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쿠가

  • 기사입력 2017.03.08 22:32
  • 최종수정 2020.09.01 19:23
  • 기자명 모터매거진

도장깨기보다 빈집털이

폭스바겐 티구안과 닛산 캐시카이가 환경부의 연비 조작 명부에 올라 판매 정리 처분을 당해 자리를 비운 사이 수입차 중 유일하게 남아 세그먼트를 지키던 포드 쿠가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앞세워 빈집털이에 나섰다.

글 | 이승용

사진 | 포드코리아

지난 2월 15일 포드가 내놓은 쿠가 2.5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쿠가는 미국계 유럽 태생의 소형 SUV로 직렬 4기통 2.0ℓ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고향인 미국에서 판매되는 쌍둥이 형제인 이스케이프는 직렬 4기통 에코부스트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이룬 파워트레인을 품고 있다. 2015년 말까지 포드는 이스케이프를 한국 시장에서 판매했었다.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닛산 캐시카이,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 디젤 엔진을 장착한 소형 SUV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환경 속에서 가솔린 엔진을 품은 이스케이프가 비빌 언덕은 없었다.

효율 높은 디젤 엔진을 내세운 유럽산 소형 SUV가 꿰찬 시장은 이스케이프가 넘보기엔 너무나 벅찬 ‘넘사벽’이었다. 결국 포드는 한국 시장에서 이스케이프를 성공시키겠다는 생각을 거두고 원-포드 정책으로 유럽에서 생산되는 디젤 파워트레인의 쌍둥이 형제 쿠가를 한국 시장에 재배치하기로 결정지었다.

유럽산 쿠가가 한국 시장에 첫발을 디딜 당시 포드 관계자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언급하며 라이딩 & 핸들링을 장점으로 부각시켰다.

또, 최고출력 180마력이 3500rpm에서 발휘되고 2000rpm의 낮은 회전영역에서 40.8kg·m의 최대토크가 분출되는 디젤 엔진과 결합한 파워시프트 6단 트랜스미션, 거기에 더불어 안정적인 코너링의 조력자 지능형 네바퀴 굴림 기술 토크온 디맨드 시스템을 자랑거리로 내세웠다.

유럽에서 조율한 관절의 움직임과 차체의 몸놀림은 미더운 편이었다. 디자인을 뜯어고쳐 한결 근사해진 외모를 뽐내는 2.5세대 쿠가는 6각형의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을 전면에 배치해 이전보다 위압적인 인상을 전한다. 어떤 이들은 현대차가 만든 SUV 같다며 핀잔을 주지만, 달라진 표정이 더 멋스럽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도 세련된 스타일로 다듬었다. 운전대 디자인을 3 스포크 타입으로 바꾸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적용해 핸드브레이크가 사라진 것 외에 실내에서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겉치레에만 신경 쓴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도 다듬었다.

공기저항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에 액티브 그릴 셔터 장치를 달았다. 속도에 따라 그릴 셔터를 여닫아 엔진을 냉각시키고 공기저항을 줄이는 방법으로 연료효율을 높인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등 다양한 편의장비가 장착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부품을 공유하는 원-포드 정책이 준 혜택이다.

유럽에서 만든 다분히 미국적인 SUV는 상형문자처럼 뾰족하게 모난 곳 없이 두루 상품성을 갖추고도 한국 시장에서 대중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연비 이슈로 폭스바겐 티구안과 닛산 캐시카이 등 소형 SUV가 판매 중지된 무주공산 상태에서 포드 쿠가가 시장을 호령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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