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페달 드라이빙은 진짜로 편한가?

  • 기사입력 2023.03.04 00:52
  • 기자명 모터매거진

자동차가 바뀌면 운전하는 법도 바뀌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새삼스레

다시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전기차를 시승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 때마다 거의 반드시 해

보는 동작이 있는데, 바로 소위 말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다. 모든 전기차가 이 기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회생 제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모델들이 꽤 되기에 되도록 오른발만 사용해서 가속은 물론 감속까지, 되도록이면 정지까지 해 보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들 중에서도

이 기능을 포함한 것이 있는데, 르노코리아 XM3 하이브리드가

그러하다.

이 원 페달 드라이빙이 언제부터 적용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필자가

경험한 선에서 이야기를 해 보면, 닛산이 ‘노트 e-파워’ 모델에 적용했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다. 엔진은 발전에만 사용하고 전기 모터로 구동하는 이 모델은 주행 모드를 에코 또는 스포츠로 맞추면 오른발을 서서히

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감속할 수 있었다. 그 뒤 시간이 지나,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에서 회생 제동을 강하게 설정한 ‘i-페달’ 모드를 체험할 수 있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라고 하면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것만으로 출발부터 정지까지 모든 동작을 해 내야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해법은 자동차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가속 페달만으로 정지까지 가능한가, 아니면 최종적으로 브레이크 조작을

하는가, 제동 시 회생 제동만 사용하는가 아니면 물리 브레이크까지 사용해 제동하는가, 이 모든 것을 조합하는 것은 자동차 제조사의 철학과 의지에 달려 있다.

장점과 단점은 운전자에게 달려있다

이 원 페달 드라이빙은 아직은 운전자들 사이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과연 무엇일까? 장점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밟는 동작이 크게 줄어 오른발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닛산에 따르면, 이 기능을 사용함으로써 그 빈도가 70%, 잘 사용하면 90%까지 줄어든다고 이야기한다.

장점은 또 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 속도가 꽤 강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것에 비해 감속이 발생하는 시간이 약 1초 정도 줄어든다. 이 정도라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해 충돌을 피하고자 할 때, 시간을

크게 벌 수 있다. 그리고 물리 브레이크의 사용이 줄어들어 브레이크 패드와 로터의 마모가 줄어든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제부터는 단점 이야기다. 가속 페달만을 조작해 가속과 감속을 한다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페달을 미묘하게 밟는 힘이 필요한데, 스포츠

드라이빙을 익히지 않았다면 가속 페달을 나누어 밟는 동작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장점인 ‘오른발의 부담을 덜어낸다’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 오히려 오른발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피곤함이 배가될 것이다.

그리고 원 페달로 원하는 위치에 정지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정지선을

지나거나 한참 앞에서 정지하기 일쑤다. 또한 일반적으로는 브레이크를 밟아서 실행하는 감속이지만, 원 페달 드라이빙에서는 가속 페달을 서서히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운전자에게는 완전히 반대의 동작으로 인식이 되고, 혼동으로 조작을 실수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현재는 원 페달 드라이빙을 지원하는 자동차라고 해도 일반적인 동작, 그러니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밟는 동작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자동차들이 대부분이다. 앞서 이야기한

현대 아이오닉 5도 회생 제동 강도를 최소로 둔 채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닛산의 경우 현재는 원 페달 드라이빙을 사용해도 최종 정지는 브레이크를 밟도록 바꾸었다.

닛산이 이렇게 바꾼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일 큰 것은 이전

모델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원하는 곳에 정확히 정지하기 어렵다’고

항의한 것이다. 두 번째는 의외로 중요한 것인데, 가속 페달에서

서서히 힘을 푸는 방식으로 정지할 때 브레이크 램프가 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일정 이상의 G가 걸리면 브레이크 램프가 들어오도록 되어 있지만, 서서히 힘을 풀면

작동하는 G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전기차의 경우 주행 거리 확보를 위한 에너지 회수가 꽤 중요한 사항이고, 원

페달 드라이빙이 에너지 회수에 있어 꽤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를 사용하는 모델이 많아질 것이다. 그렇다

해도 당분간은 일반 조작도 가능하도록 만들고 운전자에게 선택하도록 만들겠지만 말이다. 단,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 때는 전기차와 원

페달 드라이빙이 주류가 되어 있지 않을까?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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