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 기사입력 2017.05.10 12:57
  • 최종수정 2020.09.01 19:50
  • 기자명 모터매거진

GOOD EVENING, MR. NATURE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프리우스 프라임을 내놓았다. 전기만으로 40km 이상을 달렸고,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실연비 22km/ℓ 이상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연료 소모 효율을 증명했다.

글 | 이재현

사진 | Chris.C

BMW의 운전하는 즐거움, 볼보의 안전처럼 자동차 브랜드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그렇다면 토요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대개 하이브리드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남보다 빠르고 용감하게 시장을 개척한 만큼, 그간 축적한 기술을 자동차에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프리우스는 그 집약체였다. ‘하이브리드의 토요타’라는 이미지를 만든 주역이었다. 특히 북미시장에서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하면서 이름을 날렸다.

토요타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진일보한 프리우스를 선보인 것. 물론 재빠른 대응은 아니다. 이미 여러 브랜드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시장에 내놓은 상태. 그것도 모자라 순수 전기차도 하나둘 상용화되면서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차세대 자동차라고 자처하고 있다.

토요타는 왜 늦었을까. 사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능을 넣는 것은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름잡는 회사로서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분명 사연이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시장이 작다고 생각해서, 두 번째는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성능을 담은 차를 내보이고 싶어서라고 추측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라면 프리우스 프라임은 토요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과시형’ 모델 이겠지만, 토요타 경영진이 아닌 이상 진실은 알 수 없다. <모터매거진>은 두 번째 이유라고 가정(희망)하고 프리우스와 끈적한 동행에 나서기로 했다.

이 몸 친환경차올시다

사실 아무리 차세대 자동차라고 해도 너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라면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다. 최근 출시하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일반 내연기관차와 견주어도 크게 튀지 않게 디자인하는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프리우스 프라임은 지조 있다. 유리알 4개를 박아 놓은 듯한 헤드램프, 땅에 바싹 엎드린 듯한 차체, 입체적인 형태의 프런트 범퍼 때문에 첫눈에 알아볼 만큼 튀는 얼굴이다. 공기저항은 최대한 줄이면서도 독특하게 보이려고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옆모습을 봐도 그렇다. 캐릭터라인이 도달하는 리어 펜더 위를 움푹 들어가게 했다. 평면으로 만드는 것보다 분명 고난도다. 리어 윈드실드도 가운데가 들어간 곡선 형태로 만들었다.

이렇게 확보한 공기저항 계수는 0.25Cd.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공기저항계수가 0.24Cd라서 조금 김이 새긴 하지만, 0.01차이는 눈감아 줄 법도 하다.

하이라이트는 테일램프다. 검은 유리를 붉은빛으로 둘렀다. X맨의 사이클롭스가 떠오른다.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워낙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평가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정하고’ 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차라면 이 정도 용기는 있어야 한다. 브랜드 정체성, 모델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이 정도 고집은 있어야 한다.

프라임 인테리어

도어트림과 대시보드, 시트를 실버와 블랙 투톤으로 꾸몄다. 깔끔한 느낌을 자아내는 조합이어서 실패할 확률이 낮다.

대시보드에 붙은 송풍구는 터키석 빛깔로 테두리를 둘러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포인트를 줬다. 친환경차라고 얼마나 더 강조하고 싶은지, 센터페시아로 올라간 기어노브는 튤립 모양이다.

스티어링 휠 너머에 있어야 할 계기판은 대시보드 중앙에서 위로 솟았다. 배터리 잔량, 주행모드 등을 표시하는데, 시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보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엉뚱하게도 계기판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시계다. 어린 시절 카세트에 달려있던 전자시계 모양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미래지향적인 차에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불어넣은 요소다.

시트는 인조가죽으로 덮었다.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 시트보다는 임원용 사무용 의자 같이 착석감이 좋다. 엉덩이와 등이 푹신해서 운전하는 동안 편안한 자세를 보장한다. 2명이 앉을 수 있는 2열도 마찬가지.

레그룸이 조금 좁기는 해도 시트 덕분에 편하게 앉을 수 있고, 1열처럼 2열 머리 위 루프를 파놓아 헤드룸이 여유롭다. 이 정도면 작은 차체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할만하다.

반면 360ℓ의 트렁크 용량은 프리우스 프라임의 약점이다. 프리우스보다 142ℓ 작다. 어쩔 수 없었겠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자동차 뒤에 배치했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을 손해 봤다.

실제로 해치를 열면 배터리 때문에 바닥이 높다. 다행히 2열 시트를 접으면 공간을 늘릴 수는 있다. 토요타 측은 9.5인치 골프백 2개 정도는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전기 모터의 승리

전기로만 달리는 EV 모드로 놓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무섭게 치고 나간다. 전기차의 특성 그대로다. 속도를 높여도 2개의 모터가 협동해 시속 135km까지는 전기 에너지로만 달린다. 다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단연 돋보이는 수치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회생제동하면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한다. 고속도로보다는 도심에서 연비가 좋은 차라는 뜻. 시속 135km 이상으로 달려 엔진이 개입하지 않는 이상 8.8kWh의 고용량 배터리 덕에 40km정도의 거리는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갈 수 있다.

주행 방법은 세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전기로만 달리는 EV모드, 하이브리드로 달리는 HV모드, 배터리 잔량에 따라 전기와 하이브리드 모드를 왔다 갔다 하는 EV 오토 모드다. 엔진이 힘을 보태면 약간의 소음이 더해지지만, 그래도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여전히 조용하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시스템 최고출력은 122마력이다. 슈마허로 빙의하지 않는 이상 답답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2열에 앉았을 때 미세한 진동이 발끝으로 전해지는데, 노면에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내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다.

차 뒤에 실은 배터리를 식히는 냉각팬을 원인으로 추측한다.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느끼기 힘든 정도라서 문제 삼을 만한 정도는 아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다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한발 앞으로 나간 성능을 보였다. 주행성능과 효율 모두 박수를 보낼만했다. 하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이나 전방 추돌방지 시스템 등 첨단운전보조시스템이 빠진 것은 아쉽다.

일본 내수용과는 달리 최대 6km를 더 달릴 수 있도록 지붕에 장착한 태양광 패널이 빠지기도 했다. 토요타에서는 연간 판매목표를 100대라고 말했다. ‘극강의 연비’가 몇몇 약점을 덮고 100대 판매를 이끌 수 있을까. 소비자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하다.

SPECIFICATION _ TOYOTA PRIUS PRIME

길이×너비×높이 4645×1760×1470mm | 휠베이스 2700mm | 무게 1785kg | 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배기량 1798cc | 시스템 최고출력 122ps | 최대토크 14.5kg·m/1750rpm | 변속기 CVT | 구동방식 FF

서스펜션(앞/뒤) 맥퍼슨 스트럿/더블 위시본 | 타이어(모두) 195/65 R 15 | 복합연비 21.4km/ℓ

EV 연비 6.4Km/kWh | CO₂배출량 23g/km | 가격 4830만원


 

프리우스 프라임과 함께한 263.6km

토요타에서는 프리우스 프라임이 전기에너지만으로 40km를 달리고, 공인연비는 21.4km/ℓ라고 했다. 하지만 자료는 자료일 뿐,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는 <모터매거진>의 신념에 따라 263.6km 주행에 나섰다.

출발 전, 기름을 가득 채우고 전기모드로 전기충전소까지 이동했다. 배터리를 100% 충전하고 나서는 주행거리를 0km로 리셋했다. 탑승 인원은 총 3명. 사람과 촬영 장비를 포함해 약 250kg을 프리우스 프라임에 더했다.

최고 연비를 확인하기 위해 에코모드로 주행했고, 오디오와 에어컨, 히팅시트도 켜지 않았다. 목적지는 충청북도 충주의 한국교통대학교. 운전습관에 따른 편차를 고려해 하행은 이재현 기자가, 상행은 손권율 기자가 맡았다.

경로 1

서울 신도림에서 강남구 논현동, 송파구 삼전동 등을 거치며 도심을 주행하다가 경부고속도로 진입하는 향하는 경로였다. EV모드로 출발해 전기에너지가 떨어져 하이브리드 모드로 바뀔 때까지 주행했다. 엔진이 가동하지 않도록 최고속도는 100km 이하를 유지했다.

도심에서는 회생제동을 통해 꾸준히 배터리를 충전하다가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자 급격히 주행가능거리가 떨어졌다. 그래도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달린 거리는 44km. 토요타에서 말한 40km를 넘는 거리였다.

출발지: 서울 신도림

목적지: 경부고속도로 하행

운전자: 이재현

주행거리: 44km

경로 2

경부고속도로 하행 방향 만남의 광장을 지나 서울톨게이트 인근에 이르자 EV모드로 주행 가능한 배터리 잔량이 바닥났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자동으로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하고 저속에서는 모터를, 고속에서는 엔진을 구동하며 달렸다. 상습 정체구간인 신갈분기점을 제외하고는 교통상황이 원활했다.

107.3km를 달리는 동안 21.4km/ℓ의 공인연비(고속도로 19.6km/ℓ)를 뛰어넘는 23.5km/ℓ를 기록했다.

출발지: 경부고속도로 하행

목적지: 한국교통대학교

운전자: 이재현 기자

주행거리: 107.3km

평균속도: 80km/h

평균연비: 23.5km/ℓ

경로3

운전자를 교체했다. 통행량이 많아서 평균속도가 하행일 때보다 낮았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을 정도는 아니었다. 112km를 달리고 22.5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운전습관과 교통상황에 따른 차이는 있었어도 역시 공인연비를 웃도는 수치였다.

테스트를 마치자마자 다시 기름을 가득 채웠다. 9.6ℓ, 서울에서 충주를 거쳐 양평 두물머리까지 가는데 사용한 양이었다.

출발지: 한국교통대학교

목적지: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운전자: 손권율 기자

주행거리: 112.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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