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컨트리맨 쿠퍼 SD VS 지프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 기사입력 2017.08.10 22:50
  • 최종수정 2021.06.25 15:17
  • 기자명 모터매거진

WE ARE SPORT UTILITY VEHICLE

브리티시 젠틀맨, 미니의 컨트리맨 쿠퍼 SD와 아메리칸 터프 가이, 지프의 레니게이드 트레일 호크가 만났다. 이들은 네 바퀴를 굴리는 4기통 2.0ℓ 디젤 엔진의 소형 SUV라는 공통점 빼고는 달라도 아주 달랐다.

미니는 포장도로를, 지프는 비포장도로를 좋아해 함께 놀 수 있는 장소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서로 양보하니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오늘은 젠틀맨이 먼저 양보해 놀이터로 향했다.

글 | 손권율

사진 | 주보균(시공간작업실)

# INTRO

SUV는 세계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장르의 자동차다. 투박한 외모에서 뿜어내는 험로 주파 능력과 넉넉한 수납공간이 주는 실용성을 인정받아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랜드로버와 지프 등 오랫동안 SUV만 제작한 정통 브랜드가 있는 반면 마세라티, 람보르기니와 같이 빠른 속도에 특성화된 브랜드도 있다.

이러한 이유는 간단하다. 대중들의 여러 취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차종이기에 브랜드들은 지갑을 두툼하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SUV 고유의 투박함을 유지한 지프의 랭글러와 같은 정통파부터 플래그십 세단만큼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레인지로버 라인업, 그리고 스포츠 DNA를 이식한 마세라티의 기블리까지 각양각색이다.

차체 사이즈도 용도에 따라 소형부터 대형까지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도 소형 SUV는 유난히 인기가 뜨겁다. 앙증맞은 외모와 특유의 실용성을 겸비해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기 때문이다.

지프의 막내로 세상에 등장한 레니게이드와 미니의 가장 큰형님인 컨트리맨 쿠퍼 SD는 소형 모델 시장의 선두주자들이다. 미국의 터프함과 영국의 젠틀함을 품어 색깔이 확고한 두 녀석을 소집했다.

# EXTERIOR

독특한 배지를 가진 두 대는 정체성 하나는 확실히 표현하고 있다. 미니의 주행 즐거움과 지프의 강인함이 차체 곳곳에 묻어있다. 레니게이드의 동그란 헤드램프는 터프함과 공존하는 귀여운 매력도 발사했다. 컨트리맨이 풀체인지를 거치지 않았더라면 자칫 형상이 겹칠 뻔했다.

영국산 헤드램프는 이제 남성미를 풍기게 됐지만 동그란 사이드미러 덕분에 여전히 깜찍했다. 반면 지프가 만든 사이드미러는 너무 평범해 심심했다. 두 녀석의 그릴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지프는 세월이 가도 여전히 7개 슬롯을 가진 그릴에 무광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어 상당한 미남으로 성형시켰다. 미니도 마찬가지다. 워낙 본판이 훌륭해 신규 그릴 만으로도 더욱 세련됐다.

레니게이드는 왜소한 몸매를 근육으로 덮어 화끈한 박스 스타일로 변신했다. 하늘을 향해 붕 떠 있는 차체는 네모난 휠 아치를 돋보이게 했다. 17인치 블랙 알로이 휠은 작지만 멋있다.

테일 램프 디자인은 참신함이 돋보였다. 할로겐 전구로 X 모양을 점등해 네 바퀴 굴림임을 알려준다. 수동식 탈착형 루프가 적용되어 2분만 투자하면 오픈에어링도 즐길 수 있다.

컨트리맨의 휠 아치를 꽉 채운 7-포크 19인치 알로이 휠은 웅장했다. 늘어난 휠베이스로 인해 육중해진 스프린터의 신분을 프런트 펜더에 달린 S 마크가 잘 표현했다.

풍만한 뒤태가 덩치를 한결 커 보이는 착시 현상을 준다. LED 테일 램프는 기능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뛰어났다. 흰색 루프는 미니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다.

# INTERIOR

인테리어는 소형차이기에 고급스럽진 않지만 각 브랜드의 지향점이 묻어나온다. 미국의 투박한 멋이 깃든 지프와 영국의 세련미가 넘쳐나는 미니. 두 브랜드의 실내 디자인은 오랜 역사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온 유산이다.

원형을 이용해 아기자기한 감성을 자극하는 컨트리맨과 각 잡힌 모습으로 남자의 짙은 향기를 풍기는 레니게이드는 각자의 개성 표현을 충실히 하고 있다.

먼저 차분함이 느껴지는 컨트리맨부터 살펴봤다. 두툼한 스티어링 휠에 유니언잭을 붙여 영국 출신임을 강조했다. 위아래로 얇고 길게 뻗은 패들시프트와 빨간색 토글스위치로 변신한 시동 버튼은 얌전하지 않다고 속삭이는 듯 했다.

시각적인 모습만 챙긴 계기판의 시인성은 아쉬웠지만 선명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만회했다. 센터페시아 정중앙에 자리한 8.8인치의 디스플레이는 터치기능을 적용해 편리해졌다. 미니의 기함답게 곳곳에 가죽과 크롬을 섞는 등 약간의 고급스러움도 가미했다.

BMW의 손길로 X1과 차체를 공유해 이전 세대보다 전반적으로 커진 차체는 2열 공간에 성인 남성이 타도 여유로울 만큼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했다. 전동 트렁크 적용으로 편의성도 향상됐다. 트랙션 컨트롤 대신 자리한 스포츠 주행 버튼은 운전의 즐거움도 제공한다.

반대로 레니게이드는 지프의 막내다. 작은 체구지만 대시보드에 손잡이를 마련해 오프로드 감성만은 확고히 지켰다. 해발 고도를 표시한 지도를 직물 시트에 그려 넣어 험로 주행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RPM 게이지 레드존에는 모래가 흩날리고 있는 모습의 그래픽을 적용해 전통 SUV의 강인함도 표현했다.

6.5인치 디스플레이는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지만, 덮개 상단에 ‘SINCE 1941’의 각인이 군용 지프 트럭 윌리스의 전통을 계승해 클래식함으로 무장하며 구닥다리 신분을 극복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트랙션 모드인 ‘셀렉-터레인’ 스위치를 마련해 SUV의 기본기에도 충실했다.

# POWERTRAIN

두 대 모두 심장으로 4기통 2.0 ℓ 디젤 엔진을 사용해 네 바퀴를 굴리지만 사용 용도는 다르다. 낮은 배기량이지만 두터운 토크가 매력적인 디젤 엔진임에 컨트리맨은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민첩한 온로드 주행에, 레니게이드는 35.7kg·m의 힘을 오프로드에 쏟아낸다.

컨트리맨은 일상주행을 위한 SUV답게 진동과 소음억제에 집중했지만, 반면 레니게이드는 험로 주행의 다이내믹을 연출하려고 일부러 거친 NVH(Noise, Vibration, Harshness)를 설정한 듯 보였다.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선사하는 컨트리맨은 13.1km/ℓ의 복합연비를 보여준다. 레니게이드는 ZF의 9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해 최소 1950rpm을 요구하는 변속설정을 앞세워 11.6km/ℓ의 연료 효율을 가졌다.

변속기의 기어 단수가 높아질수록 연비 효율이 향상하는 점을 생각한다면 높은 수치의 연비는 아니지만 변속기와 사륜구동으로 무게가 증가한 차체에 이정도면 꽤 만족스러운 수치로 보인다.

# ON-ROAD

온로드는 컨트리맨의 놀이터다. 워낙 가벼운 미니였기에 2세대에 접어들어 몸집이 불어났음에도 여전히 체중이 낮다. 스포츠 모드로 묵직해진 스티어링 휠은 빠릿빠릿한 반응속도로 좌우 조향에 힘을 실어준다. 다목적 차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서스펜션은 스포츠 주행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최고 출력 190마력의 힘을 가져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4초면 도달한다. 더욱 속도를 내어 최고속도에 도달해도 낮게 깔린 차체 덕분에 전혀 불안하지 않다. 전륜 기반 사륜구동이지만, 운전석까지 밀린 엔진 배치로 무게 밸런스가 뛰어나다.

이에 언더스티어로 코너를 진입하지만 금세 차체를 뉴트럴로 잡아 탈출하는 묘미가 있다. 여러 차례 가·감속을 했음에도 브레이크는 지치지 않고 속도를 제어하기에 충분했다.

레니게이드의 몸무게는 1630kg으로 컨트리맨 보다 40kg 정도 가벼운 몸을 가졌지만, 20마력부족한 심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굼뜬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가속이 붙고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두툼한 토크의 느낌은 일품이었다.

높은 전고로 불리한 고속주행 안정성을 가지고 있어 속도가 시속 150km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불안했지만 묵직한 스티어링 휠 감도와 급선회 때 나타나는 프런트 액슬의 롤 억제 능력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사륜구동으로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하지만 도로를 끝까지 놓지 않으며 뉴트럴 스티어로 차체를 잡아주는 노력이 가상했다. 뛰어나진 않지만 흥미로운 와인딩 실력을 갖춘 녀석이다.

# OFF-ROAD

온로드 주행은 뒤처졌지만, 비포장도로에서는 치고 올라가는 레니게이드다. 진흙 길에 진입해 셀렉-터레인으로 레니게이드의 구동을 사륜 저속모드로, 노면 환경은 머드모드로 설정했다. 발군의 험로 주파 실력이다.

움푹 파인 험로를 만났지만, 차의 기울기를 이미 계산한 디퍼런셜 록으로 네 바퀴에 적절히 토크를 분배해 유연하게 주파했다. 경사로에서도 밀림 방지시스템이 작동해 편안하게 탈출했다.

특히 짧은 오버행과 높은 차체는 장애물을 쉽게 넘거나 내려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반면 컨트리맨은 완만한 진흙 길에서는 그립을 유지했으나 낮은 차고로 인해 장애물을 넘거나 오르는 것은 무리였다.

# CONCLUSION

비교 시승이 끝났다. 동일한 세그먼트에서 경쟁하는 두 대의 차는 추구하는 바가 매우 달랐다. 지프의 막내 레니게이드 트랙호크는 미국의 투박함과 단단함을 지향해 오프로드 위에서 강했다. 미니에서 큰형님 노릇 하고 있는 컨트리맨 쿠퍼 SD는 유럽 특유의 실용성이 담긴 고급 소형차로 포장도로에서 민첩하게 달렸다.

이는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둘 사이의 우위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얘기다. SUV는 다목적의 용도로 탄생한 자동차다.

그만큼 기본기는 분명하기에 비교가 아닌 입맛에 맞게 고르는 것이 정답이다.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고 틈틈이 스피드도 즐기고 싶다면 미니의 컨트리맨 쿠퍼 SD를 사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 TEST FILE

# SPECIFICATION

MINI COUNTRYMAN COOPER SD

길이×너비×높이 4299×1822×1557mm | 휠베이스 2670mm | 무게 1675kg

엔진형식 4기통, 디젤 | 배기량 1995cc | 최고출력 190ps | 최대토크 40.8kg·m

변속기 8단 자동변속기 |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전) / 멀티링크 (후)

타이어 225/45 R19 (19인치) | 0→시속 100km 7.4초 | 최고속도 218km/h

복합연비 13.1km/ℓ | CO₂배출량 151.0g/km | 가격 5540만원

JEEP RENEGADE TRAILHAWK

길이×너비×높이 4225×1805×1695mm | 휠베이스 2570mm | 무게 1630kg

엔진형식 4기통, 디젤 | 배기량 1956cc | 최고출력 170ps | 최대토크 35.7kg·m

변속기 9단 자동­­­변속기 |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전) / 맥퍼슨 스트럿 (후)

타이어 215/60 R17 (17인치) | 0→시속 100km - | 최고속도 - | 복합연비 11.6km/ℓ

CO₂배출량 167.0g/km (AWD 기준) | 가격 41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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