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트럭 FH540 VS 볼보 S60 & V60 폴스타

  • 기사입력 2017.07.10 20:57
  • 최종수정 2021.06.25 15:17
  • 기자명 모터매거진

TRANSFORMER VIKING VERSION

변신 가능한 녀석들이었다. 고리타분한 줄 알았던 녀석은 단숨에 공도를 접수했다. 무식한 줄만 알았던 녀석은 똑똑하고 센스까지 겸비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에서 날아온 녀석들과의 진한 만남.

글 | 안진욱

사진 | Chris.C

남고를 거쳐 공대 출신인 기자가 로봇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마블의 히어로들보다 <트랜스포머>를 좋아한다. 자동차에서 순식간에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면은 되돌려 보게 만든다.

또한 카리스마 넘치는 대장 옵티머스 프라임과 무심한 매력을 소유한 아이언하이드, 그리고 멍청한 주인공을 항상 지켜주는 범블비까지 캐릭터 조합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기자는 언젠가 트랜스포머 스타일로 차를 구성하는 기획을 하길 바랐다. 유치하게 쉐보레 카마로를 선택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일단 멋진 트럭과 고성능차가 필요하다. BMW M이나 메르세데스-AMG처럼 많이 알려진 브랜드는 제외했다. 그 외 브랜드의 고성능 디비전은 약해 빠졌다. 문득 스머프 인형을 바라보다 볼보의 고성능 폴스타가 떠올랐다. 몇 달 전 트랙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멋진 트럭만 구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볼보트럭을 섭외했다. 지금은 볼보와 볼보트럭이 별거 중이지만 과거 한 지붕 아래 있었기 이번 기회에 만나면 낯설고 어색하지만 분위기가 좋을 게 분명하다. 운이 정말 좋았다. 한국 출시 2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 평택항에 도착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게다가 색상도 폴스타의 색상과 같은 스머프란다. 이로서 스웨덴에서 날아온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의 만남을 주선할 수 있게 되었다.

POLESTAR

스칸디나비안 투어링카 챔피언십(Scandinavian Touring Car Championship, STCC)에 출전하던 레이싱 드라이버 ‘얀 플래시 닐손(Jan Flash Nilsson)’이 1996년 설립한 튜닝 전문회사 ‘플래시 엔지니어링(Flash Engineering)’이 폴스타의 전신이다.

이로부터 약 15년 후인 2001년 사명을 폴스타로 바꾸고, 2009년부터 볼보자동차의 고성능 파츠를 제작하면서 협업관계를 맺었다. 2014년 폴스타는 S60과 V60을 베이스로 고성능 모델을 선보였다. 작년 볼보자동차가 폴스타를 인수합병하면서 폴스타는 볼보의 고성능 라인업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낯선 볼보

촬영 날이 다가왔다. 기자가 멍청한 주인공이 되고 볼보 S60 폴스타와 V60 폴스타가 범블비가 되어 대장을 만나러 간다. 한국형 메간 폭스를 동승석에 앉히기까지 했다. 이렇게 튀는 색상의 볼보를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허나 전혀 촌스럽지 않게 마무리한 볼보에게 박수를 보낸다.

노멀 모델보다 낮은 지상고와 에어로 보디 키트, 그리고 과감한 20인치 휠 등으로 고성능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프런트 그릴과 트렁크에 박혀 있는 사각형 폴스타 배지는 신선하다.

인테리어는 노멀 모델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파란 스티치와 폴스타 배지를 기어노브에 박아놓은 정도다. 엔진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박력 넘치게 기지개를 편다. 보닛 아래에는 4기통 2.0ℓ엔진이 담겨있다. 주목할 점은 과급기가 두 개 달려있다. 터빈과 컴프레서의 이색적인 조합이다.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47.9kg·m의 힘을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에 전달한다. 배기량을 감안하면 출력이 상당히 높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S60 폴스타가 4.7초, V60 폴스타가 4.8초다. 최고시속은 250km에 제한되어 있다.

가속력은 제원에 표시된 수치처럼 시원시원하다. 시내주행에서는 민첩하게 잽을 날리고 고속주행에서는 큼지막한 훅을 날린다. 출력이 높다고 하지만 배기량이 작기 때문에 후반 영역에서 맥아리가 빠질 만도 한데 폴스타는 지구력이 좋다.

변속기는 부담되는 토크를 잘 처리해주며 변속충격으로 운전자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지 않는다. 이러한 고성능 차에 배기 사운드가 빠지면 섭섭하다. 90mm 머플러 커터에서 터지는 매콤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코너링 실력은 이미 트랙에서 검증되었지만 환경이 다른 공도에서의 실력도 궁금했다. 역시 올린즈라는 이름값이 무섭다. 코너링 한계점이 상당히 높다. 그동안 기자는 서스펜션 튜닝으로 많은 돈을 썼다. 피 같은 돈으로 서스펜션의 성능과 그 수준을 몸소 느껴왔다.

폴스타의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고성능 디비전의 세팅과 다르다. 완벽한 애프터마켓에서 튜닝한 느낌이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보통 고성능 디비전이라 할지라도 보편이라는 굴레 때문에 조금 더 댐퍼의 감쇠력을 조이지 못한다.

반면 올린즈와 폴스타는 과감하게 감쇠력을 조였다. 승차감에서 손해를 보긴 했지만 와인딩을 좋아하는 이라면 반할 수밖에 없는 전투적인 세팅이다.

굽이진 길을 달릴 때 코너 라인을 살짝 크게 가져가며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진입 속도만 조절하면 얼마든지 예쁜 선을 그릴 수 있다. 잘 달리는 파워트레인에 맞춰 강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신뢰가 가는 브렘보의 것이다.

노즈다이브나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속적으로 걸리더라도 패드가 디스크로터를 꽉 문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은 조금 강한 편이라 나눠 밟기 수월하다.

낯설지 않은 볼보트럭

신명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볼보트럭과 만남의 장소에 도착했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뒤돌아보니 거대한 하늘색 괴물이 서있다. 볼보트럭 FH540가 어마어마한 덩치로 세상을 압도하고 있다.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 트럭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

스웨덴 국기를 멋스럽게 입힌 것만으로 미적지수가 급상승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끌고 가도 꿀리지 않을 외모다. 사실 FH540은 작년 이맘때 스웨덴에서 신나게 몬 적이 있다. 타지에서 먼저 보고 한국에서 다시 보니 더욱 반가웠다.

캡에 올라가면 친구 오피스텔 놀러온 기분이 든다. 공간이 여유로움은 물론 인테리어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하늘색과 어우러진 시트는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싶을 만큼 착석감이 좋다. 게다가 ‘퍼포먼스 에디션’이라고 헤드레스트 부분에 자수를 놓았다.

동승석 시트가 90° 회전할 수 있으며 시트 뒤로 침대까지 마련되어 있다. 푹신푹신하며 성인남성이 충분히 누울 수 있는 사이즈다. 냉장고와 금고, 그리고 틸팅 기능을 지원하는 선루프까지 갖췄다. 이 선루프는 차체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할 시 탈출할 수 있는 통로로 쓰인다.

이제 시동을 걸어 스웨덴제 옵티머스 프라임을 조종해 본다. 폴스타처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풀고 기어레인지를 D에 옮기고 주행하기 시작한다. 전자식 스티어링 휠인 VDS(Volvo Dynamic Steering) 덕분에 쉽게 운전대를 돌릴 수 있다.

시야가 넓어 차폭이 넓더라도 차선을 유지하며 전진할 수 있다. 방음도 꼼꼼히 되어 있어 정속 주행 시에는 고요하며 에어서스펜션으로 승차감까지 부드럽다. 프런트 그릴에 아이언 마크를 달고 있는 만큼 긴급 제동 시스템과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 등의 안전사양도 빵빵하다.

거대한 차체를 이끄는 6기통 디젤 엔진은 배기량이 무려 13ℓ다. 최고출력은 540마력이며 최대토크는 비현실적인 수치 265kg·m이다. 연료탱크 크기가 450ℓ이니 승용차와는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변속기는 폴스타에도 들어가지 않은 듀얼 클러치다.

전진 기어 12개와 후진 기어 4개로 이루어진 이 변속기는 상용차에서 볼보트럭이 최초로 사용했다. 스웨덴에서 만난 볼보트럭 관계자는 포르쉐 PDK로 수십 톤을 견인하면 가루가 될 것이니 우리의 것이 훨씬 우수한 변속기라며 자랑하던 것이 기억난다. 여하튼 트럭에 듀얼 클러치가 달려있는 것은 볼보트럭이 깨어있다는 증거다.

트윈테스트 섹션이라 기자는 의무적으로 한판 붙여야하는데 스웨덴 출신 옵티머스 프라임과 두 대의 범블비가 싸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핏줄이 당겼을까? 사실 영화 속에서도 둘의 갈등은 없었다.

FH540과 두 대의 폴스타는 같은 색상을 입고 똑같은 아이언 마크를 달고 있는 것이 아니어도 볼보의 고정관념을 깼다는 동질감을 느낀 것이다. 두 브랜드는 변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이의 등하교만 책임지던 볼보가 야심한 밤의 고갯길을 점령하는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폴스타다. 또한 우리와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여기던 트럭 장르 속에, 볼보트럭은 듀얼 클러치 유닛으로 경쟁자들보다 한 발 나아가고 특별한 날 화려한 옷을 입을 줄 아는 센스까지 겸비했다. 보수 대신 진보를 선택한 볼보, 그리고 볼보트럭의 트랜스포머였다.

I-SHIFT DUAL CLUTCH

2014년 볼보트럭은 상용차 최초로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한다. I-시프트 듀얼 클러치라 불리는 이 변속기는 승용차에 사용되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처럼 빠른 변속이 가능하다. 또한 다음 기어를 물고 준비하는 탓에 매끄러운 동력전달이 가능하다.

언덕을 오를 때나 화물의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유리하다. 연비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유류비가 사업의 이윤으로 직결되는 운송업에 유리해 반응이 뜨겁다.

 

SPECIFICATION

VOLVO S60 POLESTAR

길이×너비×높이 4635×1865×1480mm | 휠베이스 2775mm | 무게 1755kg

엔진형식 4기통 터보차저+슈퍼차저, 가솔린 | 배기량 1969cc | 최고출력 367ps | 최대토크 47.9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 타이어 (모두)245/35 R 20

0→시속 100km 4.7초 | 최고속도 250km/h | 복합연비 9.1km/ℓ | CO₂배출량 - | 가격 7660만원

VOLVO V60 POLESTAR

길이×너비×높이 4635×1865×1480mm | 휠베이스 2775mm | 무게 1805kg

엔진형식 4기통 터보차저+슈퍼차저, 가솔린 | 배기량 1969cc | 최고출력 367ps | 최대토크 47.9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 타이어 (모두)245/35 R 20

0→시속 100km 4.8초 | 최고속도 250km/h | 복합연비 9.1km/ℓ | CO₂배출량 - | 가격 7880만원

VOLVO TRUCKS FH540

길이×너비×높이 7020×2495×3870mm | 휠베이스 3400mm | 무게 -

엔진형식 6기통, 디젤 | 배기량 1만2777cc | 최고출력 540ps | 최대토크 265kg·m

변속기 12단 듀얼 클러치 | 구동방식 RWD(6×2) | 서스펜션 (모두)에어스프링

타이어 (앞)315/80 R 22.5, (뒤)12 R 22.5 | 0→시속 100km -

최고속도 90km/h | 복합연비 - | CO₂배출량 - |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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