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C-에어크로스

  • 기사입력 2017.03.08 22:12
  • 최종수정 2020.09.01 19:22
  • 기자명 모터매거진

THE LEGAL ALIEN

어디서나 눈에 띄는 개성있는 디자인, 그러면서도 사람을 생각한 편의시설을 곳곳에 심어놓은 시트로엥의 컨셉트카 C-에어크로스가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한다. 시트로엥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그대로지만 사이드 미러를 없애고,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타일의 계기판 등 미래지향적인 시도도 아끼지 않았다.

글 | 이재현

시트로엥은 1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족보 있는 집안이다. 하지만 역사가 깊다고 보수적이거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전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내놓는 젊은 브랜드가 바로 시트로엥이다. 그 선봉에는 지난해 선보인 ‘C4 칵투스’가 있었다.

어쩌면 금세 사라지고 마는 이벤트성 모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무난하고 대중적인 생김새는 아니었기 때문에, 출시 자체가 위험한 도박이었을지도. 하지만 시트로엥은 뚝심을 발휘했다.

칵투스에 이어 완전히 달라진 C3를 내놓더니, 이를 더 과감하게 요리조리 매만진 C-에어크로스 프리뷰 버전을 만들었다. 데뷔 무대는 3월에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로 정했다.

C-에어크로스의 길이는 4150mm, 너비는 1740mm, 높이는 1630mm로 칵투스보다 조금 크다. 보닛은 짧지만 위치가 높아 다부진 앞모습이다. 독특한 생김새의 18인치 휠과 프런프 범퍼 하단부터 펜더, 사이드 스커트, 리어 범퍼까지 두른 은근한 카모플라주 패턴은 활력 넘치는 디자인에 한몫한다.

칵투스처럼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와 떨어져 그릴 옆에 붙었다. 테일램프는 3개를 겹쳐놓아 비교적 평평한 뒷모습에 입체감을 불어 넣었다. 리어 쿼터 윈도에는 빗처럼 생긴 장식물을 배치했는데, 공기역학을 고려해 만들었다고 하니 멋과 실속을 동시에 챙긴 셈.

B필러를 없애고 양문형 냉장고처럼 여는 도어도 C-에어크로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또한 톤 다운한 푸른색 차체와 오렌지색으로 두른 휠캡, 루프랙 등은 강렬한 대비를 이뤄 눈에 띄는 색 조합을 꺼리지 않는 시트로엥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과감한 대비는 인테리어로 이어진다. 회색으로 바탕을 만들고, 바닥의 매트와 수납공간 곳곳을 오렌지색으로 강조했다. 수평으로 짜임새 있게 꾸민 인테리어 레이아웃은 자칫 요란할 수도 있는 색 조합을 차분하게 한다.

칵투스에서도 선보였던 소파식 시트는 C-에어크로스에도 등장했다. 고급스러운 패턴까지 시트 커버에 촘촘히 새겨 넣었고, 헤드레스트에는 스피커까지 설치해 자동차라는 기계에 따뜻한 감성을 한껏 불어넣었다.

대시보드 중앙은 길게 파놓아 휴대폰 등을 올려놓기 좋고, 시트 등받이와 쿠션 옆에는 여닫을 수 있는 똑똑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센터콘솔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를 설치했고, 1열 시트 뒤편에는 태블릿을 거치할만한 수납공간이 있어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원 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사각형에 가까운 원 모양으로 생김새부터 독특하다. 보통 패들시프트가 있는 자리에 변속 레버를 달아 오른손을 굳이 스티어링 휠에서 떼지 않아도 기어를 조작할 수 있다. 계기판은 간소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었다.

대시보드 위로 솟은 유리가 계기판 역할을 하는데, 헤드업 디스플레이처럼 속도와 주행 경로 등의 정보를 띄운다. 내비게이션과 음성인식 기능이 있는 12인치 터치스크린은 대시보드 중앙에 시원스럽게 자리 잡았다.

사이드미러가 사라질 미래자동차의 모습도 C-에어크로스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이드미러가 있던 자리는 카메라가 차지했고, 실시간으로 찍는 영상을 룸미러에 띄운다. 루프 끝자락의 스포일러 중앙에 달린 후방카메라는 자동차 뒤를 살핀다.

C-에어크로스 내에 있는 와이파이 스팟을 이용해 게임과 음악, 영화 등의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룸미러 앞에 있는 전방 카메라로 영상이나 사진을 찍고, 클릭 한 번만으로 SNS에 보내기도 한다. 도심에서 뿐만 아니라 친구,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 좋은 차라는 개발 컨셉트에 부합하는 기능이다.

다양한 주행모드도 같은 목적이다. 사륜구동은 아니어도 컴포트, 샌드, 오프로드, 스노 중 한 가지 주행모드를 골라 여행길에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노면에 대비할 수 있다.

컨셉트카이기 때문에 그대로 양산할지, 아니면 현실과 타협해 조금 손을 본 후 생산할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도 디자인의 다양성을 생각해보면 C-에어크로스의 등장은 분명 의미 있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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