.

클럽맨은 쿠퍼의 그릴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았지만, 컨트리맨은 신규 그릴 적용으로 얼굴을 성형했다. 허나 두 대 모두 그릴에 ‘S’ 배지를 박아 달리기 선수를 표현하는 방법은 같았다.

각자의 개성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전면부와 달리 측면 디자인은 컨트리맨이 우위를 점했다. 컨트리맨은 길어진 휠베이스만큼 전고도 높여 균형미 넘치는 옆태를 가졌다.

스포크 살이 시원하게 뻗은 19인치 알로이 휠도 하우스를 꽉 채우는 든든함도 보여줬고 프런트 펜더에 붙인 에어 덕트도 독창적이었다.

반면 클럽맨은 긴 휠베이스를 보완하는 디자인적 요소가 없어 그냥 돌연변이 같은 모습이 전부다. 루프에 칠한 컬러풀한 색상은 미니만의 확고한 정체성이다.

후면부는 오히려 클럽맨이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었다. 세로형 대신 가로형 테일램프로 참신함이 돋보였다. 양문형 트렁크는 미니는 넘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신선한 충격일 만큼 아이디어가 훌륭했다. 컨트리맨은 세로형 테일램프로 원조 미니를 연상케 했고, 유일하게 번호판 플레이트가 해치에 달린 특징이 있다. 덕분에 도톰한 리어 범퍼를 적용할 수 있어 풍만한 뒤태를 자랑했다.

# INTERIOR

영국 특유의 세련미가 넘치는 미니의 실내 디자인은 오랜 역사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온 유산이다. 컨트리맨과 클럽맨은 돌연변이지만 여전히 원형에 집착해 아기자기한 감성을 자극하는 미니의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먼저 컨트리맨의 인테리어는 미니의 기함 역할을 맡은 만큼 고급스러움을 엿볼 수 있다. 먼저 작지만 두툼한 스티어링 휠에는 흑백 유니언잭을 붙여 영국 출신임을 부각했다. 또한, 컨트리맨은 미니 라인업 중에 JCW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패들시프트가 있는 녀석이다.

이로써, 슈퍼카를 연상케 하는 미니 특유의 빨간색 토글 시동 스위치가 더욱 빛났다. 시인성이 현저히 낮은 계기판은 선명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만회하는 지혜도 발휘했다. 실내에서 가장 큰 동그라미인 8.8인치 디스플레이는 조그 다이얼은 물론 터치 방식도 마련해 불편함을 개선했다.

특히, 곳곳에 있는 가죽과 크롬 장식은 소형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소재다. 미니치고 광활한 휠베이스를 가진 만큼 2열은 성인 남성이 타도 여유로울 만큼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했다. 고급 세단의 전유물인 전동 트렁크도 있어 편리해졌다. SUV임에도 구동력 배분 버튼 대신 스포츠 주행 버튼을 마련해 역시나 운전의 즐거움을 우선시했다.

클럽맨도 미니 고유의 실내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개성 있는 실내를 자랑했다. 스티어링 휠에 컨트리맨과 같은 패들시프트와 유니언잭 장식은 없었지만, 대시보드를 두른 카본 모양의 장식으로 시동 버튼에 자신감을 실어줬다.

‘ㄱ’자로 꺾인 송풍구 디자인도 감성을 자극할 만큼 특별했다. 컨트리맨이 기어 노브에 가죽을 아꼈다면, 클럽맨은 키가 큰 기어 노브 목에 가죽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미니 라인업 중 가장 긴 휠베이스를 자랑하기에 레그룸은 넉넉했지만, 전고가 낮아 헤드룸은 부족해 건장한 남성이 앉기에는 불편해 보였다.

전동 트렁크가 부럽지 않은 독특한 방식의 클럽맨 트렁크는 260ℓ를 적재할 수 있고, 시트를 접으면 1250ℓ 까지 확장된다. 이는 450ℓ에서 최대 1390ℓ까지 확장되는 컨트리맨 적재 공간에 버금가는 수치다.

# POWERTRAIN

네 바퀴 굴림의 컨트리맨 쿠퍼 SD는 BMW가 만든 4기통 2.0ℓ 디젤 엔진과 아이신(AISIN)이 만든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90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한다. 반면 플랫폼은 같지만, 앞바퀴 굴림의 클럽맨 쿠퍼 S는 4기통 2.0ℓ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92마력과 최대토크 28.6kg·m의 힘을 자랑한다.

컨트리맨 쿠퍼 SD와 비교해 최고출력은 2마력 높고, 최대토크는 약 12kg·m 정도 낮다. 두 대 모두 독일과 일본의 파워트레인 조합으로 민첩함 움직임은 물론 각각 13.1km/ℓ과 11.7km/ℓ의 준수한 연비 수치를 자랑한다.

# PERFORMANCE

미니 쿠퍼가 워낙 가벼웠기에 컨트리맨과 클럽맨은 몸집이 커진 돌연변이 미니임에도 여전히 가볍다. 공차중량은 클럽맨이 1485kg, 컨트리맨은 사륜구동 시스템과 휠 사이즈 등으로 인해 200kg가량 더 무거운 1675kg의 몸무게를 보여줬다.

두 대 모두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면서 빠릿빠릿한 반응속도로 좌우 조향에 힘을 실어 준다. 원조 미니에 비하면 물렁물렁하지만 꽤 딱딱한 서스펜션은 날카로운 주행 감각을 선보였다.

컨트리맨 쿠퍼 SD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4초가 걸렸고, 클럽맨 쿠퍼 S는 0.3초 빠른 7.1초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별 차이가 도드라지지 않았지만, 무게 차이로 인해 클럽맨 S의 움직임이 더욱 날카롭고 경쾌했다.

컨트리맨 SD의 움직임이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다. BMW가 엔진을 운전석까지 밀어 넣어, SUV임에도 5:5에 가까운 무게 밸런스를 가졌다. 그 결과 코너에서 뒤뚱거리지 않고 금세 자체를 뉴트럴 스티어로 잡아 탈출한다.

클럽맨 쿠퍼 S의 달리기 실력은 더욱 훌륭했다. 컨트리맨과 달리 루프가 낮아 점차 가속 페달을 밟으면 노면에 깔리는 느낌을 선사했다. 특히, 가솔린 엔진 특유의 고 RPM을 사용해 같은 변속기임에도 올라가는 속도가 월등하게 빨랐다.

여러 차례 가·감속으로 브레이크도 테스트했다. 결과는 클럽맨 쿠퍼 S의 승리, 몸집이 가벼운 만큼 지치지 않고 속도를 잘 제어한다. 반면 컨트리맨 쿠퍼 SD는 댐퍼 스트로크가 길고 스프링 레이트가 낮기 때문에 제동 시 밀리거나 자세가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을 보였다.

# CONCLUSION

비교 시승이 끝났다. BMW의 ‘UKL 플랫폼’이라는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컨트리맨 쿠퍼 SD와 클럽맨 쿠퍼 S는 닮은 듯 닮지 않은 돌연변이들이다. 즉, 미니 배지를 달았지만 추구하는 바가 너무나 달랐기에 둘 사이 간의 우위를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허나 운전자 위주의 클럽맨이나 동승객 위주의 컨트리맨 모두 많은 짐을 적재하면서 운전 재미도 선사하는 신개념 미니 쿠퍼임은 분명하다.

# TEST FILE

# SPECIFICATION

MINI COUNTRYMAN COOPER SD

길이×너비×높이 4299×1822×1557mm | 휠베이스 2670mm | 무게 1675kg

엔진형식 4기통, 디젤 | 배기량 1995cc | 최고출력 190ps | 최대토크 40.8kg·m

변속기 8단 자동변속기 |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전) / 멀티링크 (후)

타이어 225/45 R19 (19인치) | 0→시속 100km 7.4초 | 최고속도 218km/h

복합연비 13.1km/ℓ | CO₂배출량 151.0g/km | 가격 5540만원

MINI CLUBMAN COOPER S

길이×너비×높이 4253×1800×1441mm | 휠베이스 2670mm | 무게 1485kg

엔진형식 4기통, 가솔린 | 배기량 1998cc | 최고출력 192ps | 최대토크 28.6kg·m

변속기 8단 자동변속기 | 구동방식 FWD |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 (전) / 멀티링크 (후)

타이어 225/40 R18 (18인치) | 0→시속 100km 7.1초 | 최고속도 228km/h

복합연비 11.7km/ℓ | CO₂배출량 146.0g/km (AWD 기준) | 가격 47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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