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XC60 미디어 테스트 드라이브

  • 기사입력 2017.11.11 10:52
  • 최종수정 2020.09.02 00:29
  • 기자명 모터매거진

READY FOR BIG MATCH

국내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세계 무대에서 백만대 이상 팔리며 신흥강자로 우뚝 선 볼보 XC60이 풀체인지를 거치고 국내에도 모습을 드러낸 것. 지난 론칭쇼와 달리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더 뉴 XC60 진면모가 드러냈다.

더 세련되고, 더 알차고, 더 강력하게 변한 2세대 XC60은 국내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 판도를 바꿀 자질이 충분하다.

글 | 박지웅

지난 10월 16일 볼보자동차가 여의도 서울마리나로 기자들을 초청했다. 사실 차가 아무리 좋다 한들 론칭쇼만으로는 장점을 열이면 열 모두 전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더 뉴 XC60을 직접 운전하고 더 가까이에서 느껴보라며 미디어 시승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음식도 먹어봐야 맛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기자도 첫 만남부터 타보고 싶었던 모델이다. 볼보가 말하는 ‘스웨디시 다이내믹 SUV’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가 됐다.

여의도 서울마리나에 도착하자 볼보 행사장을 알리는 배너가 반겼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16대의 더 뉴 XC60은 이번 모델에 대한 볼보의 자신감을 드러내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도열해 기자들의 시승을 기다렸다.

운이 좋아 디젤 모델인 D4와 몇 대 없는 가솔린 모델 T6를 번갈아 타볼 수 있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렸다. 같은 XC60이라도 확연한 출력 차이만큼이나 주행질감에서 이질감이 느껴질지 궁금했다.

시승에 앞서 곧 타게 될 더 뉴 XC60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있었다. 론칭쇼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역시 누차 강조하는 점이 완벽하리만큼 이상적인 비율이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는 뜻을 지닌 스웨덴의 ‘라곰(Lagom)’ 개념을 적극 반영해 더 뉴 XC60은 이전 세대보다 길이와 너비가 각각 45mm, 10mm 늘어나고, 높이는 55mm 줄었다. 더 길게, 더 넓게, 더 낮게 세팅한 사이즈는 안정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휠베이스는 2865mm를 자랑한다. 차체 전체 길이 중 휠베이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1.1%로 1세대 XC60보다 크게 늘었다. 차체 길이는 45mm만 늘어났지만 프런트 오버행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 휠베이스를 90mm 늘일 수 있다.

볼보는 늘어난 휠베이스는 모두 2열 공간 확보에 쓰였음을 강조했다. 늘어난 공간에 시트 각도까지 뒤로 더 뉘어 이전보다 편한 착좌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꼭 시승이 끝나기 전까지 앉아볼 것을 권했다.

출발하기 전 촬영을 위해 먼저 전면부와 마주했다.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T’자형 풀-LED 헤드라이트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그릴 양 끝과 맞닿도록 길게 빼 눈매가 형인 XC90보다도 한층 날렵하다. 측면은 과하지 않게 표현하되 벨트라인을 뒤로 갈수록 위로 뻗치게 그어놔 스포티한 강인함을 담았다.

후면은 볼보 최초로 LED 테일램프를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인 테일램프 디자인을 계승했지만, 다이내믹한 전체적인 컨셉트에 맞게 스타일리시하게 다듬었다.

볼보는 2세대 XC60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시승 코스 총 길이가 무려 237km. 4시간하고도 40분이 더 걸리는 거리였다. 코스는 길고, 시간은 넉넉하다. 목적지인 강원도 홍천까지 가는 길은 디젤 모델 D4가 담당했다.

D4는 국내 시장 판매 볼륨에서 8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미 사전계약으로 2주 만에 천대 이상이 주인을 찾은 더 뉴 XC60의 주력 모델이기 때문에 디젤 모델 시승은 꼭 필요했다.

드디어 출발이다. 꽉 막힌 올림픽대로를 지날 때는 퍼포먼스보다 옵션에 눈길이 갔다. 시승한 인스크립션 트림의 경우 시트에 마사지 기능이 있다. 237km 대장정에 나선 기자의 뭉친 어깨를 살살 달래듯 풀어줬다.

세기가 강하지 않아 호불호가 있겠지만 운전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세기가 오히려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 때 귀를 즐겁게 해준 바우어 앤 윌킨스 스피커에도 감사하다. 다른 차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훌륭한 음색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비교적 한산한 서울-춘천 고속도로로 진입해서는 가속 페달에 힘을 실었다. 공교롭게도 D4의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은 기자가 타는 차와 똑같다. 힘이 나오는 시점도 비슷하다. 이정도 디젤 파워만 있어도 여유로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인지 시승 때 단 한 순간도 D4가 굼뜬 움직임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이미 익숙한 힘은 원하는 데로 움직여줬다.

기자의 차와 공차중량이 300kg 이상이나 차이가 나지만, 이미 속도가 붙어있어서인지 치고 나가는 민첩함이 차가 가볍다고 느낄 정도였다. 디젤 특유의 떨림도 실내에서는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잔잔했다.

이번 XC60에 적용했다는 충돌 회피 지원 기능도 테스트했다. 안전상 모두 경험하진 못했지만, 도로 이탈 완화(Run-off Mitigation) 기능이 작용하는 것을 눈으로 봤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으려고 하니 실제로 차가 스스로 운전대를 틀어 도로를 벗어나지 않게 했다.

홍천 경유지를 돌아 차를 가솔린 모델인 T6로 바꿔 탔다. 21인치 휠을 신긴 R-디자인 트림이 아닌 것이 아쉽지만, 시승한 인스크립션 트림도 훌륭했다. D4와 마찬가지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녹여낸 실내 디테일이 하나같이 고급스럽다.

특히 스웨덴 해변에서 볼 수 있는 드리프트 우드(Drift Wood)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리얼 우드 트림을 인테리어 곳곳에 적용해 우아함을 더했다.

최고출력 320마력을 지녔으니 퍼포먼스도 긴말이 필요 없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끝을 모르는 힘을 발휘하며 속도를 올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능을 기본 적용했으니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속도계는 이미 시속 200km를 넘겼을 것이다.

꽤 심한 코너도 네 바퀴에 구동력을 가진 T6는 유연하게 탈출했다. 속도가 느리지 않았음에도 단 1초의 타이어 괴성도 허락하지 않았다. 볼보는 도로 상황과 취향에 따라 모드를 달리할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탑재했다.

끈적끈적한 시승 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XC60이 갖고 싶어진 것이다. 프리미엄이란 수식어를 증명하듯 차 안팎으로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한 데다 주행질감 또한 감동적이었다. 볼보가 말하는 ‘스웨디시 다이내믹’을 어느 정도 느껴본 기자는 조심스레 더 뉴 XC60의 성공을 점쳐본다.

더 뉴 XC60은 볼보가 진정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모델이었다. XC60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 럭셔리한 인테리어, 2열까지 완전 폴딩되는 공간활용성,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더 뉴 XC60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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