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레니게이드, 랭글러, 그랜드 체로키

  • 기사입력 2017.03.08 13:00
  • 최종수정 2020.09.01 19:20
  • 기자명 모터매거진

MAD FOR MUD-AMERICAN TOUGH GUYS

SUV 대명사 지프의 대표 차종이 한데 모였다. <모터매거진> 시승팀은 오프로드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CUV 레니게이드, 정통 오프로더를 추구하는 랭글러, 고급스러움과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그랜드 체로키를 몰고서 험로를 찾아 나섰다.

글 | 시승팀

사진 | 임근재

INTRO

우리는 SUV 대명사 지프 대표 3인방을 몰고 오프로드를 향했다. 무료했던 도심 생활을 접고 잠시나마 오프로드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길 원했다. 눈 덮인 대관령이나 강원도 산골짜기와 같은 오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속에서 오프로드뿐 아니라 온로드에서의 주행 평가도 예정돼 있어 서울 근교의 한적한 오프로드를 찾았다. 먼저 도착한 곳은 낮은 언덕을 중심으로 지프 3형제가 마음 놓고 뛰어 다니기에 충분히 거칠고 척박한 땅이었다.

지형을 확인하기 위해 선발대로 랭글러 루비콘이 출발했고 이어 무전기의 타전을 들으며 막내 레니게이드가 4WD 록 버튼을 누른 채 조심스레 따라 들어갔다.

끝으로 큰형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가 자랑하는 쿼드라 드라이브를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에서 오프로드로 전환하고 멀찌감치 떨어져 레니게이트와 랭글러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따라 오프로드에서 속도를 조금씩 내기 시작했다.

레니게이드

패션 오프로더

디자인 ★ ★ ★ ★ ☆

감성감 ★ ★ ★ ☆ ☆

동력성 ★ ★ ☆ ☆ ☆

주행성 ★ ★ ★ ☆ ☆

편의성 ★ ★ ★ ☆ ☆

상품성 ★ ★ ★ ★ ☆

레니게이드는 지프의 막내 SUV다. 지프의 역사상 가장 작은 SUV이기도 하다. 레니게이드는 엄밀히 말하면 B세그먼트 CUV에 속한다. 경쟁차로 피아트 500X를 비롯해 미니 컨트리맨, 혼다 HR-V를 꼽을 수 있다.

컴패스처럼 정통 SUV보다는 승용 감각을 더한 크로스오버다. 레니게이드의 뒷모습을 볼 때 흰 마스크에 ‘X’를 그려 넣은 것 같이 익살스럽다. 본래 의도는 다르다. 군용차에 달았던 보조 연료통에 새겨진 문양을 디자인에 반영해 오프로더의 강인함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번 오프로드에서는 저연비 타이어가 장착돼 있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없었다. 타이어를 교체하고 차고를 높이면 오프로더로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다.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에 적합한 레니게이드였다.

댐퍼 스트로크는 길고 스프링 레이트가 높다. 때문에 급격한 차선 변경에는 순간적으로 거동이 무너질 때도 있다. 반면 코너링 한계는 기대 이상이다. 레니게이드로 와인딩을 타면 재밌을 것이라 누가 생각했겠는가?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고 차의 무게는 코너 바깥쪽으로 완전히 쏠리겠지만 신기하게 노면을 놓치지 않는다. 코너링 스피드가 높다는 것은 아니니 고갯길을 달리는 핫해치를 따라가지는 말 것.

오프로드에서 레니게이드는 로 레인지 기능이 탑재된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 시스템과 동급 유일의 지형 설정 시스템을 통해 지프 브랜드의 전설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소형 SUV에서도 구현했다. 자동으로 동력을 네 바퀴에 전달해 접지력을 높인다.

지형설정 시스템 지프 셀렉-터레인은 오토, 스노, 샌드, 머드 등 상황에 따른 오프주행 모드를 제공하며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 AWD 시스템과 연동된다.

 

랭글러

궁극의 오프로더

디자인 ★ ★ ★ ★ ☆

감성감 ★ ★ ★ ★ ★

동력성 ★ ★ ★ ☆ ☆

주행성 ★ ★ ★ ★ ☆

편의성 ★ ★ ☆ ☆ ☆

상품성 ★ ★ ★ ★ ☆

곧추선 윈드실드를 통해 도로를 바라보면 마치 나 홀로 모험을 떠나는 것 같다. 중저속까지는 생각 외로 정숙하다. 시승차가 가솔린 엔진이라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노면 소음은 많이 올라오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 반응 속도가 빠르지 않다.

랭글러를 타고 빨리 달려야 할 의무는 없지만 주행 내내 답답함을 떨쳐낼 수 없었다. 소음과 진동은 감내해야 한다. 랭글러에는 저회전부터 두툼한 토크가 나오는 디젤 엔진의 조합도 괜찮을 것 같다.

고회전으로 밀어붙이면서 달리는 가솔린 모델은 어울리지도 않을 뿐더러, 랭글러로 고속 주행은 삼가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랭글러는 초라해진다. 공력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차체 디자인으로 엄청난 양의 공기저항에 시달린다. 바람을 가르며 달릴 수가 없어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준다.

시속 130km부터는 노면에서 차체가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게 된다. 큰 마음 먹고 더 밟더라도 시속 150km까지 도달하는데 세월아 네월아 한다. 아무리 오프로드 차라고 하지만 이런 주행 성능은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

랭글러로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험로를 가는 일 없이 대부분이 공도에서 달리기 때문이다.  오프로더다운 오프로드에서 시승은 해보지 못해 오프로드에서의 퍼포먼스를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다. 아쉬운 대로 흙길에서 주행을 했다.

랭글러는 올라서자마자 알 수 없는 신뢰감을 준다. 이정도만 하더라도 이름값을 충분히 하는 것이다. 댐퍼 스트로크가 길어 어지간한 장애물에서 네 바퀴 모두가 노면에 닿아 있다. 그렇기에 탈출이 용이하다.

저단 기어와 디퍼렌셜 록 시스템까지 더하면 무서울 것이 없다. 호랑이가 초원에서 힘을 못쓰는 것처럼 랭글러도 정글, 오프로드에서만 왕놀이를 할 수 있다.

예상했던 지프 랭글러는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오프로드를 휘젓고 다녔다. 루비콘은 어떤 지형과 환경에도 구애 받지 않는 지프만의 강력하고 안정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뽐냈다. 루비콘은 5인승 4도어 모델로 험로 주파력을 자랑하는 정통 오프로더의 아이콘이다.

 

그랜드 체로키

지프의 정신적 지주

디자인 ★ ★ ★ ★ ★

감성감 ★ ★ ★ ★ ☆

동력성 ★ ★ ★ ★ ☆

주행성 ★ ★ ★ ★ ☆

편의성 ★ ★ ★ ★ ☆

상품성 ★ ★ ★ ★ ☆

3세대를 건너뛰고 4세대 그랜드 체로키를 만났다. 기교가 들어간 부분은 보이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하다. 걸리적거리는 액세서리를 전혀 두르지 않았다. 실내는 유럽산 SUV들과 비교하면 아쉽지만 과거에 비하면 개과천선했다.

센터페시아는 정리정돈을 잘 해놨고 조작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의 사이즈는 크지만 그립감은 괜찮다. 지프의 플래그십답게 시트가 안락해 장거리 주행에도 무리 없다. 뒷좌석 공간 역시 레그룸과 헤드룸을 충분히 확보했다.

V6 3.0ℓ 디젤 엔진은 심술궂지 않다. 아이들링 시에도 얌전히 있을 줄 안다.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56.0kg·m의 수치는 같은 배기량의 유럽산 파워 유닛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네 바퀴로 부드럽게 힘을 전달한다.

무거운 중량에도 불구하고 가속 페달을 툭하고 건드리면 가볍게 움직인다. 저회전 영역부터 두툼한 토크를 쏟아내 추월하기에도 편하다. 그랜드 체로키는 여성들이 운전하기 편한 요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스티어링 휠은 무겁지 않고 시트 포지션이 높아 교통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발끝으로 힘들이지 않고 차체를 이끌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 같은 값이면 한 치수 작은 유럽산 SUV를 살 수밖에 없다. SUV가 끊임없이 늘고 있는 현재, 정통 SUV 브랜드의 플래그십, 그랜드 체로키는 괜찮은 대안이다.

최대 100%의 토크를 전후 차축으로 배분할 수 있는 지프의 독보적인 쿼드라-트랙II 4WD 시스템과 전후좌우 어느 한 바퀴에 모든 토크를 전달할 수 있는 쿼드라-드라이브II 4WD 시스템, 주행 조건에 따라 눈길, 오프로드 등 5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지형설정 시스템이 탑재되어 지프의 전설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구현했다.

 

TEST FILE

온·오프로드에서 3차종의 시승평가를 요약했다. 전반적인 요약은 안진욱 기자가 담당했고 R&H 부문은 본지 김양현 위원이 정곡을 찌르는 평가를 진행했다. 레니게이드, 랭글러, 그랜드 체로키의 종합평가가 기다려졌다.

레니게이드 

레니게이드는 등장과 함께 컴팩트한 차체와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 그리고 지프의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전격 박스 타입이다. 볼록 솟은 두툼한 펜더는 작은 차체에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인테리어도 투박하다. A필러가 운전자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공간감이 느껴지며 탁 트인 시야가 좋다. 큰 사이드미러는 사각지대가 거의 없다. 다만 좌회전 시 왼쪽 A필러가 시야를 가릴 때가 있다.

랭글러

내 드림카 위시리트에는 미국 차가 두 대가 올라가 있다. 7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쉐보레 콜벳 Z06과 바로 지프 랭글러다. 모두 역사가 있고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모델이다. 이번 그룹시승에서 지프가 결정되고 신났던 것은 다분히 랭글러 때문이다.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형광펜으로 칠한 듯한 색상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랭글러는 주목받을 자격이 있으니까’

그랜드 체로키

친구가 2세대 그랜드 체로키를 탔었다. 거의 매일 붙어 있는 사이라서 기자의 세컨드카 개념으로 사용했다. 1999년 출시된 모델이었지만 10년이 흘러도 촌스러워 보이지 앉는 외모가 마음에 들었다.

5기통 디젤 엔진은 얌전했고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아님에도 풍부한 저음으로 귀를 즐겁게 했다. 많이 돌아다녔고 추억도 많은 그랜드 체로키다.

RIDE & HANDLING

레니게이드

승차감이 매우 좋지 않다. 차체 거동은 양호한 수준이나 움직임의 정교함이 떨어진다. 스티어링 역시 거칠고 명확하지 않다. 핸들링은 불안하고 그립이 떨어지는 강한 언더스티어.

랭글러

감속 시는 언더스티어, 가속 시는 오버스티어의 느낌이 나타난다. 브레이크 감도 좋지 않고 변속도 거칠다. 엔진 파워를 느낄 수가 없을 정도로 차가 불안한 상태였다.

그랜드 체로키

승차감은 약간 거칠고 정차와 주행 시 엔진 소음이 평균보다 약간 거칠었다. 고속에서의 차체 거동은 끊어지고 부드럽지 않으나 거동 자체가 너무 크지 않다.

TEST RESULT

레니게이드

권장출력 120ps

권장속도 120km/h

랭글러

권장출력 100ps

권장속도 80km/h

그랜드 체로키

권장출력 150ps

권장속도 150km/h

*권장출력과 권장속도는 시승차의 전반적인 결과를 반영한 주관적인 수치임

SPECIFICATION

TEST REPORT

*항목별 평가 기준

10 최고 좋음 완벽함 9~8 매우 좋음 일반 수준보다 매우 우수(기대 수준보다 매우 우수한 수준) 7~6 좋음 일반 수준보다 약간 좋은 수준(기대 수준보다 약간 좋은 수준) 5 보통 일반 수준(기대 수준) 4~3 나쁨 일반 수준에 미달(기대 수준에 미달) 2~1 매우 나쁨 일반 수준보다 매우 나쁨(기대 수준보다 매우 나쁘거나 평가 불가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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