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 기사입력 2017.04.09 14:43
  • 최종수정 2020.09.01 19:36
  • 기자명 모터매거진

악천후에서도 여전하다

7세대로 진화된 5시리즈가 정식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인사를 올렸다. 올해까지 2만대 이상 판매를 목표를 두고 있는 BMW 5시리즈. 그 중 핵심 트림인 520d는 여전히 상품성이 높다.

두툼한 토크는 차체를 쉽게 견인하기 충분하고 연료를 알뜰하게 사용한다. 거기에 소음 진동을 확실히 잡아 가솔린 오너가 넘어가도 실망스럽지 않을 정도다.

글 | 안진욱

사진 | BMW KOREA

포털 사이트 자동차 검색 순위만 보더라도 5시리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서울 강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차들 중 하나로 깐깐한 국내 소비자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것만으로 상품성은 검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7세대로 돌아온 5시리즈는 BMW의 볼륨모델이다.

그만큼 홍보와 마케팅에 BMW가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고층 빌딩에서 론칭을 함과 동시에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사실 기자는 과월호 본지 표지 촬영과 시승기로 5시리즈, 정확하게는 530i x드라이브와 첫 대면을 마쳤지만 미디어 시승회가 기대되었다. 5시리즈의 주력 트림인 520d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

6세대 5시리즈는 세단에 디젤엔진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국내 소비자에게 증명했다. 수입차 시장의 서열정리를 할 수 있는 모델이다.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던 이전 세대와 비교해 얼마만큼 달라졌는지가 궁금했다.

알찬 구성, 높은 상품성

론칭 행사를 마치고 시승차가 집결해 있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자 따끈따끈한 뉴 5시리즈들로 가득 차 있었다. 국내 들어오는 5시리즈는 모두 M 패키지를 적용해 결점 없는 외모를 과시한다. BMW 디자인의 완성은 M 패키지라고 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외관은 6세대보다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키드니 그릴이 붙어 있는 것도 어느덧 익숙해져 이제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시승코스는 서울 강남을 출발해 인천에 위치한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를 찍고 돌아오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행사 당일의 날씨는 시승하기에 최악이었다. 비를 동반한 바람이 불어 닥쳐 적극적인 스포츠 주행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차라리 잘 됐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기 시작했다.

비와 교통체증에 대하는 520d의 안락함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스포츠 세단이 아닌 출퇴근용으로 사용되는 비즈니스 세단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겠다.

두툼한 도어를 열 때 느낌이 참 좋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차의 클래스를 가장 먼저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실내로 들어서자 전형적인 BMW 새 차향이 코를 자극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엔진을 깨워도 조용하다.

물론 주행거리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정도 세그먼트의 디젤차는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소음에 불만을 갖는 경우는 별로 없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 역시 느끼기 힘들다. 드라이빙 모드를 에코에 설정하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한다.

기름을 좀생이처럼 쓰는 에코 모드임에도 가속력이 답답하지 않다. 반면 스포츠 모드는 파워트레인의 긴장감이 느껴지는데 드라이빙 모드에 따른 감각의 차이를 확실하게 두어 좋다.

꽉 막혀 있는 올림픽대로에서 반자율주행 시스템 덕분에 피로가 쌓이는 것을 늦출 수 있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차선을 따라 잘도 움직인다. 작동법이 간단하고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맹신하면 안 되겠지만 가려운 등을 긁거나, 옷매무새를 고칠 때 스티어링 휠에서 잠시 손을 놓는 정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530i x드라이브 시승 때도 느꼈지만 오디오 시스템은 정말 좋아졌다.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들어보면 보통 수준은 뛰어넘는 성능으로 막히는 길의 따분함을 잊게 해준다.

1위 탈환이 목표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는 올해 2만대 이상 판매될 것을 자신했다. 초도물량이 2만대 내외인데 그 이상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에게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어준 것에 대해서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라이벌로서 앞으로도 끊임없는 선의의 경쟁으로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 역할을 해서 자동차산업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 밝혔다.

스포츠란 단어가 허락된다

정체구간을 지나 뻥 뚫린 공항고속도로에 520d를 올렸다. 2.0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내며 ZF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파워트레인의 내구성은 이미 6세대를 통해 검증이 되었고 완성도가 극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시내주행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에서도 파워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힘들다. 고속안정감은 독일차들 중에서도 최고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 젖어있는 노면을 고속으로 달릴 때 후륜구동임을 망각하게 된다.

노면을 향해 무게중심을 내리는 느낌을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또한 NVH(Noise, Vibration, Harshness)에 신경을 많이 써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고요하다.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 도착해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갖고 트랙주행을 준비했다. 젖은 트랙을 후륜구동 모델로 달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작년도 슈퍼 레이스 6000 챔피언 정의철 선수의 가이드에 따라 트랙을 질주했다.

미끄러운 코너임에도 차체 뒤를 날리기가 쉽지 않다. 주목할 점은 주행안정화 장치인데,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치고 빠진다. 흔히 말하는 ‘낄끼빠빠’를 아주 잘 한다.

코너에서 기본적으로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여주지만 코너 밖으로 차체가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럽다. 웬만해선 ABS가 작동하지 않을 정도로 제동 밸런스가 좋다. 노즈다이브나 브레이크스티어 현상 역시 일어나지 않아 마음 놓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된다.

코너를 도는 중 제동을 걸면 리어액슬의 움직임이 흐트러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차들이 종종 있지만 520d는 그리고 있던 코너라인을 그대로 이어간다.

트랙주행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520d를 파악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비로소 기자는 날씨가 좋거나 나쁠 때, 공도와 서킷, 그리고 가솔린과 디젤 엔진, x드라이브의 유무란 모든 조건에서 5시리즈를 경험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5시리즈는 운전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았다. 탄탄한 운동성능에 안락한 실내와 빵빵한 편의장비로 경쟁력이 높다. 거기에 높은 연료효율까지 겸비한 520d를 선두에 내세워 과거의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5er On 39th Floor

BMW가 5시리즈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5시리즈를 국내 정식으로 소개하는 자리를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39층에 마련했다. 5시리즈 통째로 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검토되었다.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거나 헬기까지 동원하려 했으나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종적으로 5시리즈를 분해해서 올리기로 결정했다. 어찌 보면 무모할 수도 있는데 BMW가 제대로 일을 벌인 것.

건담 프라모델을 한 번만 만들어보더라도 약 2만5000개 자동차 부품의 분해와 재조립이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가늠된다. 두 대의 5시리즈를 분해해서 섀시에서 볼트 하나까지 39층에 올린 후 다시 조립했다.

블록버스터급 미션에 투입된 BMW 테크니션 7명은 분해와 조립까지 걸린 9일의 작업 동안 단 한 번의 실수도 범하지 않았다. 또한 조립 후 당장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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