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KEN RUN

  • 기사입력 2017.01.10 21:17
  • 최종수정 2020.09.01 18:49
  • 기자명 모터매거진

TIME LINE

올해는 닭띠의 해다. 자신의 해를 맞이한 차들이 있다. 물론 브랜드나 담당 디자이너는 자신들이 제작한 모델이 닭띠인줄 모른다.

60년 전 출시한 피아트 500은 어느덧 환갑을 맞이했다.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닛산 GT-R의 뿌리 프린스 스카이라인도 동갑내기다. 양산차 최초로 시속 400km를 돌파한 부가티 베이론은 벌써 13살이다.

글 | 안진욱

2017년은 닭띠의 해 정유년이다. 닭띠 생은 아침을 깨우는 닭처럼 부지런하다. 선입견과 달리 두뇌 회전이 빨라 영리하며 손재주가 뛰어나 만들기에 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와 같은 자동차 마니아는 자동차에 생명을 불어 넣기에 자동차에도 띠가 있다.

내 차가 페라리라서, 혹은 애마로 부른다고 말띠는 아니다. 동양에만 존재하는 문화라 정작 서양 자동차들은 자신이 무슨 띠를 가졌는지도 모른다. 이번 기획을 통해 알려주려 한다. 1957년생부터 2005년생까지 시대적 배경이 다른 닭띠 동갑들을 모았다.

1957

남북이 휴전 협상한 지 4년이 지난 뒤, 가나와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였다. 서로가 경쟁하면서 우주항공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소련은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을 쐈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이며 그 이름은 스푸트니크 1호였다. 두 나라만이 영광을 누릴 때 세계 경제는 그리 좋지 못해 경제적인 차가 인기 있었다.

피아트 500

동글동글한 귀요미 피아트 500은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무게는 500kg가량 나가고, 너비는 초등학생 키와 비슷할 정도로 작디작다. 60년이 지난 지금 현대판 피아트 500이 여전히 출시되고 있다. 친퀘첸토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이탈리아어로 500을 의미한다.

프린스 스카이라인

포르쉐 킬러 닛산 GT-R의 뿌리를 찾아 떠나보자. R34까지 GT-R 앞에 ‘스카이라인’을 붙였다. 스카이라인이 세상에 나왔을 때는 닛산이 아닌 프린스 배지를 달았다. 1966년 프린스가 닛산에 합병되면서 닛산 스카이라인이 된 것이다.

마세라티 3500GT

모터스포츠에서 이름을 날리던 마세라티가 출시한 스포츠카다. 지금과 같은 삼지창을 프런트 그릴에 박고 유려한 곡선으로 예술작품으로 완성했다. 직렬 6기통 3.5ℓ 엔진은 ZF 4단 수동변속기와 결합해 최고출력 227마력, 최대토크 32.0kg·m의 힘을 가졌다.

1969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다. 인류 최초로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을 둥둥하면서 걸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영국과 프랑스가 콩코드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여객기지만 초음속 비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MBC가 개국하고 대한항공이 설립되었다. 일본과 독일에서는 그 유명한 도라에몽과 미하엘 슈마허가 태어났다.

포드 카프리

머스탱으로 대박친 포드는 유럽 시장에도 같은 개념의 차를 내놓았다. 코티나를 베이스로 만든 스포츠 쿠페 카프리다. 위로 치켜든 프런트 범퍼와 뚝 떨어지는 패스트백 라인으로 역동성을 살렸다. 가격 또한 저렴해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스바루 R2

WRC에서 누린 영광을 지닌 스바루. 거친 박서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남성미를 뽐내는 브랜드다. 과거에는 깜찍한 차를 만들었다. 지금도 판매되고 있는 R2가 1969년에 데뷔했다. ‘꼬마자동차 붕붕이’처럼 생겼지만 레이아웃은 포르쉐 911과 같은 리어 엔진에 뒷바퀴 굴림이다.

푸조 304

세단과 쿠페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었다. 해치백 모델도 있었다. 세계 첫 해치백은 폭스바겐 골프가 아닌 푸조 304다. 화려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실용성이 높았다. 실내공간도 여유로워 알뜰한 프랑스 아빠들이 패밀리카로 많이 탔다.

1981

<뽀뽀뽀>가 방영되기 시작하던 1981년, 24회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서울로 선정되면서 우리나라는 축제 분위기였다. 고교야구 붐은 프로야구리그 창설 확정으로 이어졌다. 프랑스에서는 파리와 리옹을 잇는 고속열차 TGV가 첫 운행을 시작했다. 위쪽 나라 영국에서는 찰스 왕세자가 다이애나 스펜서를 왕세자비로 맞이했다.

람보르기니 잘파

카운타크의 존재감 때문에 잘파를 모르는 이가 많다. 카운타크가 당시 아벤타도르였다면 잘파는 우라칸 역할을 했다. 255마력의 V8 3.5ℓ 엔진을 운전석 뒤쪽에 놓았다. 과감한 직선들로 강인한 황소를 표현했다. 팝업식 헤드램프는 켤 때 밤을 알리는 세리머니 같았다.

드로리언 DMC-12

GM에서 자동차를 개발했던 영국인 존 드로리언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스포츠카 회사를 설립한다. DMC-12는 영화 <백투더퓨처>로 유명하다. 조르제토 쥬지아로가 디자인했는데 걸윙 도어가 포인트다. 37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동차 경매에서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세아트 푸라

스페인 브랜드 세아트는 현재 폭스바겐그룹 소속이다. 과거 피아트 산하에 있던 세아트는 독립을 결심한다. 허나 자금이 넉넉지 않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하기 힘들었다. 피아트 127을 베이스로 푸라를 완성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세아트의 효자 노릇을 했다.

1993

<모터매거진> 독자라면 꿈돌이를 기억할 것이다. 과학 엑스포가 대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동네 모든 배구공에 불꽃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원인 제공자는 <피구왕 통키>로서 아이들의 귀가 시간을 당겼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대통령의 임기 차이가 있지만 김영삼과 빌 클린턴이 같은 해에 취임했다.

포르쉐 911(933)

마지막 공랭식 911이다. 허스키한 엔진음을 자랑하며 아우토반의 황제로 군림했다. 지금 출시되고 있는 911(991)와 비슷해 보이지만 윈드실드가 바짝 서있고 휠베이스도 짧아 다루기 힘든 911이었다. 911 30주년에 맞춰 출시되었고 역대 911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스즈키 왜건 R

바이크 메이크로 유명하지만 자동차도 만든다. 왜건 R은 경차 왕국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린 박스카다. 너비가 좁고 차고가 높아 운동 성능이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 외모지만 이 녀석의 운전 재미는 정평이 나있다. 일본 튜닝 마니아의 단골 재료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는 BMW 3시리즈를 겨냥할 카드를 내놓았다. 보닛 위에 엠블럼을 꽂아 놓은 영락없는 S클래스 막내 동생이었다. 독일 군인처럼 각 잡힌 디자인은 세련됐다. 이 시대 벤츠 디자인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싱글 와이퍼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리스토어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2005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아카데미를 싹쓸이했던 해다. 국내는 <왕의 남자>와 <웰컴 투 동막골>, <너는 내 운명> 등으로 국산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를 압도하는 흥행 스코어를 냈다. 드라마에서도 명작들이 많이 나왔는데 <내 이름은 김삼순>은 통통녀들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태풍 ‘나비’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해다.

부가티 베이론

기록의 사나이다. V8 엔진 두 개를 붙여 W16 8.0ℓ 엔진을 만들고 터빈 4발을 달았다. 최고출력 1001마력, 최대토크 127.6kg·m는 자릿수를 의심케 했다. 광기어린 출력으로 시속 400km를 돌파하는 최초의 양산차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스포츠

이름처럼 스포티한 레인지로버다. 디스커버리를 베이스로 만들었는데 레인지로버의 크기에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할리우드 셀럽과 스포츠 스타와 함께한 파파라치 컷으로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열풍이 시작되었다.

벤틀리 컨티넨탈 플라잉 스퍼

컨티넨탈 GT와 함께 벤틀리의 캐시카우 모델이다. 럭셔리 브랜드답게 인테리어를 사용하는데 소 11마리 분 이상이 들어간다. 우아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폭발적인 성능을 지녔다. 12기통 6.0ℓ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552마력, 최대토크 66.3kg·m를 네 바퀴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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