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포르토피노

  • 기사입력 2017.10.11 08:56
  • 최종수정 2020.09.01 23:43
  • 기자명 모터매거진

GOODBYE, CALIFORNIA

9년 동안 페라리 엔트리 자리를 지키고 있던 캘리포니아가 터보 모델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새로운 막내의 이름은 포르토피노(Portofino)로 최대 600마력의 힘을 내고 다이어트에 성공해 더 민첩하게 움직인다. 3.5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능력은 페라리에서 제일 빠른 컨버터블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하다.

글 | 박지웅

판매가격이 페라리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해 실제 페라리 입문용 모델로 불리던 캘리포니아.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이라 더 인기가 좋았다. 허나 앞으로 페라리 엔트리 모델을 보며 ‘캘리포니아 러브’ 노래는 부르지 못하게 됐다.

슈퍼카 명가 페라리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이름부터 새롭게 바뀐 새로운 엔트리 모델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를 이제 포르토피노가 대체한다. 새로운 엔트리 모델, 포르토피노는 이탈리아 대표적인 명소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항구 마을 이름이기 때문에 이제 완전히 캘리포니아와는 연관이 없는 셈이다.

원래 비율이 좋았던 만큼 전작인 캘리포니아 향수가 아직 곳곳에서 느껴진다. 보닛 위에 뚫은 에어 덕트,그 아래 커다랗게 자리한 그릴과 공기흡입구는 이전 캘리포니아로부터 온 잔재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한층 공격적으로 손봐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812 슈퍼패스트처럼 매서운 얼굴을 만들었다.

특히 눈꼬리를 치켜든 형상의 ‘ㄴ’자 LED 헤드라이트에서 그런 느낌이 강하다. 프런트 범퍼의 에어 덕트 형상이 달라지고, 추가로 장착한 립 스포일러 보디킷은 전작과 달리 에어로다이내믹스에 더 중점을 둔 계산에 의한 결정이다.

하드톱인데도 잘 빠진 쿠페형 루프 라인은 포르토피노에 와서 더 무르익었다. A 필러를 넘어 뒤로 넘어가는 루프 라인이 트렁크 리드 라인까지 굴곡 없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사이드 에어 덕트는 펜싱 검처럼 쭉 뻗은 캐릭터 라인과 매칭해 스포티한 멋을 물씬 풍긴다.

프런트 립 스포일러와 짝을 이루는 무광 블랙 사이드 스커트는 차가 낮아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다. 모르긴 몰라도 분명 지갑 두둑한 오너를 위한 카본 파츠 패키지를 준비했을 것이다. 신은 20인치를 신겨 놨다. 285/35 R 20 후륜 타이어는 충분한 접지력을 보증한다.

엉덩이도 섭섭지 않게 공격적으로 디자인한 노력이 보인다. 형 488 GTB를 닮은 앙증맞은 테일램프 아래에는 엄청난 성능을 짐작케 하는 네 발의 은색 머플러 팁이 박혀있다. 머플러 위치는 최대한 바깥으로 빼 차체가 실제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밖으로 과감하게 돌출시킨 리어 디퓨저는 고속 안정성을 높이기 충분한 날카로운 날이 섰다. 빠르게 흐르는 공기를 레일처럼 쥐어 잡고 놓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문을 열었을 때 시트나 에어벤트 모양보단 최근 페라리 신차에만 장착하는 신형 스티어링 휠을 제일 먼저 발견할 것이다. 812 슈퍼패스트에 이어 두 번째로 막내 프로토피노가 혜택을 받았다. 더 과감하게 밑동을 잘라놓아 한층 더 스포티해져 반응이 좋다.

시트는 생각보다 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트는 1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니 경우의 수를 조합해 분명 페라리에서 운전하기 편한 자세를 찾지 않을까?

무게 때문에 편의사양이라고는 에어컨 시스템이 전부였던 예전 페라리 모델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센터페시아에 10.2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과 실용성을 생각했다. 포르토피노는 지붕이 열리는 하드톱 컨버터블이라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지붕을 열면 차체 후면에 깔끔하게 들어간다. 오픈톱 주행 시 새로운 공기역학 기술을 적용해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을 30% 줄였다고 한다.

힘은 기존 V8 3.9ℓ 엔진을 간단하게 다듬어 최고출력 600마력, 최대토크 77.5kg·m을 뽑아낸다. 전작 대비 40마력을 올리기 위해 인테이크 시스템, 피스톤, 커넥팅 로드 등을 새로 디자인해 바꿔 넣었다. 배기 시스템까지 교체해 배기 사운드가 향상됐다는 기분 좋은 소식까지 들린다.

페라리 라인업 최초로 3세대 전자식 차동제한장치와 주행안전장치인 F1 트랙션 컨트롤을 적용했다. 차체의 기계적인 그립을 살리고, 운전자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데 주목적이 있는 최신 기술이다.

페라리 엔트리 모델은 상위 페라리로 가는 소비자 중 50% 이상이 거친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런 소식을 페라리 측도 모를 리 없을 터. 이를 고려해 더욱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구애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 모델이 잘 생긴 포르토피노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확한 가격이 아직 공개되기 전이지만, 전작과 비교해 크게 웃돌지 않을 것이다. 가격이 제일 싸고, 빠르고, 지붕까지 열린다. 마지막으로 페라리 엠블럼을 달았다. 훨씬 나아진 엔트리 페라리라면 안 살 이유가 없다. 폭발적인 인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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