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GT2 RS

  • 기사입력 2017.08.10 21:46
  • 최종수정 2020.09.01 20:44
  • 기자명 모터매거진

THE ULTIMATE WEAPON

포르쉐 911 라인업 중 최정상을 꿰찬 가장 빠르고 파워풀한 녀석이 드디어 공도 주행 승인을 받았다. 긴 공백을 깨고 나와 기존 911 터보의 아성을 단숨에 뛰어넘은 포르쉐 911 GT2 RS다.

GT 계열에 최적화된 7단 PDK와 뒷바퀴에 물린 325/30 ZR 21 타이어는 700마력을 뿜어내는 녀석의 힘을 노면에 고스란히 전달한다. 연료를 가득 채우고도 무게는 고작 1470kg.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겨우 2.8초 만에 끝난다.

글 | 박지웅

고출력 시대에서 포르쉐가 RR 구동 방식의 한계를 느끼고 코드명 997을 마지막으로 GT2를 단종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후륜구동인 데다 리어 액슬 뒤에 위치한 고출력 엔진 탓에 제어가 쉽지 않아 그동안 과부제조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터.

2011년 출시한 코드명 991의 911 라인업에서도 GT2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랜 침묵을 깨고 GT2 계보를 잇는 모델이 2017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더 기다릴 것도 없이 이번에는 아예 RS 버전으로만 출시해 911 라인업 왕의 귀환을 세상에 확실히 알렸다.

신형 911 GT2 RS는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이나 하듯 공격적인 인상을 받았다. 카본 소재가 들어간 보닛 외에도 차체 실내외 여러 곳에 적용된 카본 부품은 다이내믹한 주행 경험을 선사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게 한다.

카본으로 적극적인 경량화를 감행하자 연료를 가득 채워도 총 중량이 1470kg밖에 되지 않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루프와 안티롤바 등을 카본 소재로 만들고, 가벼운 마그네슘 휠을 끼우는 바이작(Weissach) 패키지를 옵션으로 고르면 추가로 30kg 감량할 수 있다.

공력 성능이 돋보이는 늘씬한 루프 라인과 뒤로 갈수록 넓어지는 스웨이지 라인은 반세기 넘게 사랑받아온 911 특유의 매력을 그대로 살렸다. 프런트 펜더 위로 뚫린 에어 덕트는 다이내믹한 주행 중 발생하는 브레이크 열을 효과적으로 빼줄 해결사다.

터보차저의 존재를 알리는 리어 사이드 섹션의 에어 인테이크는 리어 펜더 앞쪽에 자리 잡았다. 입을 크게 벌리고 차체 맨 뒤에 위치한 엔진에 효과적으로 공기를 공급할 준비를 마쳤다.

상징적인 ‘GT2 RS’ 배지가 붙은 엉덩이에는 차 너비만큼이나 넓은 스포일러를 달았다. 뒷바퀴에 325/30 ZR 21 사이즈의 초고성능(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를 신고도 아스팔트 위에서 접지력을 잃지 않게 강력한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다부진 엉덩이를 돋보이게 하는 뒷바퀴는 구동력을 노면에 전달하는 역할 말고도 리어 액슬 스티어링 (Rear-Axle Steering)을 적용해 조향능력까지 갖췄다. 날카로운 코너 공략이 가능한 것은 물론 저속과 고속에서 모두 영민한 민첩함을 보장한다.

카본 사이드미러로 멋스럽게 장식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성능 스포츠카 향이 실내 곳곳에 가득하다. 카본 소재와 함께 스포티한 인테리어를 장식한 새빨간 알칸타라는 스티어링 휠과 시트는 물론 A필러와 천장까지 모두 뒤덮었다.

풀 버킷 시트에 엉덩이를 구겨 넣고 마주하는 콕핏은 여느 911 모델과 다를 바 없다. 단지 어마어마한 힘을 오직 뒷바퀴로만 받아내야 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만 빼고는….

한편으로는 운전이 쉽지 않은 녀석임을 강렬한 색을 이용해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자신 없으면 덤비지 말라는 메시지 같은 것 말이다.

GT2 RS에는 터보S의 바이터보 수평대향 엔진을 다듬어 올렸다. 터보차저 크기를 키워 최고출력 700마력과 최대토크 75.48kg.m의 힘을 완성했다. 이는 전작보다 80마력 출력이 향상되고 토크는 5.10kg·m 증가한 수치다.

특히, 새롭게 적용한 워터 스프레이 냉각시스템은 고온고압으로 엔진이 지치기 전 냉각수를 분사해 온도를 낮춘다. 이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포르쉐 측 설명이다.

7단 포르쉐 더블-클러치(PDK) 변속기는 GT시리즈 최적화 작업을 마치고 GT2 RS가 가진 무시무시한 힘이 노면에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포르쉐 내연기관 모델 중 가장 빠른 모델인 만큼 포르쉐 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PCCB)를 기본으로 탑재해 든든한 제동 성능을 확보했다. 잘 달리는 차는 잘 멈춰줘야 한다는 것을 포르쉐도 잘 안다. 배기 시스템에도 신경 썼다.

초경량 티타늄 배기 시스템은 무게도 가볍지만 무엇보다 911의 야수를 몰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줄 특별한 사운드를 뽑아낸다. 오너를 위한 특별 시계도 있다. 포르쉐 디자인이 신형 911 GT2 RS를 기념하여 내놓은 시계는 카본과 초경량 티타늄으로 만들어 다이내믹한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오너의 취향을 배려했다.

GT2 RS는 포르쉐 911의 상징적인 모델이다. 포르쉐도 이 부분을 잘 인지했다. 실내외 어느 곳 하나도 흠잡을 데 없이 만전을 기했다. 레이싱용으로 개발된 섀시가 뼈대를 이루고 카본을 아낌없이 사용해 경량화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차체에 에어로다이내믹 기능을 갖춘 각종 부품은 디자인적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이번 모델이 또다시 과부제조기로서 악명을 떨칠지도 모르지만, 많은 자동차 마니아로부터 다시 한 번 뜨거운 사랑을 받게 될 차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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