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클리오

  • 기사입력 2017.06.10 14:57
  • 최종수정 2020.09.01 20:03
  • 기자명 모터매거진

BABY MUSE

9회말 2아웃 상대팀과 단 2점차, 마지막 공격 기회다. 선두타자와 후속타자가 극적인 안타를 치며 베이스를 채웠다. 프랑스 출신 슈퍼스타를 대타로 등장시켜 역전승을 노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M6와 QM6가 연달아 선전해 르노삼성은 상승세를 가졌다.

이 기세로 해치백의 무덤에서 실용성과 효율성을 가진 클리오를 무기 삼아 본격적인 생존 경쟁을 시작한다. 사랑을 품어 유선형의 아름다운 자태를 가진 꼬마 자동차는 올해 중순경 상륙해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글 | 손권율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첨단 기술의 근원지다. 양산차 메이커는 모터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발전시켰다. 르노는 모터스포츠에 뿌리가 깊은 메이커 중 하나다.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양산차를 생산한다.

그들의 자동차는 탄탄한 기본기와 강한 내구성을 갖춰 대중들에게 사랑받는다. 예컨대 클리오는 월드 베스트셀링카다. 실용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르노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 모델이다.

클리오는 프랑스 출신의 자동차답게 스타일리시한 외모로 대중들의 감성을 터치한다. 먼저 헤드램프에 C자형 DRL(주간주행등)을 적용해 르노차 특유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긴 오버행을 가져 앞으로 쭉 뻗은 보닛은 ‘핫 해치’ 클리오의 역동성을 더욱더 강조했다.

세대를 거듭해 다듬어진 다이아몬드 배지는 앞 범퍼와 잘 어우러져 균형미를 이룬다. 범퍼 하단에 위치한 안개등에도 크롬장식을 사용해 한껏 힘을 주어 미적 지수를 향상시켰다.

A필러 라인을 타고 측면으로 이동하면 공기역학을 배려하는 에어 덕트, 그리고 감각적인 형상의 사이드미러를 블랙 톤으로 통일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측면부를 개성 있게 변신시켰다. 2열 도어에 시크릿 도어 캐치를 적용해 유려한 쿠페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옵션 사양인 더블 5스포크 18인치 휠은 소형 해치백의 다이내믹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그립을 향상시켜 다양한 노면에 전천후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낮게 깔린 루프라인을 타고 내려가면 해치 위에 자리한 아기자기한 리어 스포일러를 만난다. 주행 중 차체를 눌러주어 민첩한 움직임을 독려한다. 그 아래로 LED를 품은 입체적인 테일 램프가 영롱한 불빛을 비춰 후방의 안전도 책임진다.

근육질의 범퍼는 디퓨저에게 절반의 자리를 양보해 후면 디자인을 더욱더 스포티하게 만든다.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보여주기 민망한 바늘 같은 얇은 배기구도 히든 타입을 적용해 숨겼다.

실내로 들어가면 내장재뿐 아니라 인테리어로 느끼는 감성도 업그레이드했다. 운전자를 감싸주는 세미 버킷 시트에 나파 가죽을 군데군데 적용하고 송풍구와 시트에 포인트 색상을 입혀 촉각과 시각을 자극한다.

계기판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조합해 높은 시인성을 제공했고, 그리고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7인치 정전식 터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정보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편리하다. 또한, 르노의 소형차 라인업 최초로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해 귀도 즐겁게 해준다.

열리지 않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안전함과 개방감을 제공했고 도어스카프에 LED를 적용해 세련미를 주었다. 이전 세대보다 길어진 전장으로 뒷좌석 레그룸이 넓어져 동승자에게 편안함을 준다. 6:4 비율로 접히는 폴딩 시트는 트렁크 적재 공간도 300ℓ 까지 만들어 해치백의 장점을 자랑했다.

클리오는 3기통 0.9ℓ 와 4기통 1.2ℓ 가솔린 터보 엔진, 그리고 4기통 1.5ℓ 디젤 엔진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주력 모델인 디젤 엔진은 6단 듀얼 클러치와 맞물려 최고출력 90마력과 최대토크 22.4kg·m의 힘을 낸다.

높지 않은 수치지만, 소형차 특성상 가벼운 무게로 인해 부족함 없는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또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하는 이 엔진의 복합연비는 유럽기준 3.6ℓ/100km다.

올해 중순경 국내 출시 예정인 클리오는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유럽의 감성을 한국에 전달해 해치백의 역사를 새로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히트 상품의 24년 역사

유럽 경기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는 위기에서 르노를 구제해 준 효자다. 1990년 등장한 클리오는 2014년까지 유럽 올해의 차를 두 차례 석권하고, 19번이나 유럽 연간 동급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소형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한 미니 해치백은 경제성과 실용성을 넘어 이제는 존재감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다.

1세대

1세대 클리오는 해치백을 담당하던 C5의 후임자로 세상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1990년 출시해 아담한 크기로 귀여움을 뽐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심장에는 4기통 1.1ℓ부터 2.0ℓ 까지 다양한 가솔린 엔진과 4기통 2.0ℓ 디젤 엔진을 얹어 폭넓은 선택을 제시했다.

초기 직선미를 강조한 외관은 3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유려한 유선형으로 변신했다. 당시 ‘올해 유럽의 차’로 선정되며 전성기를 펼친 모델이다.

2세대

2세대로 진화하면서 대대적 변화를 했다. 프런트 윙에 플라스틱과 보닛에 알루미늄 소재 적용으로 차체 경량화와 정비 용이성을 가졌다. 엔진 라인업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4도어 세단 모델을 추가해 해치백 이상 제품의 다양성을 자랑했다.

1998년에 출시해 2005년까지 한 번의 부분변경을 통해 당시 유행하던 직선미가 강조된 외관으로 거듭났다. 후륜구동 기반에 미드십 방식을 적용한 고성능 모델 클리오 RS를 출시해 ‘핫 해치’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3세대

3세대 클리오는 기존 세대보다 커진 차체와 무게로 200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했다. 닛산과 플랫폼을 공유해 넓어진 실내공간과 안정적인 승차감, 그리고 소형차급 이상의 풍부한 옵션을 무기로 세계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어, 2번째 ‘올해 유럽의 차’에 선정됐다.

곡선이 강조된 외관이 특징인 3세대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클리오의 명성을 2014년까지 이어주었다.

빈집을 털자

대부분 유럽 국가는 특유의 좁은 길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주차난에 시달리며 차를 소유했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유럽 자동차 메이커는 이를 기회삼아 작은 자동차를 출시했고, 대중에게 인기를 얻었다. 아담한 크기를 가진 해치백은 실용성도 겸비해 유럽은 물론 세계로 뻗어나가 인기 있는 세그먼트로 거듭났다.

르노의 클리오는 26년 역사 동안 4세대 모델을 출시해 매년 3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꾸준한 명성을 이어갔다. 1990년 6월 파리 모터쇼에서 첫 등장 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300만대를 기록해 월드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또한 작년대비 판매량은 2.8% 증가해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며 전 세계에서 그들의 소형 해치의 인기가 쉽게 식지 않음을 증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경차를 제외하고는 해치백형 모델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하다. 유럽에서 흥행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출시 전인 클리오가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SM6와 QM6로 중형 세단과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르노삼성이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어떤 방법으로 돌파할지 자동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열린 2017 서울 모터쇼에 등장한 클리오는 올해 중순경 출시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단일 엔진 라인업으로 4기통 1.5ℓ 디젤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해 높은 연료 효율에 초점을 두었다.

르노삼성자동차 박동훈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다른 경쟁모델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잘못된 표현 방법’이라 지적하며 클리오로 해치백의 장점인 효율성과 편의성을 알려 SM6와 QM6의 흥행을 이어간다고 다짐했다.

폭스바겐 골프의 성공사례를 보면 국내 시장은 해치백의 지옥이 아닐 수도 있다. 르노삼성은 체급을 올려 클리오의 라이벌로 골프를 지목했지만 정면대결을 통해 비수(匕首)를 꽂기에는 사실 어렵다.

하지만 올라간 체급에서 가격 경쟁력만 갖춘다면, 현재 디젤게이트로 부재중인 폭스바겐 골프의 빈자리를 르노삼성이 클리오로 어렵지 않게 수성할지도 모른다.


라이벌 분석

지피지기 백전백승. 클리오가 국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할 모델 3종의 장점과 단점을 소개한다.

현대 i30

GOOD : 소형차임에 불구하고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풍부한 편의장비 옵션이 적용되어 있다.

BAD : 라이벌이 국내 소형차 시장의 베스트셀러 아반떼다. 국산 소형차치고 비싸다. 해치백의 본고장 유럽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없다.

푸조 208

GOOD : 프랑스 출신답게 준수한 외모를 가졌다. 수입차지만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졌다. 핸들링이 뛰어나다. 경쾌한 주행 특성을 가지고 있다. 높은 연비효율을 가지고 있다.

BAD : 편의장비가 부족하다. MCP 미션을 적용해 저단 주행 시 승차감이 좋지 않다. 실내공간이 좁고 내부 수납공간이 부족하다.

폭스바겐 골프

GOOD : 해치백의 교과서답게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서민의 포르쉐’라 불리는 고성능 버전이 있다. 자동차 본고장 독일 출신이다.

BAD : 단점이 없다는 것이 단점. 디젤게이트로 인해 인지도에 치명타를 입었다. 현재까지 신차 구매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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