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자율주행 고도화에 공헌하는 다카하시 케이스케

  • 기사입력 2023.02.20 15:50
  • 기자명 모터매거진

만화 속 주인공이 자율주행의 발전을 책임진다면 믿겠는가? 여기서는

사실이 된다.

토요타의 행보를 보면 믿기 힘들겠지만, 토요타도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있다. 토요타의 자동차 연구기관인 TRI(Toyota Research

Institute)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고, 이곳에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로보틱스를 비롯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중에 특이한

것이 있는데, 바로 스스로 드리프트를 하는 GR 수프라다. 레이서가 탑승하지 않아도 박력 있는 주행이 가능하며, 드리프트에

돌입한 후 스스로 여러 가지를 제어한다.

그렇다면 토요타는 왜 하필이면 스스로 드리프트를 하는 자율주행차를 만든 것일까?

언뜻 보면 ‘정말 쓸데없는 일’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 사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고 한다. 토요타 TRI에서 HID(Human Interactive Driving) 부문을

이끄는 ‘아비나시 바란 챈드란(Avinash Balachandran)’은

“드리프트와 같이 타이어 그립이 없어진 순간까지 자율주행 제어 영역을 확대하면 보다 안전한 자동차 개발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언덕을 오르다가 그 끝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도로를 가로막는

자동차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자율주행 기준으로는 타이어가 갑자기 그립을 잃었을 때 급격한

방향 전환이 불가능하다. 가능한 한 속도를 줄여 그나마 충격을 덜 받도록 사고를 일으키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TRI가 개발하고 있는 이 자율주행 기술이라면 사고 상황을

피하는 게 가능하다고. 이러한 운전 능력을 AI가 갖고 있으면, 안전성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다카하시 케이스케의 능력을 물려받은 인공지능

사실 이 차는 토요타가 그 동안 몇 번 공개는 했었다. 유튜브 영상으로도

드리프트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자료도 배포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에 이름은 없었다. GR 수프라는 양산차의 이름이니, 연구용 차의 별칭이 없었다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 차의 이름이 공개됐다. 아비나시가 발표를 할 때 연속으로 ‘케이스케(Keisuke)’고 언급한 것이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확실히 제대로 들은 것이었다.

케이스케는 만화 속 캐릭터 ‘타카하시 케이스케(高橋啓介)’에게서 이름을 따 왔다고 한다. 그러면 왜 이름을 케이스케라고 했을까? 케이스케가 화려한 드리프트

실력을 갖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지만, 형인 ‘타카하시

료스케(高橋 涼介)’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차를 일본과 미국에서 밀접하게 개발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일본 토요타 연구소 내에 ‘료스케’라는 이름의 연구용 자동차가 있다는 이야기다.

어쨌든 이 ‘드리프트 자율주행 수프라’의 이름은 케이스케인데, 자세히 보면 개발자가 ‘이니셜 D’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례로 운전석 쪽 문 안쪽에는 주인공인 ‘후지와라 타쿠미’를 붙여 놓았다. 이름은 케이스케인데 왜 스티커는 타쿠미인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수프라의 엔진은 터보차저 튜닝 전문 업체인 그리디(Greedy)에서

손을 봐서 최고출력 700마력으로 상승되어 있으며, 2개의

PC와 엔비디아의 GPU를 탑재해 인공지능을 제어한다.

아비나시는 발표 끝부분에 “모빌리티에 대한 기술과 소비자 선호도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우리는 차량이 AI를 지능적으로 사용하여 인간의 능력을 증폭시켜 더 나은 운전

경험을 만드는 미래를 상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운전자를 지원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운전자와 상호 작용하거나, 우리는 모든 사람이 더 안전하고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도록

사람들과 협력하는 AI를 구축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그 ‘케이스케’의

옆에는 렉서스 LC 한 대가 서 있었다. 이 차의 이름은

‘레이아(Leia)’인데,

‘케이스케’에 적용된 기술을 일반도로에서 실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 레이아도 형제차가 있는데, 이름이 ‘루크’이다. 과연 여러모로

기술 개발과 공유에 매진하고 있는 토요타답다고 해야 할까. 덧붙이자면,

토요타는 자율주행은 물론 ‘플래투닝(군집주행)’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몇 달 전, 미니밴 두 대를 이용해 플래투닝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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