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CR-V 터보

  • 기사입력 2017.07.10 21:39
  • 최종수정 2020.09.01 20:26
  • 기자명 모터매거진

MINGLE WITH URBAN LIFE

혼다의 역작 CR-V가 5세대 신고식을 무사히 마쳤다. 새롭게 혼다 라인업에 투입된 CR-V는 상남자처럼 한층 날렵한 인상으로 바뀌었고, 몸집도 더 키웠다. 한껏 넉넉한 힘을 발휘하는 엔진은 터보의 작품이다.

SUV의 편견을 깨버리고 편안한 주행감을 주무기로 세대를 거듭하며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던 CR-V. 5세대 역시 믿음직한 도심형 SUV로 사람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다.

글 | 박지웅

사진 | 임근재

요즘 많은 브랜드에서 고성능, 오프로드, 럭셔리 등 수식어가 붙은 SUV를 출시한다. 또한, SUV의 판매 대수는 늘어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SUV를 사려고 하는 사람 대부분 실용성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실용성은 단순하다.

물론 합리적인 가격이 전제돼야겠고, 짐 많이 실을 수 있고 안전하기만 하면 된다. 이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 소비자 마음을 훔친 SUV가 있었으니 바로 혼다 CR-V다. 5세대까지 출시되며 전설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CR-V를 지금 만나본다.

더 이상 왜소하지 않다

촬영을 위해 성산대교로 향했다. 시승차의 레드 컬러가 붉은 페인트로 칠한 다리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다리 밑에 세워놓고 잠시 대기하는 사이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는 사이클리스트 한 분이 “CR-V 아니에요? 차 좋아요?”라며 말을 건넸다.

강렬한 차 색상이 이목을 끌었던 걸까. 이후에도 몇 분이 차 주위를 서성이며 CR-V를 감상했다. 제대로 타보기도 전이라 무어라 정보를 드리지 못했지만, CR-V 의 인기를 실감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눈을 비비고 얼굴을 다시 봤다. 분명 전 세대보다 한층 거칠어졌다. 최근 렉서스의 과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기자는 디자인이 심심한 구세대 CR-V보다는 상남자로 돌아온 신형 5세대가 반갑다. 좌우로 찢어놓은 눈매는 날렵한 인상의 시발점이다.

크롬으로 번쩍거리는 코는 웬일인지 싫지 않다. 과한 크롬이 사용되는 것은 촌스럽다고 생각하지만 CR-V는 예외다. 프런트 범퍼 가장자리는 살짝 접어놓아 밋밋함을 없앴다.

옆모습도 크롬 장식이 적절하게 쓰였다. A필러에서 시작한 크롬 몰딩이 C필러를 지나 한 바퀴 돌았다. 사이드 스커트에 자리 잡은 크롬은 디자인에 개성을 주려고 했던 흔적이다. 캐릭터 라인은 거의 벨트 라인까지 올라가 있다.

전체적으로 앞뒤 펜더만큼 부풀어 올라 있기 때문에 차체가 전체적으로 다부져 보인다. 타이어는 18인치 한국타이어 키너지 GT가 끼워져있다. 경제적이고 일 년 내내 사용 가능하다는 사계절 타이어다. 왠지 도심에서 편안하게 주행하는 것을 추구하는 CR-V 성향에 어울린다.

통통한 엉덩이 쪽을 볼 차례다. 35mm 늘어난 차 너비 때문에 더 빵빵해졌다. 이전부터 CR-V 테일램프는 밋밋한 ‘1’자형을 고집했다. 상징적이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새로 바뀐 ‘ㄴ’자형은 직선을 많이 사용해 디자인이 입체적이다.

확실한 건 이번 5세대부터는 새로운 시그니처 테일램프 때문에라도 CR-V를 후보 선상에 올려놓는 사람이 많을 거라는 것. 소비자에게 더 잘 인식되도록 이토록 고심하니 잘 안 팔릴 수가 없다.

깔끔한 맛이 좋았던 CR-V의 실내는 여전히 일본차 특유의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그런데도 군데군데 고급스러움은 보인다.

가죽시트에 적용된 퀼팅 스티치는 스타일도 좋지만 워낙 짱짱해서 시간이 지나 가죽이 우는 것도 최대한 늦춰줄 것은 기대감까지 든다. 스티어링 휠은 열선 기능이 들어가 있다. 요즘 같이 더울 때는 사용안하지만 겨울이면 반가운 기능이다.

휠베이스가 40mm나 늘어난 것은 축복에 가깝다. 이 때문에 승차감이 좋아진 것은 물론 1열, 2열 모두 충분한 레그룸을 확보할 수 있다. 동급 최대의 트렁크 공간은 실용성을 염두에 둔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최고의 매력이다.

기존 모델보다 56ℓ 늘어나 트렁크 적재 가능 공간이 무려 1110ℓ나 된다. 2열 시트까지 접으면 2146ℓ까지 늘어난다는 것은 거의 마법에 가깝다.

실내 옵션도 칭찬할 만한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스티어링 휠 열선 기능은 수긍이 가지만,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차급을 넘어서는 옵션이다. 2열까지 열선 내장 시트라는 사실도 기자를 놀랍게 한다. 볼보만큼 안전하다고 생각될 사실도 있다.

5세대 CR-V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강도 높은 테스트에서 볼보 수준의 충돌 안전성도 인정받았다. 도로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므로 차의 안전도 문제는 항상 중요 고려 사항이다.

매끄러운 주행을 보장한다

주행 성능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확인하기 위해 시동을 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창이 올라오면서 운전자를 반긴다. TFT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되어 직관성이 좋기는 하지만 보통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참고하며 주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투영되는 디지털 정보를 끄는 버튼이 따로 있고, 디스플레이 창을 접는 버튼이 또 있다. 버튼 하나로 두가지 모두 가능케 해도 되지 않았을까?

CR-V 엔진은 터보를 올려 최고출력 193마력, 최대토크 24.8kg.m의 힘으로 향상됐다. 특히 토크 영역은 2000rpm에서부터 5000rpm까지 실용구간에서 골고루 발생한다.

어지간하면 SUV라도 거칠게 몰아붙일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굳이 엔진회전수를 크게 가져가지 않아도 차는 쉽게 움직인다는 얘기다.

가속 페달을 적당히 깊게 밟아도 급가속은 일어나지 않는다. 차는 미끄러지듯 노면을 탈 뿐이다. 출력이 약해서, 혹은 차가 무거워서가 아니다. 이런 주행감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위한 세팅이다. 변속기도 이런 주행 질감에 한몫한다.

4기통 1.5ℓ 직분사 터보엔진에 고효율의 대명사 CVT(무단변속기)를 물린 결과는 12.2km/ℓ의 훌륭한 복합연비 외에도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형 5세대 CR-V는 명성 그대로 믿음직한 도심형 SUV였다. 디자인은 세련됐고, 차는 부드럽게 잘 나간다.

가솔린 엔진으로 이만한 연비를 가진 차도 드물다. 연비는 디젤 SUV 수준이다. 게다가 트렁크 용량은 대형 SUV 안부러운 최대 2146ℓ까지 확장된다. 무엇보다 3000만원대 초반이면 키를 거머쥘 수 있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855×1865×1475mm | 휠베이스 2660mm | 무게 1600kg | 엔진형식 4기통 터보, 가솔린

배기량 1498cc | 최고출력 193ps | 최대토크 24.8kg·m | 변속기 CVT(무단변속기) | 구동방식 AWD

서스펜션 (전)맥퍼슨 스트럿 / (후)멀티링크 | 타이어 235/60 R 18 | 연료탱크 53ℓ | 트렁크적재공간 1110ℓ

복합연비 12.2km/ℓ | CO₂ 배출량 138g/km | 가격 43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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